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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서울역 점령한 노숙자 ‘어찌하오리까’
입력 2011.01.07 (08:58) 수정 2011.01.07 (09:58)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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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소한을 고비로 찬바람까지 불면서 모든 것이 정말 꽁꽁 얼어붙었죠?

이런 추위속에 노숙자들은 인근 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엄동설한에 매몰차게 대하기도 없는 것이 현실 아니겠습니까?

이민우 기자, 딱히 이렇다할 방법이 없어서 그냥 보고만 있는 실정이라죠?

아주 곤란한 상황입니다.

제일 좋은 해결책은 노숙자들이 쉼터로 가는 거겠죠. 그런데 잘 안 가려고 합니다.

그러니 이 추운 날씨에 어디로 가겠습니까. 따뜻한 역사로 몰리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역사는 난립니다. 음식 쓰레기, 아무 데나 본 용변의 악취는 물론이고,가끔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기도 하죠.

시민들 불편이 오죽하겠습니까. 그래도 우두커니 수수방관 할 수 밖에 없는 속사정이또 있다고 합니다.

정말 어쩌면 좋겠습니까.

<리포트>

어젯밤, 서울역 역사안. 맨 바닥에 누운 노숙자 수십여 명이 긴 행렬을 이뤘습니다.

이들이 버린 소주병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고, 먹다 남긴 음식들은 쓰레기 더미를 이뤄 악취를 뿜어냅니다.

<녹취> 노숙자 : “여기 살다시피 하죠, 갈 데도 없고요.”

역사 안에 설치된 텔레비전은 이미 오래전 노숙자들 차지가 됐고, 여기저기에 아무렇게나 드러누워 통행로를 점령하다시피 했습니다.

한낮에도 영하권을 맴도는 엄동설한에 갈 곳 없는 노숙자들이 이곳으로 하나둘 모여들었기 때문인데요.

<녹취> 노숙자 : “여기에 있다가 술 한 잔 먹고, 또 독립문에서 밥 먹고 잠은 여기서 자요.”

매일 수많은 시민들이 오가는 서울역. 하지만 이곳에서 살다시피 하는 노숙자들 때문에 겪어야 하는 불편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인터뷰> 시민 : “에스컬레이터가 있는데 저기 올라오다보면 소변냄새, 음주 냄새 심해요.”

<인터뷰> 정은진(시민) : “여기서 봤을 때는 조금 소란스럽긴 하죠. 저한테 돈 달라고 그런 것도 많고요.”

불편은 역을 이용하는 시민들뿐만이 아닙니다. 입주상가들도 제대로 영업을 할 수 없다며 그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데요.

<녹취> 인근 식당 사장 : “겨울에 추우니까 이런데 내가 못 들어오게 하고 가끔 나가서 셔터내려놓고 노숙자들을 못 들어오게해요.”

인근 대형 마트도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시식 코너를 떠나지 않고 공짜 음식을 계속 먹어대는가 하면, 이불 대용으로 쓰기 위해 종이 상자를 마구 가져가기도 합니다.

<녹취> 대형 마트 관계자 : “상자를 가지러 오는데요 (노숙자들이) 잠을 자야하니까...손님들이 짐을 가지고 가게 비치해두는데 그걸 가져가요. 많은 양을 가지고 가니까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역사를 청소하는 여성 용역 직원들에게 행패를 부리거나 희롱하는 경우도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녹취> : 서울역 담당 청소 용역 : “바닥에다 오줌 싸고 자기 볼일이나 보면 내버려 두면 되는데 뒤에 따라다니면서 걸레 빨러 가면 빠는 데까지 따라온다.”

이렇게 날로 노숙자들의 횡포가 심해지지만 역무원이나 공익근무요원들은 손도 쓰지 못하고 그저 한숨만 내쉬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엄동설한에 역사에서 노숙자를 쫓아냈다간 자칫 법정에 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월, 역무원과 공익근무요원들이 역 밖으로 옮긴 노숙자가 숨져, 검찰에 유기죄로 기소된 것입니다. 그 뒤로 서울역 측도 노숙자들이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더라도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는 처지인데요.

<녹취> 공익근무요원 : “솔직히 이런데서 술 먹고 그러면 안 되잖아요. 그런 것들 제재하는 과정에서 조금 (몸싸움)이 있는 편이지만 많이 참아요.”

노숙자들이 서울역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추위뿐만이 아닙니다. 인근의 무료 급식소는 매일 발디딜 틈 없이 노숙자들로 붐비는데요.

<인터뷰> 김범군(무료급식 관계자): “아침에는 600명, 많이 올 때는 700여 명 정도 옵니다.물질적으로 어렵습니다. 세금도 내야하고 아침 마다 몇 백 명 씩 오니까 안 할 수도 없어요.”

잠잘 곳 못지않게 중요한 끼니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 노숙자 : “여기 오면 친구도 있고 사람들도 많아요. 술도 공짜, 밥도 사주고 친구들과 어울리면 그 순간에 마음이 안정돼요.”

이들을 위해 마련된 쉼터로 옮길 것을 권유해보지만. 노숙자들은 이런 저런 이유를 들며 회피한다고 하는데요.

<녹취> 노숙자 : “(쉼터는) 보일러를 안 틀어줘요. 추워서 못 있어요. 감기가 들어서 왔다니까요.”

<녹취> 보건복지부 자활지원과 관계자: “술 때문이에요. 쉼터는 술 마시는 걸 허용 안 해요. 예전에 한 번 허용했는데 혈극이 벌어졌었어요.”

