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자원의 보고’를 노크한다

입력 2011.01.16 (10:53) 수정 2011.02.1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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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세계 각국의 자원 확보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특히 아프리카가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방 선진국에 이어 중국의 진출이 두드러진 가운데 우리나라도, 늦었지만 점차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이 진성 순회특파원이 아프리카에서 펼쳐지고 있는 자원 확보 경쟁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섬 마다가스카르... 산림지대엔 희귀 동물 여우원숭이가 살고, 수도에도 차보다는 자전거로 끄는 교통수단이 더 많은 가난한 나라. 몇 년 사이 이곳에 자원 개발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수도 타나에서 비행기로 2시간, 울창한 밀림 한가운데 붉은빛이 도는 노천 광산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광석을 캐고 옮기는 중장비 소리가 요란한 이곳은 세계 3대 니켈광 암바토비 광산. 144제곱킬로미터, 여의도의 1.3배에 이르는 면적에 니켈 1억2천5백만 톤이 매장돼 있습니다. 니켈은 자동차와 식기 등을 만드는데 필요한 스테인레스강의 재료로 쓰입니다.



지금 제가 들고 있는 것이 순도 99.9% 니켈 금속입니다. 이처럼 붉은 빛을 띠고 있는 점토질 광석이 가공을 거쳐 은회색 니켈 금속으로 만들어집니다.



마다가스카르 제1의 항구도시 토아마시나. 광산에서 260킬로미터 떨어진 이곳에 플랜트 시설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니켈 광석을 캐는데 필요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 캐낸 광석을 가공할 제련 공장 등이 막바지 공사에 한창입니다.



니켈 완제품을 항구로 운반하는 철로도 확장 공사 중입니다. 채굴에서 완제품 생산과 운반까지 모든 시설을 갖추는 데 든 비용은 50억 달러, 우리 돈 5조 7천억 원에 이릅니다. 천문학적인 비용 때문에 개발은 한국과 일본 캐나다 기업들이 공동 출자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인터뷰> 하야시 카오루(스미토모 사업처장): “개발 기간이 다소 길어서 민간 기업이 이처럼 큰 사업을 하기엔 재정적으로도 무척 어렵습니다.”



공동 개발에 나선 지 5년여... 이제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올해 상반기부터 니켈 생산이 시작됩니다. 해마다 6만 톤 규모로 약 30년 동안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이 가운데 절반인 3만 톤을 평균 원가의 30% 수준에 사들일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습니다.



<인터뷰> 송석진(광물자원공사 본부장): "절반인 니켈 3만 톤 정도를 국내에 공급함으로써 국내 수요의 25% 정도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애초에 최대 지분을 가진 캐나다 기업이 공동 사업자로 중국 기업을 내정했지만 중국 정부 승인을 기다리며 시간을 끌자 우리가 신속히 참여하면서 이룬 성괍니다.



<인터뷰> 그렉 퍼(’쉐릿’ 실무 대표): “광물자원공사는 자원 개발권을 보유한 데다 설립된 지 오래됐고 정부 지원을 받기 때문에 안정적이기도 합니다.”



아프리카는 마다가스카르의 니켈 외에도 다른 여러 원자재가 풍부한 자원의 보고입니다.



원유의 경우 확인된 매장량은 1256억 배럴로 전 세계의 10%에 이릅니다. 아직 개발이 안 된 유전이 많은 편이어서 성장 잠재력은 중동을 능가합니다. 코발트는 전 세계의 75% 다이아몬드는 47% 백금은 45%가 아프리카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아직 개발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않고 있습니다. 서구 선진국들의 경우 남아공이나 나이지리아 등 비교적 투자 환경이 양호한 일부 지역에만 진출해 있습니다. 잇따른 사회 분쟁과 정치 불안으로 인한 잦은 정권 교체, 열악한 인프라 등이 개발 지연의 주된 원인입니다.



<인터뷰> 그렉 퍼(’쉐릿’ 실무 대표): “오래 전부터 아프리카는 정치적 불안이 개발의 위험 요소였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아프리카를 기피했습니다.”



