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 출하 못해”…축산농 너무 힘들다

입력 2011.01.1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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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에 도축장 폐쇄.반출금지...'발만 동동'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기는 하지만 도축장에서 3일이나 기다려야 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우리 소 받아주지도 않고.."

축산농들이 설 대목을 앞두고도 구제역으로 소를 제때 출하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키우는 소가 예방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된 축산농들은 설 대목 앞 출하가 어려워졌고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의 축산농들도 일부 도축장이 폐쇄되고 다른 지역 도축장으로의 반출이 금지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때문에 10일 경북 고령축산물공판장에는 도축 출하를 위한 축산농들이 몰리면서 소를 실은 트럭들이 주차장과 곳곳에 가득 들어 찼다.

고령축산물공판장 관계자는 "하루 270두 정도를 도축하는데 구제역에다 설이 다가오면서 물량이 늘어 최소 2~3일은 기다려야 출하가 가능하다"며 "오늘 오후 들어오는 소들은 오는 13일께 도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도내 8개 도축장 가운데 3개가 폐쇄되고 다른 지역에서 경북지역의 소나 돼지의 도축을 금지하면서 최근 도축장마다 출하량이 크게 몰리면서 축산농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문경 산양ㆍ산북면과 상주 사벌ㆍ중동면 등의 농가는 인근 예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는 바람에 이동제한에 묶였다 지난 5일부터 서울 가락시장에 경북지역 소의 출하가 재개됐지만 여전히 출하가 쉽지 않다.

우선 가축 출하용 차를 구하려고 해도 출하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쉽지 않은 상태다.

문경지역 한우농 김영국씨는 "지금 고령공판장이나 가락시장으로 출하하고 있는데 차를 섭외하려고 해도 몇 대 되지 않으니 섭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돼지사육 농민들도 제때 출하하지 못해 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다.

문경지역 돼지사육 농민 박종수씨는 "돼지는 6개월 되면 출하하는데 지금 출하하지 못하고 묶여 있다 보니 7~8개월 된 것들이 수두룩하다"며 "그런 돼지는 더는 자라지 않다 보니 사료만 축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출하가 풀렸다가 묶였다가 하는데 지금은 거의 출하하지 못하며 충주 등에 내놓으려고 해도 아예 경북 돼지는 받지도 않는다"면서 "구제역에 감염돼 살처분하면 보상이라도 나오지만 그런 것도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자신이 키우는 소가 구제역이 걸리지 않았더라도 예방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된 축산농들은 접종 뒤 1개월 동안 출하를 하지 못해 설 대목을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경주에서는 지난 6일과 7일 일부 출산농들이 시청 출입구를 소 반출용 트럭 2대로 막고 출하를 허용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경주시 전체가 백신 접종 지역으로 고시돼 경북도가 소의 도축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축산농들은 "대부분 설 대목을 앞두고 출하를 예정하고 있었는데 백신 접종지역으로 고시돼 도축을 할 수 없게 됐다"며 "목돈이 필요한 농가도 많은데 백신 접종이 끝나고 한달동안 기다려 출하를 해야 하니 축산농들은 사료값 부담이 늘어나고 돈을 마련할 길도 없어 막막하기만 하다"고 대책마련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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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대목 출하 못해”…축산농 너무 힘들다
    • 입력 2011-01-10 17:07:45
    연합뉴스
구제역에 도축장 폐쇄.반출금지...'발만 동동'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기는 하지만 도축장에서 3일이나 기다려야 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우리 소 받아주지도 않고.." 축산농들이 설 대목을 앞두고도 구제역으로 소를 제때 출하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키우는 소가 예방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된 축산농들은 설 대목 앞 출하가 어려워졌고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의 축산농들도 일부 도축장이 폐쇄되고 다른 지역 도축장으로의 반출이 금지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때문에 10일 경북 고령축산물공판장에는 도축 출하를 위한 축산농들이 몰리면서 소를 실은 트럭들이 주차장과 곳곳에 가득 들어 찼다. 고령축산물공판장 관계자는 "하루 270두 정도를 도축하는데 구제역에다 설이 다가오면서 물량이 늘어 최소 2~3일은 기다려야 출하가 가능하다"며 "오늘 오후 들어오는 소들은 오는 13일께 도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도내 8개 도축장 가운데 3개가 폐쇄되고 다른 지역에서 경북지역의 소나 돼지의 도축을 금지하면서 최근 도축장마다 출하량이 크게 몰리면서 축산농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문경 산양ㆍ산북면과 상주 사벌ㆍ중동면 등의 농가는 인근 예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는 바람에 이동제한에 묶였다 지난 5일부터 서울 가락시장에 경북지역 소의 출하가 재개됐지만 여전히 출하가 쉽지 않다. 우선 가축 출하용 차를 구하려고 해도 출하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쉽지 않은 상태다. 문경지역 한우농 김영국씨는 "지금 고령공판장이나 가락시장으로 출하하고 있는데 차를 섭외하려고 해도 몇 대 되지 않으니 섭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돼지사육 농민들도 제때 출하하지 못해 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다. 문경지역 돼지사육 농민 박종수씨는 "돼지는 6개월 되면 출하하는데 지금 출하하지 못하고 묶여 있다 보니 7~8개월 된 것들이 수두룩하다"며 "그런 돼지는 더는 자라지 않다 보니 사료만 축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출하가 풀렸다가 묶였다가 하는데 지금은 거의 출하하지 못하며 충주 등에 내놓으려고 해도 아예 경북 돼지는 받지도 않는다"면서 "구제역에 감염돼 살처분하면 보상이라도 나오지만 그런 것도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자신이 키우는 소가 구제역이 걸리지 않았더라도 예방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된 축산농들은 접종 뒤 1개월 동안 출하를 하지 못해 설 대목을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경주에서는 지난 6일과 7일 일부 출산농들이 시청 출입구를 소 반출용 트럭 2대로 막고 출하를 허용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경주시 전체가 백신 접종 지역으로 고시돼 경북도가 소의 도축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축산농들은 "대부분 설 대목을 앞두고 출하를 예정하고 있었는데 백신 접종지역으로 고시돼 도축을 할 수 없게 됐다"며 "목돈이 필요한 농가도 많은데 백신 접종이 끝나고 한달동안 기다려 출하를 해야 하니 축산농들은 사료값 부담이 늘어나고 돈을 마련할 길도 없어 막막하기만 하다"고 대책마련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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