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인사 파동 되풀이 되는 까닭은?

입력 2011.01.12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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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해설위원]



인사가 만사라는데 새해 초부터 인사문제가 꼬이고 있습니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문제말입니다. 7개월간 7억원을 벌었다는 문제제기로 싹이 트더니 결국은 여당이 사퇴촉구를 들고 나왔습니다. 당.청간에 갈등이 표면화되는 양상입니다.



지켜보는 이들의 심사가 착잡합니다. 인사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의 마음은 더 복잡하겠지요. 선거가 없어서 일하기 좋은 올해인데, 연초 힘찬 출발의 모양새가 어긋났으니 말이지요. 더욱이 후보자의 위법성이 뚜렷하게 드러난 것도 없는데, 청문회도 하기 전에 여당이 후보자를 내쳐버렸으니 말입니다. 일각에선 집권 4년차에 권력의 누수현상이 시작됐다고도 분석합니다. 화가 나는 일이겠지요.



하지만 정말 화가 나는 이들은 국민입니다. 왜 인사만 하면 이런 일이 꼭 일어나야만 하는 건가요? 2008년 2월 장관 내정자가 2명이 낙마했습니다.당시 고소영 강부자 내각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됐지요. 2009년에는 검찰총장 후보가, 지난해 8월엔 총리후보자와 장관내정자 2명이 잇따라 물러난 바 있습니다. 한결같이 위장전입이나 부동산 투기 혹은 석연치 않은 스폰서 의혹등 도덕성 시비와 관련되어서입니다. 이번 정동기 후보자는 경우가 약간 다르긴 하지만 감사원장이라는 자리가 요구하는 엄정한 원칙과 기준을 넘기에는 버겁다는 지적들입니다.



정말 이 땅엔 유능하면서 정직하고 깨끗한 인물은 그토록 없다는 것인지요? 아니면 찾아내지 못한다는 건지요? 없다면 누굴 탓할 수 없으나 찾지 못한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몇 차례 인사 실패 경험이 전혀 교훈이 안됐기 때문입니다. 왜 그런가요? 보좌진의 문제인가요 대통령의 인재선발 기준이 문제인가요? 흔히들 탕평인사를 말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탕평인사라고 수긍할 인사는 참 드물었습니다. 인사하면 의레 코드인사, 회전문인사, 보은인사라는 말이 따랐습니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지요.



대통령의 인사는 단지 정부에 한정되는 게 아닙니다. 대통령의 인사가 보여주는 가이드라인은 좁게는 공공기관에서부터 넓게는 우리 사회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입니다. 이 정부 임기가 2년여 남았습니다. 인사가 몇 차례 더 있다고 봐야 되겠지요. 팍팍하고 고단한 현실에서 괜찮은 인사로 고개가 끄덕여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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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인사 파동 되풀이 되는 까닭은?
    • 입력 2011-01-12 07: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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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해설위원]

인사가 만사라는데 새해 초부터 인사문제가 꼬이고 있습니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문제말입니다. 7개월간 7억원을 벌었다는 문제제기로 싹이 트더니 결국은 여당이 사퇴촉구를 들고 나왔습니다. 당.청간에 갈등이 표면화되는 양상입니다.

지켜보는 이들의 심사가 착잡합니다. 인사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의 마음은 더 복잡하겠지요. 선거가 없어서 일하기 좋은 올해인데, 연초 힘찬 출발의 모양새가 어긋났으니 말이지요. 더욱이 후보자의 위법성이 뚜렷하게 드러난 것도 없는데, 청문회도 하기 전에 여당이 후보자를 내쳐버렸으니 말입니다. 일각에선 집권 4년차에 권력의 누수현상이 시작됐다고도 분석합니다. 화가 나는 일이겠지요.

하지만 정말 화가 나는 이들은 국민입니다. 왜 인사만 하면 이런 일이 꼭 일어나야만 하는 건가요? 2008년 2월 장관 내정자가 2명이 낙마했습니다.당시 고소영 강부자 내각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됐지요. 2009년에는 검찰총장 후보가, 지난해 8월엔 총리후보자와 장관내정자 2명이 잇따라 물러난 바 있습니다. 한결같이 위장전입이나 부동산 투기 혹은 석연치 않은 스폰서 의혹등 도덕성 시비와 관련되어서입니다. 이번 정동기 후보자는 경우가 약간 다르긴 하지만 감사원장이라는 자리가 요구하는 엄정한 원칙과 기준을 넘기에는 버겁다는 지적들입니다.

정말 이 땅엔 유능하면서 정직하고 깨끗한 인물은 그토록 없다는 것인지요? 아니면 찾아내지 못한다는 건지요? 없다면 누굴 탓할 수 없으나 찾지 못한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몇 차례 인사 실패 경험이 전혀 교훈이 안됐기 때문입니다. 왜 그런가요? 보좌진의 문제인가요 대통령의 인재선발 기준이 문제인가요? 흔히들 탕평인사를 말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탕평인사라고 수긍할 인사는 참 드물었습니다. 인사하면 의레 코드인사, 회전문인사, 보은인사라는 말이 따랐습니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지요.

대통령의 인사는 단지 정부에 한정되는 게 아닙니다. 대통령의 인사가 보여주는 가이드라인은 좁게는 공공기관에서부터 넓게는 우리 사회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입니다. 이 정부 임기가 2년여 남았습니다. 인사가 몇 차례 더 있다고 봐야 되겠지요. 팍팍하고 고단한 현실에서 괜찮은 인사로 고개가 끄덕여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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