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교사 촌지와 선물의 경계는 ‘3만 원’
입력 2011.01.12 (06:43) 연합뉴스
지난해 사상 최악의 교육비리로 몸살을 앓았던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뿌리깊은 촌지 수수 관행에 제동을 걸만한 결정을 내린 적이 있다.

학부모에게서 스승의 날 선물로 3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은 현직 여교사를 징계하기로 한 것이다. 이 교사를 신고한 학부모에게는 신고액의 8배가 넘는 250만원을 포상금으로 지급했다.

시교육청은 "교사가 상품권을 받은 시점이 스승의 날 직후인데다 특별한 대가성이 없었고 나중에 돌려줬다"면서 "하지만 교육비리 신고포상금제의 강화된 규정에 따라 결정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결정이 내려진 이후 시교육청 안팎에서는 `촌지와 선물의 경계선'을 놓고 설왕설래하며 적잖은 논란이 일었다.

"도대체 받아도 되는 선물과 받으면 안 되는 촌지를 어떻게 구분해야 하느냐"는 하소연도 튀어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09년 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 1천660명을 대상으로 촌지에 대한 국민의식실태를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촌지를 준 경험이 있다'는 응답률은 18.6%였고 서울 강남지역 학부모는 전체 평균의 배인 36.4%나 됐다.

특히 학부모 대부분(70.5%)은 촌지를 `감사의 표시'로 생각할 뿐 `자녀를 잘 봐달라는 의미'라고 답한 응답자는 14.2%에 불과했다.

학부모가 교사에게 건넨 촌지 액수는 5만원이 52.9%로 가장 많고 10만원이 37.4%로 그다음이었다.

상당수 학부모가 교사에게 제공하는 상품권, 식사 등을 촌지가 아닌 선물로 인식하고 있고 교사들도 이런 선물을 관행적으로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다.

그러나 시교육청이 제시한 촌지와 선물의 구분 기준은 이런 인식과는 사뭇 다르다.

시교육청의 금품수수(촌지) 기준 등 복무규정에 따르면 감사의 표시로 선물을 받은 교사 대부분이 징계 대상이 된다.

시교육청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모든 교직원은 학부모 등 타인에게서 3만원 이상의 선물이나 식사, 교통비 등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능동적으로 요구해 선물 등을 받았을 때는 액수에 관계없이 촌지를 수수한 것이 되며, 3만원 미만의 선물이라도 여러 차례 받았다면 이를 합산해 촌지인지를 판단하게 된다고 시교육청은 부연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처벌 기준이 엄격해진 만큼 촌지 수수 관행이 많이 사라질 것으로 본다. 특히 사상 처음 촌지 수수 신고포상금도 지급한 만큼 예방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에는 휴대전화를 활용한 `기프티콘(모바일 상품권) 촌지'도 유행한다는 얘기가 돌고 있어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교육계 일각에서는 촌지의 요건을 지나치게 엄격히 적용하면 거의 모든 선물이 촌지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뜻하지 않은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한 교육청 직원은 "스승의 날에 담임교사에게 상품권 등 3만원 이상 선물을 건네는 일은 흔히 볼 수 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선물 자체를 아예 금지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 교사 촌지와 선물의 경계는 ‘3만 원’
    • 입력 2011-01-12 06:43:56
    연합뉴스
지난해 사상 최악의 교육비리로 몸살을 앓았던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뿌리깊은 촌지 수수 관행에 제동을 걸만한 결정을 내린 적이 있다.

학부모에게서 스승의 날 선물로 3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은 현직 여교사를 징계하기로 한 것이다. 이 교사를 신고한 학부모에게는 신고액의 8배가 넘는 250만원을 포상금으로 지급했다.

시교육청은 "교사가 상품권을 받은 시점이 스승의 날 직후인데다 특별한 대가성이 없었고 나중에 돌려줬다"면서 "하지만 교육비리 신고포상금제의 강화된 규정에 따라 결정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결정이 내려진 이후 시교육청 안팎에서는 `촌지와 선물의 경계선'을 놓고 설왕설래하며 적잖은 논란이 일었다.

"도대체 받아도 되는 선물과 받으면 안 되는 촌지를 어떻게 구분해야 하느냐"는 하소연도 튀어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09년 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 1천660명을 대상으로 촌지에 대한 국민의식실태를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촌지를 준 경험이 있다'는 응답률은 18.6%였고 서울 강남지역 학부모는 전체 평균의 배인 36.4%나 됐다.

특히 학부모 대부분(70.5%)은 촌지를 `감사의 표시'로 생각할 뿐 `자녀를 잘 봐달라는 의미'라고 답한 응답자는 14.2%에 불과했다.

학부모가 교사에게 건넨 촌지 액수는 5만원이 52.9%로 가장 많고 10만원이 37.4%로 그다음이었다.

상당수 학부모가 교사에게 제공하는 상품권, 식사 등을 촌지가 아닌 선물로 인식하고 있고 교사들도 이런 선물을 관행적으로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다.

그러나 시교육청이 제시한 촌지와 선물의 구분 기준은 이런 인식과는 사뭇 다르다.

시교육청의 금품수수(촌지) 기준 등 복무규정에 따르면 감사의 표시로 선물을 받은 교사 대부분이 징계 대상이 된다.

시교육청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모든 교직원은 학부모 등 타인에게서 3만원 이상의 선물이나 식사, 교통비 등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능동적으로 요구해 선물 등을 받았을 때는 액수에 관계없이 촌지를 수수한 것이 되며, 3만원 미만의 선물이라도 여러 차례 받았다면 이를 합산해 촌지인지를 판단하게 된다고 시교육청은 부연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처벌 기준이 엄격해진 만큼 촌지 수수 관행이 많이 사라질 것으로 본다. 특히 사상 처음 촌지 수수 신고포상금도 지급한 만큼 예방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에는 휴대전화를 활용한 `기프티콘(모바일 상품권) 촌지'도 유행한다는 얘기가 돌고 있어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교육계 일각에서는 촌지의 요건을 지나치게 엄격히 적용하면 거의 모든 선물이 촌지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뜻하지 않은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한 교육청 직원은 "스승의 날에 담임교사에게 상품권 등 3만원 이상 선물을 건네는 일은 흔히 볼 수 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선물 자체를 아예 금지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