때문에 우리나라 같은 후발 주자들이 기회를 노려볼 만한 곳이 아프리카입니다.



<인터뷰> 송석진(광물자원공사 본부장): "메이저 기업들이 조금 기피하는 지역이다 했을 때 우리는 리스크를 지고래도 반드시 가야지만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광물 자원을 확보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가 해외자원 개발을 시작한 지 30여 년... 하지만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성과를 낸 건 21세기 들어섭니다. 2006년 석유공사가 주축이 돼 20억 배럴 규모의 나이지리아 석유 탐사권을 얻었고 올해부터 마다가스카르에서 니켈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뒤늦게 아프리카 대륙의 자원 개발에 나서 이제 겨우 개발의 교두보를 확보한 셈입니다. 그만큼 넘어야 할 산들이 많습니다. 일찌감치 아프리카의 자원 개발에 나선 중국의 경우 막대한 외환 보유고를 바탕으로 개발 원조를 통해 이 지역 자원을 선점해 왔습니다.



하지만 안정된 자원 확보라는 성과 뒤엔 미흡한 기술 이전과 현지 인력 양성 부족 등으로 신식민주의라는 비판이 따르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인터뷰> 안드리(마다가스카르 출신 광산 직원): “원주민도 제공할 것이 많습니다. 사실 이 같은 대형 사업은 외국의 높은 기술력과 자본에 현지 인력과 자원이 어우러져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은 하루가 멀다 하고 급등하고 있습니다. 1톤에 만4천 달러 정도이던 니켈 값이 최근에는 2만 5천 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구리와 알루미늄도 지난 1년 사이 30% 이상 올랐습니다. 풍부한 천연 자원에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아프리카가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윱니다.



<인터뷰> 그렉 퍼(’쉐릿’ 실무 대표): “자원 개발기업으로서 우리는 자원이 있는 곳을 찾아다닙니다. 훌륭한 매장지를 찾는 것인데 기회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요.”



천연 자원이 대부분이 아직 개발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아프리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자원 확보 경쟁에 점점 가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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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 ‘자원의 보고’를 노크한다
    • 입력 2011-01-16 10:53:18
    • 수정2011-02-14 19:35:40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세계 각국의 자원 확보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특히 아프리카가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방 선진국에 이어 중국의 진출이 두드러진 가운데 우리나라도, 늦었지만 점차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이 진성 순회특파원이 아프리카에서 펼쳐지고 있는 자원 확보 경쟁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섬 마다가스카르... 산림지대엔 희귀 동물 여우원숭이가 살고, 수도에도 차보다는 자전거로 끄는 교통수단이 더 많은 가난한 나라. 몇 년 사이 이곳에 자원 개발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수도 타나에서 비행기로 2시간, 울창한 밀림 한가운데 붉은빛이 도는 노천 광산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광석을 캐고 옮기는 중장비 소리가 요란한 이곳은 세계 3대 니켈광 암바토비 광산. 144제곱킬로미터, 여의도의 1.3배에 이르는 면적에 니켈 1억2천5백만 톤이 매장돼 있습니다. 니켈은 자동차와 식기 등을 만드는데 필요한 스테인레스강의 재료로 쓰입니다.

지금 제가 들고 있는 것이 순도 99.9% 니켈 금속입니다. 이처럼 붉은 빛을 띠고 있는 점토질 광석이 가공을 거쳐 은회색 니켈 금속으로 만들어집니다.

마다가스카르 제1의 항구도시 토아마시나. 광산에서 260킬로미터 떨어진 이곳에 플랜트 시설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니켈 광석을 캐는데 필요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 캐낸 광석을 가공할 제련 공장 등이 막바지 공사에 한창입니다.

니켈 완제품을 항구로 운반하는 철로도 확장 공사 중입니다. 채굴에서 완제품 생산과 운반까지 모든 시설을 갖추는 데 든 비용은 50억 달러, 우리 돈 5조 7천억 원에 이릅니다. 천문학적인 비용 때문에 개발은 한국과 일본 캐나다 기업들이 공동 출자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인터뷰> 하야시 카오루(스미토모 사업처장): “개발 기간이 다소 길어서 민간 기업이 이처럼 큰 사업을 하기엔 재정적으로도 무척 어렵습니다.”