엄동설한에 노숙자들을 쫓아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대로 내버려 두자니 시민들의 불편이 갈수록 심해지는 진퇴양난의 상황. 계속되는 강추위 속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관계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 [뉴스 따라잡기] 서울역 점령한 노숙자 ‘어찌하오리까’
    • 입력 2011-01-07 08:58:31
    • 수정2011-01-07 09:58:16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어제 소한을 고비로 찬바람까지 불면서 모든 것이 정말 꽁꽁 얼어붙었죠?

이런 추위속에 노숙자들은 인근 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엄동설한에 매몰차게 대하기도 없는 것이 현실 아니겠습니까?

이민우 기자, 딱히 이렇다할 방법이 없어서 그냥 보고만 있는 실정이라죠?

아주 곤란한 상황입니다.

제일 좋은 해결책은 노숙자들이 쉼터로 가는 거겠죠. 그런데 잘 안 가려고 합니다.

그러니 이 추운 날씨에 어디로 가겠습니까. 따뜻한 역사로 몰리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역사는 난립니다. 음식 쓰레기, 아무 데나 본 용변의 악취는 물론이고,가끔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기도 하죠.

시민들 불편이 오죽하겠습니까. 그래도 우두커니 수수방관 할 수 밖에 없는 속사정이또 있다고 합니다.

정말 어쩌면 좋겠습니까.

<리포트>

어젯밤, 서울역 역사안. 맨 바닥에 누운 노숙자 수십여 명이 긴 행렬을 이뤘습니다.

이들이 버린 소주병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고, 먹다 남긴 음식들은 쓰레기 더미를 이뤄 악취를 뿜어냅니다.

<녹취> 노숙자 : “여기 살다시피 하죠, 갈 데도 없고요.”

역사 안에 설치된 텔레비전은 이미 오래전 노숙자들 차지가 됐고, 여기저기에 아무렇게나 드러누워 통행로를 점령하다시피 했습니다.

한낮에도 영하권을 맴도는 엄동설한에 갈 곳 없는 노숙자들이 이곳으로 하나둘 모여들었기 때문인데요.

<녹취> 노숙자 : “여기에 있다가 술 한 잔 먹고, 또 독립문에서 밥 먹고 잠은 여기서 자요.”

매일 수많은 시민들이 오가는 서울역. 하지만 이곳에서 살다시피 하는 노숙자들 때문에 겪어야 하는 불편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인터뷰> 시민 : “에스컬레이터가 있는데 저기 올라오다보면 소변냄새, 음주 냄새 심해요.”

<인터뷰> 정은진(시민) : “여기서 봤을 때는 조금 소란스럽긴 하죠. 저한테 돈 달라고 그런 것도 많고요.”

불편은 역을 이용하는 시민들뿐만이 아닙니다. 입주상가들도 제대로 영업을 할 수 없다며 그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데요.

<녹취> 인근 식당 사장 : “겨울에 추우니까 이런데 내가 못 들어오게 하고 가끔 나가서 셔터내려놓고 노숙자들을 못 들어오게해요.”

인근 대형 마트도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시식 코너를 떠나지 않고 공짜 음식을 계속 먹어대는가 하면, 이불 대용으로 쓰기 위해 종이 상자를 마구 가져가기도 합니다.

<녹취> 대형 마트 관계자 : “상자를 가지러 오는데요 (노숙자들이) 잠을 자야하니까...손님들이 짐을 가지고 가게 비치해두는데 그걸 가져가요. 많은 양을 가지고 가니까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역사를 청소하는 여성 용역 직원들에게 행패를 부리거나 희롱하는 경우도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녹취> : 서울역 담당 청소 용역 : “바닥에다 오줌 싸고 자기 볼일이나 보면 내버려 두면 되는데 뒤에 따라다니면서 걸레 빨러 가면 빠는 데까지 따라온다.”

이렇게 날로 노숙자들의 횡포가 심해지지만 역무원이나 공익근무요원들은 손도 쓰지 못하고 그저 한숨만 내쉬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엄동설한에 역사에서 노숙자를 쫓아냈다간 자칫 법정에 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월, 역무원과 공익근무요원들이 역 밖으로 옮긴 노숙자가 숨져, 검찰에 유기죄로 기소된 것입니다. 그 뒤로 서울역 측도 노숙자들이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더라도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는 처지인데요.

<녹취> 공익근무요원 : “솔직히 이런데서 술 먹고 그러면 안 되잖아요. 그런 것들 제재하는 과정에서 조금 (몸싸움)이 있는 편이지만 많이 참아요.”

노숙자들이 서울역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추위뿐만이 아닙니다. 인근의 무료 급식소는 매일 발디딜 틈 없이 노숙자들로 붐비는데요.

<인터뷰> 김범군(무료급식 관계자): “아침에는 600명, 많이 올 때는 700여 명 정도 옵니다.물질적으로 어렵습니다. 세금도 내야하고 아침 마다 몇 백 명 씩 오니까 안 할 수도 없어요.”

잠잘 곳 못지않게 중요한 끼니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 노숙자 : “여기 오면 친구도 있고 사람들도 많아요. 술도 공짜, 밥도 사주고 친구들과 어울리면 그 순간에 마음이 안정돼요.”

이들을 위해 마련된 쉼터로 옮길 것을 권유해보지만. 노숙자들은 이런 저런 이유를 들며 회피한다고 하는데요.

<녹취> 노숙자 : “(쉼터는) 보일러를 안 틀어줘요. 추워서 못 있어요. 감기가 들어서 왔다니까요.”

<녹취> 보건복지부 자활지원과 관계자: “술 때문이에요. 쉼터는 술 마시는 걸 허용 안 해요. 예전에 한 번 허용했는데 혈극이 벌어졌었어요.”

엄동설한에 노숙자들을 쫓아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대로 내버려 두자니 시민들의 불편이 갈수록 심해지는 진퇴양난의 상황. 계속되는 강추위 속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관계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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