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초등교사 지역가산점 ‘존치’ vs ‘폐지’ 팽팽
입력 2011.01.12 (13:18) 수정 2011.01.12 (13:47) 연합뉴스
최근 부산교대생들이 초등 임용시험 때 적용되는 `지역가산점제'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을 계기로 이 제도를 둘러싼 논란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제도가 도입된 20년 전과 달리 지금은 교대를 나와도 교사가 된다고 장담할 수 없을 만큼 임용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어서 제도 자체를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가산점제란 = 말 그대로 교사 임용시험에서 해당 지역 출신자에게 점수를 더해주는 것으로 1991년 도입됐다.

예를 들어 서울시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임용시험에 서울교대 출신이 응시하거나 부산시교육청 임용시험에 부산교대생이 응시하면 각각 가산점을 주는 식이다.

현행 교육공무원법 11조에는 `1차 시험성적 만점의 100분의 10 이내 범위에서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에 근거해 각 시도 교육청은 1차 시험 100점 만점 중 10점까지를 지역가산점, 복수전공 가산점, 수상실적 가산점 등으로 산정하는데 가장 비중이 큰 것이 지역가산점이다.

현재 서울은 총 가산점 10점 가운데 무려 8점을 지역가산점으로 책정하고 있으며 울산(1점)을 제외한 나머지 14개 시도는 6점을 주고 있다.

원래 초등·중등 임용시험에 다 적용됐으나 중등에 대한 지역가산점은 2004년 위헌 결정이 나 한시적으로 운영되다 지난해 폐지됐다.

◇왜 문제인가 = 제도를 도입한 배경은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고 지방 교대·사대를 육성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지금은 교사 수급 등 상황이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에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우선 학생 수 감소로 교사 수요가 크게 줄어 교대 졸업생이 신규 채용 인원을 훨씬 초과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2010학년도 초등교사 임용시험을 보면 부산교대는 시험 응시대상인 06학번 학생이 613명(2006년 입학정원 기준)인데 부산지역 교사 모집 인원은 147명에 불과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이 비슷해 춘천교대생 538명에 강원지역 교사 모집인원은 205명, 청주교대는 463명에 충북지역 모집인원 130명, 제주교대 160명에 모집 38명, 대구교대 614명에 모집 369명에 그쳤다.

반면 숫자상으로 서울, 경기지역의 사정이 좀 나았다.

서울은 서울교대, 한국교원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06학번 정원 총 750명에 교사 모집인원은 820명이었으며 경기는 경인교대 06학번 970명에 모집인원이 1천71명이었다.

지방 교대는 이런 수급 불균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타 시도에서 임용시험을 치를 수 밖에 없는 점을 들어 가산점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부산교대 오세복 학생처장은 "가뜩이나 임용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우수인력 유인책으로서 지역가산점제는 의미가 없다"며 "재수, 삼수를 해도 임용이 안 돼 학생들을 해외로 내보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지역가산점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있고 가산점 산정 방식에도 오류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역가산점은 2009년까지만 해도 4점에 그쳤으나 서울에서 2010학년도부터 8점으로 대폭 상향하고 경기 등 나머지 시도도 6점으로 올렸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해지는 이유도 있었고 시험 방식이 2단계에서 3단계로 바뀜에 따라 가산점 비율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즉 1~2단계 점수를 합산해 합격자를 정하던 방식에서 3단계 합산 방식으로 바뀌면 그만큼 가산점이 전체 점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기 때문에 비율을 높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10점 중 8점이라면 웬만해선 당락을 뒤엎을 수 없을 정도라는 게 지방 교대들의 주장이다.

부산교대의 위헌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정률의 최수령 변호사는 "2010학년도 임용시험 분석 결과 서울지역 가산점을 받는 학생과 동일하게 타 시도 학생들에게 8점을 줬을 때 272명이 추가 합격하고 최종 합격률도 서울의 80%보다 월등히 높은 90%로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또 "법 규정은 임용 1차 시험에 한해 가산점을 주도록 돼 있는데 실제로는 1차에서 가산점을 반영하고 1~3차 최종 합산에서 또 반영하기 때문에 규정에 어긋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떤 결론 나올까 = 교육과학기술부는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일단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려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제도 존폐는 사실 교육감이 결정할 사항이지만 헌법소원이 제기된만큼 어떤 결정이 나올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등 지역가산점에 이미 위헌 결정이 났다고 해서 초등 역시 같은 결론이 나오리라고 기대할 순 없다.

당시 중등 지역가산점 제도에 대해 위헌 결정이 내려진 가장 큰 이유는 법률에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법률적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것이었다.

