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일 “매번 새롭게 연기하고 싶다”

입력 2010.12.30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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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심장이 뛴다'서 휘도 역 맡아



 "자연스런 느낌으로 연기하는 게 첫번째 목표예요. 모든 관객들을 만족시켜드릴 수는 없지만 다수의 관객들이 좋아하도록 저를 가꾸어 가야겠죠."



배우 박해일은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로 영화에 데뷔했다. 내년이면 10년차에 접어드는 것이다. 조연까지 포함하면 2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변신도 다채롭다. '살인의 추억'(2003), '이끼'(2010)에서는 속을 알 수 없는 의뭉스런 캐릭터를, '괴물'(2006)에서는 철없는 청년 역을, '연애의 목적'(2005)에서는 껄렁껄렁한 교사 역을 맡으며 변신을 시도했다.



내년 1월6일 개봉하는 '심장이 뛴다'에서는 서른을 넘겼지만, 어머니를 협박해 돈이나 뜯어내는 한심한 청년 휘도 역을 맡았다.



박해일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휘도 캐릭터를 껄렁껄렁하게만 표현하거나 감정을 내지르는 식으로 연기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휘도는 소위 양아치죠. 감정을 마음껏 내질러도 괜찮을 만한 캐릭터예요. 하지만, 단순히 세게만 가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저도 감정을 발산하기만 하는 역할은 흥미가 없고요. 그냥 자연스러운 톤으로 가고 싶었어요."



영화는 심장병에 걸린 딸을 치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연희(김윤진)와 뇌사상태에 빠진 어머니를 살리고자 노력하는 휘도(박해일)의 이야기를 다뤘다. 연희의 딸이 살려면 휘도 어머니의 심장이 필요한데 휘도가 연희에게 어머니의 심장을 주는 대가로 거액을 받고도 이식을 거부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드라마 '로스트'를 통해 미국에서도 꾸준한 활동을 하는 배우 김윤진과는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김윤진은 평소 그가 "'세븐 데이즈' '하모니' '쉬리' 같은 영화를 보면서 꼭 한 번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여배우.



"연기를 안 하실 때도 어떤 큰 기운이 느껴지는 선배예요. 6년이 넘는 기간 '로스트'를 찍으셨잖아요. 말로 설명하긴 어려운데 영화를 효율적으로 촬영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미국 시스템을 배우고 온 덕택인 듯싶어요."



선배 김윤진과 첫 호흡을 맞춘데다가 감독도 신인이었다. 게다가 휘도라는 인물은 그에게는 익숙지 않은 캐릭터였다. '심장이 뛴다'는 여러 가지 면에서 그에게 모험이 될 만한 영화였다.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호기심이 일고, 연기를 하고 나서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생길 때 작품을 선택하는 것 같아요. 이 작품 '낯설다. 그런데 좋다'라는 느낌이 들어도 선택합니다. 윤재근 감독은 신인이었지만 시나리오에서 좋은 기운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선택했을 뿐입니다."



박해일은 작품이 좋다고 생각하면 출연을 가리지 않는 편이다. 올 초에는 단편 '남매의 집'으로 제62회 칸영화제 학생경쟁부문(시네파운데이션)에서 3등상을 받았던 조성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 '짐승의 끝'에 출연했다. 제작비 5천만원이 든 저예산영화다.



"시나리오가 흥미로웠어요. 100억원대의 제작비로 찍을만한 큰 이야기가 있는 영화를 5천만원으로 찍었어요. 어떻게 그런 큰 이야기를 5천만원으로 찍을 수 있었는지 지금 되돌아봐도 신기해요. 매우 특이한 감독입니다."



박해일은 임순례 감독에게 스카우트되기 전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기도 했다. 4년간 포스터를 만들고, 무대 세트도 제작했으며 필요한 경우 투자자들을 잡기 위해서 뛰어다니기도 했다.



"당시에는 연기뿐 아니라 무대 세트를 만드는 것과 같은 일도 다 연극의 일환이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어요."



임순례 감독에게 캐스팅된 후 부터는 영화에 매진했다. 그리고 이제 내년이면 영화 데뷔 10년이 된다. 영화배우로서의 각오를 묻자, "물리적 시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매번 새롭고 낯설게 연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10년을 연기하다 보면 고정된 패턴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런 걸 계속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경험으로 축적된 노하우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노하우에 기대지 않는 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가진 기술이나 경험치도 별로 대단할 게 없어요.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계속 자문하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알려면 정말 분주히 연기해야 할 것 같아요. 시행착오를 겪다 보면 길을 찾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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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해일 “매번 새롭게 연기하고 싶다”
    • 입력 2010-12-30 07:42:47
    연합뉴스
영화 '심장이 뛴다'서 휘도 역 맡아

 "자연스런 느낌으로 연기하는 게 첫번째 목표예요. 모든 관객들을 만족시켜드릴 수는 없지만 다수의 관객들이 좋아하도록 저를 가꾸어 가야겠죠."

