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풀세트 혈투’ 최강은 우리!

입력 2011.01.1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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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실책에도 2시간 넘게 이어진 혈투의 무게추가 한쪽으로 기울 수 있어 극도의 긴장 속에 치러지는 5세트.

공은 둥글다는 진리가 가장 확연히 드러나는 순간이지만, 올 시즌 프로배구에서는 유독 5세트만 가면 이기는 팀은 따로 있다.

2라운드가 막바지에 이른 11일까지 남녀부를 통틀어 모두 9차례나 풀세트 접전이 벌어졌지만 승리는 모두 상무신협과 현대캐피탈, 현대건설 등 세 팀이 나눠 가졌다.

지금까지 결과를 본다면 '5세트의 최강자'는 역시 상무신협이다.

외국인 선수까지 뛰는 프로팀과 맞붙어 벌써 5승을 챙기며 최대 복병으로 떠오른 상무신협은 4차례나 풀세트 경기를 치러 모두 이기면서 '불사조 정신'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5승7패로 아직 시즌 승률은 5할에 미치지 못하지만 5세트까지 가기만 하면 승률이 100%로 뛰어오른다.

패기만만한 선수들이 경기가 진행될수록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을 발휘하는 반면 '이겨야 본전, 지면 망신'이라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는 상대팀 선수들은 5세트에 가서 오히려 더 긴장하는 탓이 크다.

실제로 4번의 5세트에서 상무신협은 9개의 실책밖에 저지르지 않았지만, 상무신협과 맞붙은 팀들은 실책으로 15점이나 헌납하면서 패배를 자초했다.

11일 상무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안은 대한항공도 5세트 10-11과 12-13에서 연달아 서브 실수가 나오는 바람에 추격의 기회를 잃었다.

이날까지 5세트에서 상무신협보다 적은 실책을 저지른 팀은 지난달 9일 패배한 삼성화재뿐이다.

4번의 풀세트 승리가 모두 홈구장인 성남에서 나왔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경기장을 찾은 군인들이 목이 터져라 질러대는 함성이 점점 고조되면서 5세트 성남실내체육관은 챔피언결정전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가 펼쳐지곤 한다.

"처음으로 홈 관중의 열띤 응원을 받으면서 선수들이 더 신바람을 내는 것 같다"는 최삼환(56) 감독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이다.

덕분에 '이병' 강동진과 '병장' 양성만 등 상무신협 선수들은 5세트 승리팀의 수훈 선수에게 주는 '하이파이브상'의 단골 주인공이 돼 군인 월급을 훨씬 뛰어넘는 100만원의 상금을 받아 짭짤한 부수입을 챙기고 있다.

현대캐피탈도 2번의 풀세트 접전을 펼쳐 모두 승리했다.

물론 지난달 12일 우리캐피탈과 경기에서는 5세트 고비에서 비디오판독 오심이 나온 덕에 승리한 탓에 상무신협만큼 뒷맛이 개운하지는 못하다.

하지만 지난달 21일 KEPCO45와 천안경기에서 5세트 한 개의 실책도 저지르지 않고 깔끔한 승리를 거두는 등 '우승 후보'답게 만만찮은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용병 헥터 소토(푸에르토리코)가 두 차례 5세트에서 무려 19점을 폭발하면서 승리를 이끌어 상무신협의 끈끈함과 구별되는 화끈한 5세트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반면 KEPCO45와 우리캐피탈은 각각 두 번씩 치른 풀세트 접전에서 모두 패배, 1패 이상의 타격을 안았다.

여자부에서는 현대건설과 흥국생명만 서로 세 차례나 5세트까지 가는 혈전을 치른 끝에 현대건설이 승리를 싹쓸이했다.

대형 공격수가 즐비하지만 아직 조직력이 매끄럽게 다듬어지지 않아 실책을 쏟아내곤 하던 현대건설은 3번의 5세트에서는 6개 실책밖에 저지르지 않으며 집중력을 발휘했다.

