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챔프전 진출 숙원 영근다

입력 2011.01.1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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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지난 2005년 프로배구 출범 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라는 숙원을 향해 힘차게 한 걸음씩을 내디디고 있다.

지난 2009~2010시즌을 앞두고 한 배구 전문가는 "대한항공이 우승할 때가 됐다. 아니,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민(28)과 신영수(29) 등 드래프트 상위 라운드에서 뽑았던 대형 신인들이 완숙기에 접어들었고 세터 한선수(26) 역시 기량이 일취월장한 만큼 충분히 정상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한편으로는 출범 이후 늘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만 선두 각축을 벌인 탓에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평가를 들었던 프로배구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당위론이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대한항공은 3위에 그치며 배구계 안팎의 기대를 저버렸다.

'만년 3위'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에서 알 수 있듯 대한항공은 프로배구 출범 후 챔피언결정전 진출과 인연이 없었다. 포스트시즌에 여러 차례 진출하고도 번번이 정규리그 2-3위 팀이 맞붙는 팀플레이오프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2005시즌과 2005~2006시즌 대한항공은 연달아 4위에 그쳤다. 정식 프로팀이 네팀밖에 없던 상황에서 사실상 꼴찌나 다름없는 성적으로 프로배구에 데뷔한 셈이다.

하지만 덕택에 신영수와 김학민 등 좋은 신인을 보강한 대한항공은 다음 시즌 '삼바 특급' 보비(브라질)라는 걸출한 외국인 공격수까지 데려오면서 3위로 치고 올라 상위권에 안착했다.

플레이오프에서 현대캐피탈에 2연패로 탈락한 대한항공은 2007~2008시즌에는 정규리그 2위에 오르면서 계속 상승세를 타는 듯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과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1차전에 승리하고도 2, 3차전을 내리 내주면서 또 탈락했고, 이후 두 시즌 내내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2008~2009시즌에는 1라운드에서 전승 행진을 벌이고, 2009~2010시즌에는 중반 9연승 고공비행을 벌인 적도 있지만 끝내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라는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확실히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라운드 6전 전승을 포함해 8연승 행진을 벌일 때까지도 '예전처럼 용두사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떨치지 못했지만, 연승 행진이 끊기고 나서도 곧장 2연승에 나서면서 힘차게 다시 이륙했다.

고비에서 분위기가 꺾이면 곧장 온갖 문제점을 드러내며 연패에 빠지곤 했던 지난 시즌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특히 9일 천안 경기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로 꼽히던 현대캐피탈을 3-0으로 완파해 선두 독주 체제를 갖출 토대를 마련했다.

물론 여전히 아킬레스건은 있다. 한선수의 뒤를 받쳐 줄 세터가 부족해 시즌이 진행될수록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용병 에반 페이텍은 기술이 뛰어난 편이 아니어서 상대에게 분석 당할 경우 어려운 경기를 할 수도 있다.

이를 잘 아는 신영철(47) 감독 역시 여전히 "전력이 평준화된데다 팀마다 성향이 달라서 만만한 팀이 없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지만, 특유의 꼼꼼한 준비를 바탕으로 심한 내림세만 타지 않도록 조율한다면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뿐 아니라 우승의 감격에도 도전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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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 챔프전 진출 숙원 영근다
    • 입력 2011-01-10 10:42:48
    연합뉴스
대한항공이 지난 2005년 프로배구 출범 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라는 숙원을 향해 힘차게 한 걸음씩을 내디디고 있다. 지난 2009~2010시즌을 앞두고 한 배구 전문가는 "대한항공이 우승할 때가 됐다. 아니,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민(28)과 신영수(29) 등 드래프트 상위 라운드에서 뽑았던 대형 신인들이 완숙기에 접어들었고 세터 한선수(26) 역시 기량이 일취월장한 만큼 충분히 정상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한편으로는 출범 이후 늘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만 선두 각축을 벌인 탓에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평가를 들었던 프로배구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당위론이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대한항공은 3위에 그치며 배구계 안팎의 기대를 저버렸다. '만년 3위'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에서 알 수 있듯 대한항공은 프로배구 출범 후 챔피언결정전 진출과 인연이 없었다. 포스트시즌에 여러 차례 진출하고도 번번이 정규리그 2-3위 팀이 맞붙는 팀플레이오프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2005시즌과 2005~2006시즌 대한항공은 연달아 4위에 그쳤다. 정식 프로팀이 네팀밖에 없던 상황에서 사실상 꼴찌나 다름없는 성적으로 프로배구에 데뷔한 셈이다. 하지만 덕택에 신영수와 김학민 등 좋은 신인을 보강한 대한항공은 다음 시즌 '삼바 특급' 보비(브라질)라는 걸출한 외국인 공격수까지 데려오면서 3위로 치고 올라 상위권에 안착했다. 플레이오프에서 현대캐피탈에 2연패로 탈락한 대한항공은 2007~2008시즌에는 정규리그 2위에 오르면서 계속 상승세를 타는 듯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과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1차전에 승리하고도 2, 3차전을 내리 내주면서 또 탈락했고, 이후 두 시즌 내내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2008~2009시즌에는 1라운드에서 전승 행진을 벌이고, 2009~2010시즌에는 중반 9연승 고공비행을 벌인 적도 있지만 끝내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라는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확실히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라운드 6전 전승을 포함해 8연승 행진을 벌일 때까지도 '예전처럼 용두사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떨치지 못했지만, 연승 행진이 끊기고 나서도 곧장 2연승에 나서면서 힘차게 다시 이륙했다. 고비에서 분위기가 꺾이면 곧장 온갖 문제점을 드러내며 연패에 빠지곤 했던 지난 시즌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특히 9일 천안 경기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로 꼽히던 현대캐피탈을 3-0으로 완파해 선두 독주 체제를 갖출 토대를 마련했다. 물론 여전히 아킬레스건은 있다. 한선수의 뒤를 받쳐 줄 세터가 부족해 시즌이 진행될수록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용병 에반 페이텍은 기술이 뛰어난 편이 아니어서 상대에게 분석 당할 경우 어려운 경기를 할 수도 있다. 이를 잘 아는 신영철(47) 감독 역시 여전히 "전력이 평준화된데다 팀마다 성향이 달라서 만만한 팀이 없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지만, 특유의 꼼꼼한 준비를 바탕으로 심한 내림세만 타지 않도록 조율한다면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뿐 아니라 우승의 감격에도 도전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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