현재 지역가산점의 근거가 되는 교육공무원법 11조는 위헌 결정 이후 만들어진 것이며 각 시도 교육청은 `지금은 법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역가산점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서울에서는 지역가산점을 없애거나 축소하면 `서울 집중화, 지방 공동화' 현상이 훨씬 심각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지역가산점 폐지·축소에 서울교대를 비롯한 서울지역 학교의 엄청난 반발도 예상된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지역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안이라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초등교사 지역가산점 ‘존치’ vs ‘폐지’ 팽팽
    • 입력 2011-01-12 13:18:53
    • 수정2011-01-12 13:47:04
    연합뉴스
최근 부산교대생들이 초등 임용시험 때 적용되는 `지역가산점제'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을 계기로 이 제도를 둘러싼 논란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제도가 도입된 20년 전과 달리 지금은 교대를 나와도 교사가 된다고 장담할 수 없을 만큼 임용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어서 제도 자체를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가산점제란 = 말 그대로 교사 임용시험에서 해당 지역 출신자에게 점수를 더해주는 것으로 1991년 도입됐다.

예를 들어 서울시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임용시험에 서울교대 출신이 응시하거나 부산시교육청 임용시험에 부산교대생이 응시하면 각각 가산점을 주는 식이다.

현행 교육공무원법 11조에는 `1차 시험성적 만점의 100분의 10 이내 범위에서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에 근거해 각 시도 교육청은 1차 시험 100점 만점 중 10점까지를 지역가산점, 복수전공 가산점, 수상실적 가산점 등으로 산정하는데 가장 비중이 큰 것이 지역가산점이다.

현재 서울은 총 가산점 10점 가운데 무려 8점을 지역가산점으로 책정하고 있으며 울산(1점)을 제외한 나머지 14개 시도는 6점을 주고 있다.

원래 초등·중등 임용시험에 다 적용됐으나 중등에 대한 지역가산점은 2004년 위헌 결정이 나 한시적으로 운영되다 지난해 폐지됐다.

◇왜 문제인가 = 제도를 도입한 배경은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고 지방 교대·사대를 육성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지금은 교사 수급 등 상황이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에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우선 학생 수 감소로 교사 수요가 크게 줄어 교대 졸업생이 신규 채용 인원을 훨씬 초과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2010학년도 초등교사 임용시험을 보면 부산교대는 시험 응시대상인 06학번 학생이 613명(2006년 입학정원 기준)인데 부산지역 교사 모집 인원은 147명에 불과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이 비슷해 춘천교대생 538명에 강원지역 교사 모집인원은 205명, 청주교대는 463명에 충북지역 모집인원 130명, 제주교대 160명에 모집 38명, 대구교대 614명에 모집 369명에 그쳤다.

반면 숫자상으로 서울, 경기지역의 사정이 좀 나았다.

서울은 서울교대, 한국교원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06학번 정원 총 750명에 교사 모집인원은 820명이었으며 경기는 경인교대 06학번 970명에 모집인원이 1천71명이었다.

지방 교대는 이런 수급 불균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타 시도에서 임용시험을 치를 수 밖에 없는 점을 들어 가산점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부산교대 오세복 학생처장은 "가뜩이나 임용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우수인력 유인책으로서 지역가산점제는 의미가 없다"며 "재수, 삼수를 해도 임용이 안 돼 학생들을 해외로 내보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지역가산점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있고 가산점 산정 방식에도 오류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역가산점은 2009년까지만 해도 4점에 그쳤으나 서울에서 2010학년도부터 8점으로 대폭 상향하고 경기 등 나머지 시도도 6점으로 올렸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해지는 이유도 있었고 시험 방식이 2단계에서 3단계로 바뀜에 따라 가산점 비율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즉 1~2단계 점수를 합산해 합격자를 정하던 방식에서 3단계 합산 방식으로 바뀌면 그만큼 가산점이 전체 점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기 때문에 비율을 높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10점 중 8점이라면 웬만해선 당락을 뒤엎을 수 없을 정도라는 게 지방 교대들의 주장이다.

부산교대의 위헌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정률의 최수령 변호사는 "2010학년도 임용시험 분석 결과 서울지역 가산점을 받는 학생과 동일하게 타 시도 학생들에게 8점을 줬을 때 272명이 추가 합격하고 최종 합격률도 서울의 80%보다 월등히 높은 90%로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또 "법 규정은 임용 1차 시험에 한해 가산점을 주도록 돼 있는데 실제로는 1차에서 가산점을 반영하고 1~3차 최종 합산에서 또 반영하기 때문에 규정에 어긋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떤 결론 나올까 = 교육과학기술부는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일단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려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제도 존폐는 사실 교육감이 결정할 사항이지만 헌법소원이 제기된만큼 어떤 결정이 나올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등 지역가산점에 이미 위헌 결정이 났다고 해서 초등 역시 같은 결론이 나오리라고 기대할 순 없다.

당시 중등 지역가산점 제도에 대해 위헌 결정이 내려진 가장 큰 이유는 법률에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법률적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것이었다.

현재 지역가산점의 근거가 되는 교육공무원법 11조는 위헌 결정 이후 만들어진 것이며 각 시도 교육청은 `지금은 법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역가산점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서울에서는 지역가산점을 없애거나 축소하면 `서울 집중화, 지방 공동화' 현상이 훨씬 심각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지역가산점 폐지·축소에 서울교대를 비롯한 서울지역 학교의 엄청난 반발도 예상된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지역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안이라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