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동생과 즐겁게 단편영화 찍었죠”

입력 2011.01.1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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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동생인 미디어 아티스트 박찬경 감독과 함께 30분짜리 단편영화 ’파란만장’을 연출했다.



박찬욱 감독은 10일 용산 CGV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단편영화는 사실 힘만 들고 흥행도 잘 안 되고 그래서 안 하려고 했지만, 상업영화만 계속 만들다 보면 그리워지곤 한다. 흥행에 대한 부담을 안 느끼고 좀 힘든 조건이라도 이겨내면서 뜻하는 영화를 만들 기회를 그리워하게 된다"면서 "이번에는 동생과 같이 만들게 돼서 더 즐겁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파란만장’은 한 남자의 이생과 현생을 넘나드는 판타지 영화로,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배우 오광록은 강가에서 낚시하는 낚시꾼 역할을 맡았고 이정현은 무녀로 나온다.



모든 연출을 두 형제가 함께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박찬경 감독은 "아무래도 나는 연기 연출 경험은 별로 없고 해서 그쪽은 형이 맡고 내가 비주얼한 쪽을 하기로 잠정적으로 정했지만, 실제 들어가니 모든 걸 같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특히 아이폰으로 촬영해 주목을 끈다.



"준비하는 과정을 가까이서 본 분이 ’이렇게 노력하고 이야기도 재미있는데 아깝다면서 DSLR 카메라 HD급을 섞어서 찍으면 누가 알겠느냐’고 했지만 생각해볼 가치가 없는 말이었죠. 장소 헌팅부터 오디션, 실제 촬영, 제작 과정 다큐멘터리까지 모든 것을 아이폰으로 찍었습니다."(박찬욱)



아이폰으로 촬영하는 것은 어땠을까? 이들은 아이폰에다 렌즈를 붙여 촬영했으며 다른 장비는 일반 영화 찍을 때와 다를 것이 없었다고 했다.



"가볍고 작다는 게 굉장히 큰 특징이죠. 카메라 여러 대를 쓸 수 있어서 다양한 앵글과 편집이 가능한 게 큰 장점입니다."(박찬경)



"장소 보러 갈 때 스케치하듯 찍은 이미지라든가 정식 촬영 스태프가 아닌 제작부나 연출부 스태프가 그냥 자기 아이폰으로 찍어놓은 것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보통 영화현장의 카메라 전문인력은 하나의 권력처럼 돼 있는데 이 현장은 그런 것이 없이 완전히 분산되고 수평 되는 시스템이었습니다."(박찬욱)



영화 화질은 보통 영화 못지않은 수준이지만 밤 장면에선 상당히 거칠다. 박찬욱 감독은 이에 대해 기술적 한계와 미학적 판단을 동시에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작비 문제로 어마어마한 조명을 사용하지 않으니 입자가 생겨서 그 문제를 고민했다"면서 "상황을 바꿔서 낮에만 찍고 조명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면 고운 화면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거친 입자 느낌이 저승세계를 묘사한 흑백과도 잘 어울렸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 영화가 특정 기업의 홍보용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하자(KT가 제작비 1억5천만원을 댔다) "상업영화 감독이자 제작자이기도 해서 늘 큰 자본을 받아 영화를 해왔기에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면서 "(일반 관객에게 영화가 공개되면) 어떤 카메라로 찍었는지, 어디 돈으로 찍었는지보다 작품 자체가 중요하게 여겨질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말 가난한 학생이나 감독 지망생이 돈이 없는데 영화를 찍고 싶으면 저희가 쓴 돈의 10분의 1, 100분의 1로도 번듯한 단편을 찍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란만장’은 아이폰으로 촬영한 영화로는 처음으로 오는 27일 일반 극장에서 개봉한다.