배우 박해일은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로 영화에 데뷔했다. 내년이면 10년차에 접어드는 것이다. 조연까지 포함하면 2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변신도 다채롭다. '살인의 추억'(2003), '이끼'(2010)에서는 속을 알 수 없는 의뭉스런 캐릭터를, '괴물'(2006)에서는 철없는 청년 역을, '연애의 목적'(2005)에서는 껄렁껄렁한 교사 역을 맡으며 변신을 시도했다.

내년 1월6일 개봉하는 '심장이 뛴다'에서는 서른을 넘겼지만, 어머니를 협박해 돈이나 뜯어내는 한심한 청년 휘도 역을 맡았다.

박해일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휘도 캐릭터를 껄렁껄렁하게만 표현하거나 감정을 내지르는 식으로 연기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휘도는 소위 양아치죠. 감정을 마음껏 내질러도 괜찮을 만한 캐릭터예요. 하지만, 단순히 세게만 가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저도 감정을 발산하기만 하는 역할은 흥미가 없고요. 그냥 자연스러운 톤으로 가고 싶었어요."

영화는 심장병에 걸린 딸을 치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연희(김윤진)와 뇌사상태에 빠진 어머니를 살리고자 노력하는 휘도(박해일)의 이야기를 다뤘다. 연희의 딸이 살려면 휘도 어머니의 심장이 필요한데 휘도가 연희에게 어머니의 심장을 주는 대가로 거액을 받고도 이식을 거부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드라마 '로스트'를 통해 미국에서도 꾸준한 활동을 하는 배우 김윤진과는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김윤진은 평소 그가 "'세븐 데이즈' '하모니' '쉬리' 같은 영화를 보면서 꼭 한 번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여배우.

"연기를 안 하실 때도 어떤 큰 기운이 느껴지는 선배예요. 6년이 넘는 기간 '로스트'를 찍으셨잖아요. 말로 설명하긴 어려운데 영화를 효율적으로 촬영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미국 시스템을 배우고 온 덕택인 듯싶어요."

선배 김윤진과 첫 호흡을 맞춘데다가 감독도 신인이었다. 게다가 휘도라는 인물은 그에게는 익숙지 않은 캐릭터였다. '심장이 뛴다'는 여러 가지 면에서 그에게 모험이 될 만한 영화였다.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호기심이 일고, 연기를 하고 나서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생길 때 작품을 선택하는 것 같아요. 이 작품 '낯설다. 그런데 좋다'라는 느낌이 들어도 선택합니다. 윤재근 감독은 신인이었지만 시나리오에서 좋은 기운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선택했을 뿐입니다."

박해일은 작품이 좋다고 생각하면 출연을 가리지 않는 편이다. 올 초에는 단편 '남매의 집'으로 제62회 칸영화제 학생경쟁부문(시네파운데이션)에서 3등상을 받았던 조성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 '짐승의 끝'에 출연했다. 제작비 5천만원이 든 저예산영화다.

"시나리오가 흥미로웠어요. 100억원대의 제작비로 찍을만한 큰 이야기가 있는 영화를 5천만원으로 찍었어요. 어떻게 그런 큰 이야기를 5천만원으로 찍을 수 있었는지 지금 되돌아봐도 신기해요. 매우 특이한 감독입니다."

박해일은 임순례 감독에게 스카우트되기 전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기도 했다. 4년간 포스터를 만들고, 무대 세트도 제작했으며 필요한 경우 투자자들을 잡기 위해서 뛰어다니기도 했다.

"당시에는 연기뿐 아니라 무대 세트를 만드는 것과 같은 일도 다 연극의 일환이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어요."

임순례 감독에게 캐스팅된 후 부터는 영화에 매진했다. 그리고 이제 내년이면 영화 데뷔 10년이 된다. 영화배우로서의 각오를 묻자, "물리적 시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매번 새롭고 낯설게 연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10년을 연기하다 보면 고정된 패턴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런 걸 계속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경험으로 축적된 노하우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노하우에 기대지 않는 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가진 기술이나 경험치도 별로 대단할 게 없어요.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계속 자문하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알려면 정말 분주히 연기해야 할 것 같아요. 시행착오를 겪다 보면 길을 찾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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