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계속 확산…사실상 통제 불능

입력 2011.01.06 (00:03) 수정 2011.01.0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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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구제역이 전국을 휩쓸고 있습니다.

발생 지역만 백 곳을 넘어서면서 이제 남은 지역은 경남과 전남북, 제주 정도입니다.

사실상 통제 불능이란 얘기도 나옵니다.

취재기자 나왔습니다.

김세정 기자! (네)

<질문> 구제역 방역 현장을 헬기를 타고 둘러봤죠.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 어땠습니까?

<답변>

전국 곳곳에서 구제역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만 7천여 명이 가축 매몰과 방역에 매달렸습니다.

축사들이 하얀 눈으로 뒤덮혀 있습니다.

군데군데 보이는 맨땅은 가축을 매몰한 곳입니다.

가축이 있어야 할 축사는 텅 비어 을씨년스럽습니다.

간혹 눈에 띄는 소들도 위태로워 보입니다.

살아 있는 젖소를 앞에 두고 커다란 구덩이를 팝니다.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분주히 가축 매몰을 준비합니다.

오늘 경기도 김포시에서만 10여 곳에서 매몰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오늘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은 충북의 돼지 농가입니다.

매몰 대상이 워낙 많다보니 매장을 위해 살아있는 돼지들을 낭떠러지로 몰고 갑니다.

주요 길목마다 통행 제한 표지판이 설치됐고 소독약 분무 장치도 쉴틈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질문> 정부로선 '마지막 대책'이라고 했던 구제역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도 1주일이 훨씬 넘었는데, 왜 이렇게 번지는 겁니까?

<답변>

네, 열흘 전 시작된 백신 접종은 아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항체 형성에 2주가 걸리기 때문입니다.

접종 지역도 기존 5개 지역에서 55개 지역으로 크게 늘었는데, 일부에선 부작용도 신고되고 있습니다.

방역에도 허점이 발견됩니다.

구제역 발생 지역의 방역 초소에선 하얀 생석회만 뿌리고 있습니다.

생석회는 물과 만나야 고열을 내면서 소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도로가 얼까봐 소독액을 뿌리지 않고 있는 겁니다.
방역 직원의 얘기 들어보시죠.

<녹취>방역직원: "처음에는 물을 뿌리고 하는 걸로 했거든요 여기 도로공사측하고 협조가 안 됐어요."

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가축 매몰 작업도 곳곳에서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틀 전 구제역 의심 증상으로 매몰 통보를 받고도 매몰을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해당 농가의 얘기 들어보시죠.

<녹취>이윤재(축산 농민): "지금 열집 오늘 묻고 있고 내일 또 열집 묻는다는데 어떻게 하냐고, 나 먼저 해달라고 할 수 없는 거고."

정부는 백신 접종이 끝나는 앞으로 2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로선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질문> 벌써 소와 돼지, 70만 마리가 땅에 묻혔는데 지하수 오염 등의 문제도 나타나고 있죠?

<답변>

네, 한 달만에 사상 최대 규모인 70만 마리를 매몰하다 보니 곳곳에서 문제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돼지를 매몰 처리했던 강원도 원주의 국유림에서 오늘 가축의 피가 넘쳐 인근 도로로 흘러 나왔습니다.

원주시는 구제역 발생 초기 가축 매립을 서두르다보니 규정대로 처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지난달 말 경기도 파주에서는 돼지 매몰지 인근 농가에서 생활용수로 쓰이는 물에 가축 피가 섞여 나왔습니다.

일부 매몰 현장에서 가축을 안락사 시키거나 마취제를 주사해야 한다는 규정이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가축이 발버둥치면서 구덩이에 깔아놓은 비닐 등이 찢어져 침출수가 새어나올 위험이 있습니다.

방역 담당 공무원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방역 담당 공무원: "(안락사)주사약품을 조달할 수 없어요. 주사약이 대한민국 안에서 바닥이 난 상태입니다."

1년 전 구제역이 발생했던 경기도 포천과 연천의 경우, 매몰지 10곳 중 3곳 정도는 수질 오염이 보고됐습니다.

<질문> 육류 소비량이 많은 설까지 한달도 채 안남았어요. 소고기,돼지고기 값 올랐습니까?