박찬욱ㆍ박찬경 두 형제 감독은 앞으로도 단편영화 등의 공동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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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욱 “동생과 즐겁게 단편영화 찍었죠”
    • 입력 2011-01-10 17:19:16
    연합뉴스
박찬욱 감독이 동생인 미디어 아티스트 박찬경 감독과 함께 30분짜리 단편영화 ’파란만장’을 연출했다.

박찬욱 감독은 10일 용산 CGV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단편영화는 사실 힘만 들고 흥행도 잘 안 되고 그래서 안 하려고 했지만, 상업영화만 계속 만들다 보면 그리워지곤 한다. 흥행에 대한 부담을 안 느끼고 좀 힘든 조건이라도 이겨내면서 뜻하는 영화를 만들 기회를 그리워하게 된다"면서 "이번에는 동생과 같이 만들게 돼서 더 즐겁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파란만장’은 한 남자의 이생과 현생을 넘나드는 판타지 영화로,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배우 오광록은 강가에서 낚시하는 낚시꾼 역할을 맡았고 이정현은 무녀로 나온다.

모든 연출을 두 형제가 함께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박찬경 감독은 "아무래도 나는 연기 연출 경험은 별로 없고 해서 그쪽은 형이 맡고 내가 비주얼한 쪽을 하기로 잠정적으로 정했지만, 실제 들어가니 모든 걸 같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특히 아이폰으로 촬영해 주목을 끈다.

"준비하는 과정을 가까이서 본 분이 ’이렇게 노력하고 이야기도 재미있는데 아깝다면서 DSLR 카메라 HD급을 섞어서 찍으면 누가 알겠느냐’고 했지만 생각해볼 가치가 없는 말이었죠. 장소 헌팅부터 오디션, 실제 촬영, 제작 과정 다큐멘터리까지 모든 것을 아이폰으로 찍었습니다."(박찬욱)

아이폰으로 촬영하는 것은 어땠을까? 이들은 아이폰에다 렌즈를 붙여 촬영했으며 다른 장비는 일반 영화 찍을 때와 다를 것이 없었다고 했다.

"가볍고 작다는 게 굉장히 큰 특징이죠. 카메라 여러 대를 쓸 수 있어서 다양한 앵글과 편집이 가능한 게 큰 장점입니다."(박찬경)

"장소 보러 갈 때 스케치하듯 찍은 이미지라든가 정식 촬영 스태프가 아닌 제작부나 연출부 스태프가 그냥 자기 아이폰으로 찍어놓은 것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보통 영화현장의 카메라 전문인력은 하나의 권력처럼 돼 있는데 이 현장은 그런 것이 없이 완전히 분산되고 수평 되는 시스템이었습니다."(박찬욱)

영화 화질은 보통 영화 못지않은 수준이지만 밤 장면에선 상당히 거칠다. 박찬욱 감독은 이에 대해 기술적 한계와 미학적 판단을 동시에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작비 문제로 어마어마한 조명을 사용하지 않으니 입자가 생겨서 그 문제를 고민했다"면서 "상황을 바꿔서 낮에만 찍고 조명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면 고운 화면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거친 입자 느낌이 저승세계를 묘사한 흑백과도 잘 어울렸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 영화가 특정 기업의 홍보용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하자(KT가 제작비 1억5천만원을 댔다) "상업영화 감독이자 제작자이기도 해서 늘 큰 자본을 받아 영화를 해왔기에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면서 "(일반 관객에게 영화가 공개되면) 어떤 카메라로 찍었는지, 어디 돈으로 찍었는지보다 작품 자체가 중요하게 여겨질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말 가난한 학생이나 감독 지망생이 돈이 없는데 영화를 찍고 싶으면 저희가 쓴 돈의 10분의 1, 100분의 1로도 번듯한 단편을 찍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란만장’은 아이폰으로 촬영한 영화로는 처음으로 오는 27일 일반 극장에서 개봉한다.

박찬욱ㆍ박찬경 두 형제 감독은 앞으로도 단편영화 등의 공동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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