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1인 외교 끝, 한국 축구 치명타

입력 2011.01.06 (19:07) 수정 2011.01.0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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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준(60)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5선 도전에 실패하면서 FIFA는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차지하는 한국 축구의 영향력 위축이 불가피해졌다.



정 부회장은 5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치러진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FIFA 부회장에 재임에 실패했다.



정 부회장은 이번 FIFA 부회장 선거에서 요르단 축구협회장 겸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회장을 겸임하는 요르단의 알리 빈 알 후세인(36) 왕자와 치열한 득표 경쟁에서 패했다.



지난해 말 2022년 월드컵 개최지 투표에서 한국의 유치 경쟁이 실패로 돌아가 한동안 마음고생을 해야 했던 정 부회장은 이번 FIFA 부회장 재임에 실패하면서 축구 외교 무대에서 차지했던 입지를 모두 잃게 됐다.



이번 선거는 물론 최근 월드컵 개최지 투표에서 드러났듯이 ’정몽준 1인 외교’의 위험성과 한계점에 대한 장기적 대책이 부족했다는 게 축구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더불어 AFC와 FIFA에서 한국의 목소리를 대변할 창구도 사라지게 돼 한국 축구는 말 그대로 ’외교 암흑기’를 맞게 됐다.



신문선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스포츠 외교는 인맥이 핵심이다. 정몽준 전 부회장은 1994년부터 FIFA 부회장을 맡으면서 한국 축구 외교의 얼굴이 됐다"며 "아쉬운 점은 그동안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각종 분과위원회에 한국 사람을 제대로 진출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AFC의 21개 분과위원회(집행위원회 포함)에는 단 7명의 한국인만 포함돼 있다.



심판위원회와 경기위원회에 임은주 심판과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국제국장이 회원으로 등록됐고, 정 부회장이 미디어 위원회 위원장과 기술-비전 아시아 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또 곽정환 프로축구연맹회장은 사회공헌위원장과 프로리그위원회 회원을 겸하는 가운데 한웅수 FC 서울 단장과 최근 수원 단장에서 물러난 안기헌 전 단장,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이 각각 프로클럽위원회와 회원국 위원회 회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임은주 심판과 김주성 국제국장이 맡은 심판위원회와 경기위원회를 뺀 나머지 분과 위원회는 한국의 축구 외교 측면에서 사실상 큰 영향력이 없는 조직들이다. 정 전 부회장과 곽정환 회장, 조중연 축구협회장의 직책은 명예직이나 다름없다.



더욱이 회원국은 물론 선수의 징계와 관련된 사항을 처리하는 상벌위원회에도 한국 사람이 없어 불이익을 막을 수 없다. 게다가 임은주 심판과 김주성 국장도 일반 회원에 불과해 각 위원회에서 차지하는 입지가 크지 않은 게 현실이다.



결국 정 전 부회장이 재선에 실패하면서 월드컵과 올림픽의 아시아지역 예선은 물론 아시안컵 일정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한국의 이익을 대변할 영향력도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



이뿐만 아니다. 앞으로 FIFA 및 AFC 주관 대회를 국내에 유치하려고 할 때도 힘을 실어줄 배경이 없어졌고, FIFA는 물론 AFC에서도 한국의 주장을 대변할 통로도 막히게 됐다.



신 교수는 "그동안 한국 축구 외교에서는 머리만 있었지 뒤를 받쳐줄 몸통이 없었다. 심판위원회와 경기위원회, 집행위원회 등 AFC의 주요 분과위원회에 계속 한국인 출신 인사들을 진출시켜서 한국의 입지를 키웠어야 했다"며 "앞으로 한국 출신 인사들이 AFC 분과위원회에 지속적으로 진출하지 못하면 예기치 못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내 축구인들 가운데 외국어 능력이 되고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도 많다. 축구협회도 정책적으로 축구인들이 AFC는 물론 FIFA의 분과위원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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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몽준 1인 외교 끝, 한국 축구 치명타
    • 입력 2011-01-06 19:07:49
    • 수정2011-01-06 19:10:36
    연합뉴스
 정몽준(60)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5선 도전에 실패하면서 FIFA는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차지하는 한국 축구의 영향력 위축이 불가피해졌다.

