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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장밋빛 전망’ 현실 왜곡 가능성
입력 2010.12.26 (08:14) 연합뉴스
최근 국내 증시가 외국인 유동성을 바탕으로 고공비행을 거듭하는 가운데 증권업계가 앞다퉈 내놓고 있는 '장밋빛 증시 전망'은 현실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업계 주변 금융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수급이 글로벌 경기 순환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실적 등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급격한 조정을 겪을 수도 있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강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금융경제연구부장은 현재 국내 증시가 처해 있는 상황을 '새들 포인트(Saddle Point)'라는 수학 용어로 표현했다.

강 부장은 "세계 경기가 좋아지든 나빠지든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끈 외국인 자금은 줄어들 여지가 많다"며 "불안정한 주가 상승이란 측면에서 시장이 '새들 포인트'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새들 포인트란 말 안장(Saddle)의 가운데 푹 팬 부분처럼 보는 방향에 따라 가장 높은 위치이기도, 낮은 위치이기도 한 지점을 뜻하는 용어이다. 따라서 시장이 새들 포인트에 놓였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의 강세장을 긍정적으로만 평가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강 부장은 "선진국 경기가 충분히 회복되면 출구전략이 본격화되거나 그들 증시의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 유동성이 예전보다 줄어들 수 있고, 반대로 경기가 더욱 악화되더라도 신흥시장으로부터 무차별 자금 회수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5% 가량으로 도시국가를 제외하면 세계 최고"라며 "환율 급락을 동반할 경우 국내 수출기업이 줄줄이 타격을 받아 증시 조정을 가속화할 가능성도 다분하다"고 내다봤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안 교수는 "시장이 워낙 비합리적이라 지수 등락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경기가 순환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의 매력도가 앞으로 1년 이상 유지될 수 있을 것인지에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시장의 재평가(리레이팅)는 1980년대 말부터 마디지수를 넘어설 때마다 반복해 온 수사"라며 "주가는 오랫동안 천천히 상승하고 금세 빠르게 하락하는 비대칭성을 띠기 때문에 조정을 받을 만한 시점에 더 올라 거품을 만들고 이후 큰 피해를 입힌다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증권업계가 내놓고 있는 낙관론이 시장의 부정적 측면을 은폐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시장이 거품 위험성과 관련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않고 있다"며 "계속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업계의 '폭탄 돌리기' 끝에서는 개인들이 가장 큰 실패를 맛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증권가 ‘장밋빛 전망’ 현실 왜곡 가능성
    • 입력 2010-12-26 08:14:21
    연합뉴스
최근 국내 증시가 외국인 유동성을 바탕으로 고공비행을 거듭하는 가운데 증권업계가 앞다퉈 내놓고 있는 '장밋빛 증시 전망'은 현실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업계 주변 금융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수급이 글로벌 경기 순환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실적 등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급격한 조정을 겪을 수도 있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강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금융경제연구부장은 현재 국내 증시가 처해 있는 상황을 '새들 포인트(Saddle Point)'라는 수학 용어로 표현했다.

강 부장은 "세계 경기가 좋아지든 나빠지든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끈 외국인 자금은 줄어들 여지가 많다"며 "불안정한 주가 상승이란 측면에서 시장이 '새들 포인트'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새들 포인트란 말 안장(Saddle)의 가운데 푹 팬 부분처럼 보는 방향에 따라 가장 높은 위치이기도, 낮은 위치이기도 한 지점을 뜻하는 용어이다. 따라서 시장이 새들 포인트에 놓였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의 강세장을 긍정적으로만 평가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강 부장은 "선진국 경기가 충분히 회복되면 출구전략이 본격화되거나 그들 증시의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 유동성이 예전보다 줄어들 수 있고, 반대로 경기가 더욱 악화되더라도 신흥시장으로부터 무차별 자금 회수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5% 가량으로 도시국가를 제외하면 세계 최고"라며 "환율 급락을 동반할 경우 국내 수출기업이 줄줄이 타격을 받아 증시 조정을 가속화할 가능성도 다분하다"고 내다봤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안 교수는 "시장이 워낙 비합리적이라 지수 등락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경기가 순환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의 매력도가 앞으로 1년 이상 유지될 수 있을 것인지에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시장의 재평가(리레이팅)는 1980년대 말부터 마디지수를 넘어설 때마다 반복해 온 수사"라며 "주가는 오랫동안 천천히 상승하고 금세 빠르게 하락하는 비대칭성을 띠기 때문에 조정을 받을 만한 시점에 더 올라 거품을 만들고 이후 큰 피해를 입힌다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증권업계가 내놓고 있는 낙관론이 시장의 부정적 측면을 은폐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시장이 거품 위험성과 관련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않고 있다"며 "계속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업계의 '폭탄 돌리기' 끝에서는 개인들이 가장 큰 실패를 맛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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