흥국생명에서 두 차례나 '팽' 당한 끝에 현대건설 지휘봉을 잡은 황현주(45) 감독과 자유계약선수(FA)로 흥국생명에서 현대건설로 옮긴 황연주 등 묘한 인연이 얽혀 있어 더욱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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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리그 ‘풀세트 혈투’ 최강은 우리!
    • 입력 2011-01-12 10:29:34
    연합뉴스
한 번의 실책에도 2시간 넘게 이어진 혈투의 무게추가 한쪽으로 기울 수 있어 극도의 긴장 속에 치러지는 5세트. 공은 둥글다는 진리가 가장 확연히 드러나는 순간이지만, 올 시즌 프로배구에서는 유독 5세트만 가면 이기는 팀은 따로 있다. 2라운드가 막바지에 이른 11일까지 남녀부를 통틀어 모두 9차례나 풀세트 접전이 벌어졌지만 승리는 모두 상무신협과 현대캐피탈, 현대건설 등 세 팀이 나눠 가졌다. 지금까지 결과를 본다면 '5세트의 최강자'는 역시 상무신협이다. 외국인 선수까지 뛰는 프로팀과 맞붙어 벌써 5승을 챙기며 최대 복병으로 떠오른 상무신협은 4차례나 풀세트 경기를 치러 모두 이기면서 '불사조 정신'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5승7패로 아직 시즌 승률은 5할에 미치지 못하지만 5세트까지 가기만 하면 승률이 100%로 뛰어오른다. 패기만만한 선수들이 경기가 진행될수록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을 발휘하는 반면 '이겨야 본전, 지면 망신'이라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는 상대팀 선수들은 5세트에 가서 오히려 더 긴장하는 탓이 크다. 실제로 4번의 5세트에서 상무신협은 9개의 실책밖에 저지르지 않았지만, 상무신협과 맞붙은 팀들은 실책으로 15점이나 헌납하면서 패배를 자초했다. 11일 상무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안은 대한항공도 5세트 10-11과 12-13에서 연달아 서브 실수가 나오는 바람에 추격의 기회를 잃었다. 이날까지 5세트에서 상무신협보다 적은 실책을 저지른 팀은 지난달 9일 패배한 삼성화재뿐이다. 4번의 풀세트 승리가 모두 홈구장인 성남에서 나왔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경기장을 찾은 군인들이 목이 터져라 질러대는 함성이 점점 고조되면서 5세트 성남실내체육관은 챔피언결정전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가 펼쳐지곤 한다. "처음으로 홈 관중의 열띤 응원을 받으면서 선수들이 더 신바람을 내는 것 같다"는 최삼환(56) 감독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이다. 덕분에 '이병' 강동진과 '병장' 양성만 등 상무신협 선수들은 5세트 승리팀의 수훈 선수에게 주는 '하이파이브상'의 단골 주인공이 돼 군인 월급을 훨씬 뛰어넘는 100만원의 상금을 받아 짭짤한 부수입을 챙기고 있다. 현대캐피탈도 2번의 풀세트 접전을 펼쳐 모두 승리했다. 물론 지난달 12일 우리캐피탈과 경기에서는 5세트 고비에서 비디오판독 오심이 나온 덕에 승리한 탓에 상무신협만큼 뒷맛이 개운하지는 못하다. 하지만 지난달 21일 KEPCO45와 천안경기에서 5세트 한 개의 실책도 저지르지 않고 깔끔한 승리를 거두는 등 '우승 후보'답게 만만찮은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용병 헥터 소토(푸에르토리코)가 두 차례 5세트에서 무려 19점을 폭발하면서 승리를 이끌어 상무신협의 끈끈함과 구별되는 화끈한 5세트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반면 KEPCO45와 우리캐피탈은 각각 두 번씩 치른 풀세트 접전에서 모두 패배, 1패 이상의 타격을 안았다. 여자부에서는 현대건설과 흥국생명만 서로 세 차례나 5세트까지 가는 혈전을 치른 끝에 현대건설이 승리를 싹쓸이했다. 대형 공격수가 즐비하지만 아직 조직력이 매끄럽게 다듬어지지 않아 실책을 쏟아내곤 하던 현대건설은 3번의 5세트에서는 6개 실책밖에 저지르지 않으며 집중력을 발휘했다. 흥국생명에서 두 차례나 '팽' 당한 끝에 현대건설 지휘봉을 잡은 황현주(45) 감독과 자유계약선수(FA)로 흥국생명에서 현대건설로 옮긴 황연주 등 묘한 인연이 얽혀 있어 더욱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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