정 부회장은 5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치러진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FIFA 부회장에 재임에 실패했다.

정 부회장은 이번 FIFA 부회장 선거에서 요르단 축구협회장 겸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회장을 겸임하는 요르단의 알리 빈 알 후세인(36) 왕자와 치열한 득표 경쟁에서 패했다.

지난해 말 2022년 월드컵 개최지 투표에서 한국의 유치 경쟁이 실패로 돌아가 한동안 마음고생을 해야 했던 정 부회장은 이번 FIFA 부회장 재임에 실패하면서 축구 외교 무대에서 차지했던 입지를 모두 잃게 됐다.

이번 선거는 물론 최근 월드컵 개최지 투표에서 드러났듯이 ’정몽준 1인 외교’의 위험성과 한계점에 대한 장기적 대책이 부족했다는 게 축구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더불어 AFC와 FIFA에서 한국의 목소리를 대변할 창구도 사라지게 돼 한국 축구는 말 그대로 ’외교 암흑기’를 맞게 됐다.

신문선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스포츠 외교는 인맥이 핵심이다. 정몽준 전 부회장은 1994년부터 FIFA 부회장을 맡으면서 한국 축구 외교의 얼굴이 됐다"며 "아쉬운 점은 그동안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각종 분과위원회에 한국 사람을 제대로 진출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AFC의 21개 분과위원회(집행위원회 포함)에는 단 7명의 한국인만 포함돼 있다.

심판위원회와 경기위원회에 임은주 심판과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국제국장이 회원으로 등록됐고, 정 부회장이 미디어 위원회 위원장과 기술-비전 아시아 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또 곽정환 프로축구연맹회장은 사회공헌위원장과 프로리그위원회 회원을 겸하는 가운데 한웅수 FC 서울 단장과 최근 수원 단장에서 물러난 안기헌 전 단장,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이 각각 프로클럽위원회와 회원국 위원회 회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임은주 심판과 김주성 국제국장이 맡은 심판위원회와 경기위원회를 뺀 나머지 분과 위원회는 한국의 축구 외교 측면에서 사실상 큰 영향력이 없는 조직들이다. 정 전 부회장과 곽정환 회장, 조중연 축구협회장의 직책은 명예직이나 다름없다.

더욱이 회원국은 물론 선수의 징계와 관련된 사항을 처리하는 상벌위원회에도 한국 사람이 없어 불이익을 막을 수 없다. 게다가 임은주 심판과 김주성 국장도 일반 회원에 불과해 각 위원회에서 차지하는 입지가 크지 않은 게 현실이다.

결국 정 전 부회장이 재선에 실패하면서 월드컵과 올림픽의 아시아지역 예선은 물론 아시안컵 일정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한국의 이익을 대변할 영향력도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

이뿐만 아니다. 앞으로 FIFA 및 AFC 주관 대회를 국내에 유치하려고 할 때도 힘을 실어줄 배경이 없어졌고, FIFA는 물론 AFC에서도 한국의 주장을 대변할 통로도 막히게 됐다.

신 교수는 "그동안 한국 축구 외교에서는 머리만 있었지 뒤를 받쳐줄 몸통이 없었다. 심판위원회와 경기위원회, 집행위원회 등 AFC의 주요 분과위원회에 계속 한국인 출신 인사들을 진출시켜서 한국의 입지를 키웠어야 했다"며 "앞으로 한국 출신 인사들이 AFC 분과위원회에 지속적으로 진출하지 못하면 예기치 못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내 축구인들 가운데 외국어 능력이 되고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도 많다. 축구협회도 정책적으로 축구인들이 AFC는 물론 FIFA의 분과위원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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