공동 개발에 나선 지 5년여... 이제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올해 상반기부터 니켈 생산이 시작됩니다. 해마다 6만 톤 규모로 약 30년 동안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이 가운데 절반인 3만 톤을 평균 원가의 30% 수준에 사들일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습니다.

<인터뷰> 송석진(광물자원공사 본부장): "절반인 니켈 3만 톤 정도를 국내에 공급함으로써 국내 수요의 25% 정도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애초에 최대 지분을 가진 캐나다 기업이 공동 사업자로 중국 기업을 내정했지만 중국 정부 승인을 기다리며 시간을 끌자 우리가 신속히 참여하면서 이룬 성괍니다.

<인터뷰> 그렉 퍼(’쉐릿’ 실무 대표): “광물자원공사는 자원 개발권을 보유한 데다 설립된 지 오래됐고 정부 지원을 받기 때문에 안정적이기도 합니다.”

아프리카는 마다가스카르의 니켈 외에도 다른 여러 원자재가 풍부한 자원의 보고입니다.

원유의 경우 확인된 매장량은 1256억 배럴로 전 세계의 10%에 이릅니다. 아직 개발이 안 된 유전이 많은 편이어서 성장 잠재력은 중동을 능가합니다. 코발트는 전 세계의 75% 다이아몬드는 47% 백금은 45%가 아프리카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아직 개발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않고 있습니다. 서구 선진국들의 경우 남아공이나 나이지리아 등 비교적 투자 환경이 양호한 일부 지역에만 진출해 있습니다. 잇따른 사회 분쟁과 정치 불안으로 인한 잦은 정권 교체, 열악한 인프라 등이 개발 지연의 주된 원인입니다.

<인터뷰> 그렉 퍼(’쉐릿’ 실무 대표): “오래 전부터 아프리카는 정치적 불안이 개발의 위험 요소였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아프리카를 기피했습니다.”

때문에 우리나라 같은 후발 주자들이 기회를 노려볼 만한 곳이 아프리카입니다.

<인터뷰> 송석진(광물자원공사 본부장): "메이저 기업들이 조금 기피하는 지역이다 했을 때 우리는 리스크를 지고래도 반드시 가야지만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광물 자원을 확보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가 해외자원 개발을 시작한 지 30여 년... 하지만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성과를 낸 건 21세기 들어섭니다. 2006년 석유공사가 주축이 돼 20억 배럴 규모의 나이지리아 석유 탐사권을 얻었고 올해부터 마다가스카르에서 니켈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뒤늦게 아프리카 대륙의 자원 개발에 나서 이제 겨우 개발의 교두보를 확보한 셈입니다. 그만큼 넘어야 할 산들이 많습니다. 일찌감치 아프리카의 자원 개발에 나선 중국의 경우 막대한 외환 보유고를 바탕으로 개발 원조를 통해 이 지역 자원을 선점해 왔습니다.

하지만 안정된 자원 확보라는 성과 뒤엔 미흡한 기술 이전과 현지 인력 양성 부족 등으로 신식민주의라는 비판이 따르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인터뷰> 안드리(마다가스카르 출신 광산 직원): “원주민도 제공할 것이 많습니다. 사실 이 같은 대형 사업은 외국의 높은 기술력과 자본에 현지 인력과 자원이 어우러져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은 하루가 멀다 하고 급등하고 있습니다. 1톤에 만4천 달러 정도이던 니켈 값이 최근에는 2만 5천 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구리와 알루미늄도 지난 1년 사이 30% 이상 올랐습니다. 풍부한 천연 자원에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아프리카가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윱니다.

<인터뷰> 그렉 퍼(’쉐릿’ 실무 대표): “자원 개발기업으로서 우리는 자원이 있는 곳을 찾아다닙니다. 훌륭한 매장지를 찾는 것인데 기회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요.”

천연 자원이 대부분이 아직 개발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아프리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자원 확보 경쟁에 점점 가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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