<답변>

구제역이 사람에게 해가 없다는 의식이 자리 잡으면서 축산물 가격은 큰 변동 없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최근엔 매몰 가축이 늘면서 오름세도 엿보이는데요, 다만 구제역이 두 달 이상 계속되면 소비가 위축돼, 축산물 가격이 최대 10%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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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제역 계속 확산…사실상 통제 불능
    • 입력 2011-01-06 00:03:57
    • 수정2011-01-06 08: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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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구제역이 전국을 휩쓸고 있습니다. 발생 지역만 백 곳을 넘어서면서 이제 남은 지역은 경남과 전남북, 제주 정도입니다. 사실상 통제 불능이란 얘기도 나옵니다. 취재기자 나왔습니다. 김세정 기자! (네) <질문> 구제역 방역 현장을 헬기를 타고 둘러봤죠.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 어땠습니까? <답변> 전국 곳곳에서 구제역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만 7천여 명이 가축 매몰과 방역에 매달렸습니다. 축사들이 하얀 눈으로 뒤덮혀 있습니다. 군데군데 보이는 맨땅은 가축을 매몰한 곳입니다. 가축이 있어야 할 축사는 텅 비어 을씨년스럽습니다. 간혹 눈에 띄는 소들도 위태로워 보입니다. 살아 있는 젖소를 앞에 두고 커다란 구덩이를 팝니다.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분주히 가축 매몰을 준비합니다. 오늘 경기도 김포시에서만 10여 곳에서 매몰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오늘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은 충북의 돼지 농가입니다. 매몰 대상이 워낙 많다보니 매장을 위해 살아있는 돼지들을 낭떠러지로 몰고 갑니다. 주요 길목마다 통행 제한 표지판이 설치됐고 소독약 분무 장치도 쉴틈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질문> 정부로선 '마지막 대책'이라고 했던 구제역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도 1주일이 훨씬 넘었는데, 왜 이렇게 번지는 겁니까? <답변> 네, 열흘 전 시작된 백신 접종은 아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항체 형성에 2주가 걸리기 때문입니다. 접종 지역도 기존 5개 지역에서 55개 지역으로 크게 늘었는데, 일부에선 부작용도 신고되고 있습니다. 방역에도 허점이 발견됩니다. 구제역 발생 지역의 방역 초소에선 하얀 생석회만 뿌리고 있습니다. 생석회는 물과 만나야 고열을 내면서 소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도로가 얼까봐 소독액을 뿌리지 않고 있는 겁니다. 방역 직원의 얘기 들어보시죠. <녹취>방역직원: "처음에는 물을 뿌리고 하는 걸로 했거든요 여기 도로공사측하고 협조가 안 됐어요." 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가축 매몰 작업도 곳곳에서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틀 전 구제역 의심 증상으로 매몰 통보를 받고도 매몰을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해당 농가의 얘기 들어보시죠. <녹취>이윤재(축산 농민): "지금 열집 오늘 묻고 있고 내일 또 열집 묻는다는데 어떻게 하냐고, 나 먼저 해달라고 할 수 없는 거고." 정부는 백신 접종이 끝나는 앞으로 2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로선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질문> 벌써 소와 돼지, 70만 마리가 땅에 묻혔는데 지하수 오염 등의 문제도 나타나고 있죠? <답변> 네, 한 달만에 사상 최대 규모인 70만 마리를 매몰하다 보니 곳곳에서 문제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돼지를 매몰 처리했던 강원도 원주의 국유림에서 오늘 가축의 피가 넘쳐 인근 도로로 흘러 나왔습니다. 원주시는 구제역 발생 초기 가축 매립을 서두르다보니 규정대로 처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지난달 말 경기도 파주에서는 돼지 매몰지 인근 농가에서 생활용수로 쓰이는 물에 가축 피가 섞여 나왔습니다. 일부 매몰 현장에서 가축을 안락사 시키거나 마취제를 주사해야 한다는 규정이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가축이 발버둥치면서 구덩이에 깔아놓은 비닐 등이 찢어져 침출수가 새어나올 위험이 있습니다. 방역 담당 공무원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방역 담당 공무원: "(안락사)주사약품을 조달할 수 없어요. 주사약이 대한민국 안에서 바닥이 난 상태입니다." 1년 전 구제역이 발생했던 경기도 포천과 연천의 경우, 매몰지 10곳 중 3곳 정도는 수질 오염이 보고됐습니다. <질문> 육류 소비량이 많은 설까지 한달도 채 안남았어요. 소고기,돼지고기 값 올랐습니까? <답변> 구제역이 사람에게 해가 없다는 의식이 자리 잡으면서 축산물 가격은 큰 변동 없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최근엔 매몰 가축이 늘면서 오름세도 엿보이는데요, 다만 구제역이 두 달 이상 계속되면 소비가 위축돼, 축산물 가격이 최대 10%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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