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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재래시장에 대형마트 입점 논란
입력 2011.01.19 (05:59) 연합뉴스
"재래시장 상인을 다시 입점시켜주는 조건으로 재건축한 자리에 대형마트가 들어선 것을 봤을 때도 설마설마했어요."

살을 에는 한파 속에 서울 강북구 삼양동의 삼양시장 상인들은 더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

19일 롯데마트 입점저지 강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2009년 4월 강북구청은 삼양시장이 제출한 시장 재정비사업 추진계획을 승인했다.

시장 측은 낡고 비효율적인 재래시장을 재정비하겠다는 취지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상인들에게 '재입점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1년 반이 지난 지난해 가을. 지상 5층, 지하 2층 규모의 새 건물이 모습을 갖추자 인근 상인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형 상가가 들어서는 줄만 알았던 자리에는 건물 외관과 내부구조, 시설물까지 롯데마트와 꼭 닮은 건물이 올라섰다.

확인결과 시장 측은 롯데마트가 입점하는 조건으로 약정을 해두고 공사를 진행했으며 건물은 롯데쇼핑㈜에 200억원대의 근저당이 설정된 상태였다.

대책위 박근운 실장은 "건물주인 삼양시장㈜은 애초 건물을 재건축해 롯데마트에 팔려고 했지만 허가가 나지 않자 시장 현대화를 위한 재건축사업을 지원하도록 규정한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조항을 악용했다"고 주장했다.

롯데마트의 입점계획이 밝혀지면서 기존 상인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상인들이 재입점 대책을 요구하자 롯데마트와 삼양시장 측은 접근성이 좋지 않은 건물 4∼5층이나 주차장 쪽 점포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시장측은 "임대료도 비싸다. 어차피 들어와도 망한다"고 말하며 재입점 의지를 꺾으려 했다고 대책위는 전했다.

이에 기존 상인들은 삼양시장에서 500m 거리에 있는 동북시장, 750m 떨어진 수유시장 등 상권이 위협받는 인근 상인들과 연대해 사업조정신청 등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17일에도 시장 측과 대화를 다시 시도했지만 계단 아래 2평짜리 자리를 주겠다는 터무니없는 얘기를 하면서 상인들을 무시했다"고 말했다.

삼양시장은 해명을 들어보려고 연락하자 "취재에 응할 계획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해를 넘긴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삼양시장 측은 지난해 강북구청에 롯데마트 건물에 대한 대규모점포등록 신청을 했는데 인허가가 보류됐다.

강북구청 관계자는 "애초 사업신청서에 재입점 희망 상인들에 임대료의 10∼20%를 할인해주도록 돼있지만 지켜지지 않아 점포등록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롯데의 입점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상인들이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신청도 했지만 마트 측은 형식상 삼양시장이 건물주라며 협상에 응하지 않아왔다. 현행법의 허점을 이용한 셈이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커지자 롯데마트는 지난달 사업조정신청에 응했다.

롯데마트 측은 삼양시장 인수를 통한 마트 입점이 확정된 것이 아니어서 처음에는 나서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 홍보실 관계자는 "롯데마트가 사업주체는 아니지만 문제가 불거진 이상 협의에 응하겠다고 중기청에 서류도 냈는데 상인들이 '준비가 안됐다'며 협상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재입점 문제와 관련해서는 "4층 편의시설쪽을 제안했지만 상인들이 1층이 좋다고 해 대화를 시도 중인 상태"라며 "새 건물이라 임대료가 다소 비쌀 수 있어도 주변시세와 비교해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상인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약 100일가량 장사를 미뤄놓고 롯데마트 입점 반대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설 연휴에도 집회는 이어질 예정이다.

한 상인은 "대기업답게 경제적 약자를 배려하고 최소한의 상도덕을 지켜줬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 재건축 재래시장에 대형마트 입점 논란
    • 입력 2011-01-19 05:59:17
    연합뉴스
"재래시장 상인을 다시 입점시켜주는 조건으로 재건축한 자리에 대형마트가 들어선 것을 봤을 때도 설마설마했어요."

살을 에는 한파 속에 서울 강북구 삼양동의 삼양시장 상인들은 더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

19일 롯데마트 입점저지 강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2009년 4월 강북구청은 삼양시장이 제출한 시장 재정비사업 추진계획을 승인했다.

시장 측은 낡고 비효율적인 재래시장을 재정비하겠다는 취지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상인들에게 '재입점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1년 반이 지난 지난해 가을. 지상 5층, 지하 2층 규모의 새 건물이 모습을 갖추자 인근 상인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형 상가가 들어서는 줄만 알았던 자리에는 건물 외관과 내부구조, 시설물까지 롯데마트와 꼭 닮은 건물이 올라섰다.

확인결과 시장 측은 롯데마트가 입점하는 조건으로 약정을 해두고 공사를 진행했으며 건물은 롯데쇼핑㈜에 200억원대의 근저당이 설정된 상태였다.

대책위 박근운 실장은 "건물주인 삼양시장㈜은 애초 건물을 재건축해 롯데마트에 팔려고 했지만 허가가 나지 않자 시장 현대화를 위한 재건축사업을 지원하도록 규정한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조항을 악용했다"고 주장했다.

롯데마트의 입점계획이 밝혀지면서 기존 상인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상인들이 재입점 대책을 요구하자 롯데마트와 삼양시장 측은 접근성이 좋지 않은 건물 4∼5층이나 주차장 쪽 점포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시장측은 "임대료도 비싸다. 어차피 들어와도 망한다"고 말하며 재입점 의지를 꺾으려 했다고 대책위는 전했다.

이에 기존 상인들은 삼양시장에서 500m 거리에 있는 동북시장, 750m 떨어진 수유시장 등 상권이 위협받는 인근 상인들과 연대해 사업조정신청 등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17일에도 시장 측과 대화를 다시 시도했지만 계단 아래 2평짜리 자리를 주겠다는 터무니없는 얘기를 하면서 상인들을 무시했다"고 말했다.

삼양시장은 해명을 들어보려고 연락하자 "취재에 응할 계획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해를 넘긴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삼양시장 측은 지난해 강북구청에 롯데마트 건물에 대한 대규모점포등록 신청을 했는데 인허가가 보류됐다.

강북구청 관계자는 "애초 사업신청서에 재입점 희망 상인들에 임대료의 10∼20%를 할인해주도록 돼있지만 지켜지지 않아 점포등록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롯데의 입점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상인들이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신청도 했지만 마트 측은 형식상 삼양시장이 건물주라며 협상에 응하지 않아왔다. 현행법의 허점을 이용한 셈이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커지자 롯데마트는 지난달 사업조정신청에 응했다.

롯데마트 측은 삼양시장 인수를 통한 마트 입점이 확정된 것이 아니어서 처음에는 나서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 홍보실 관계자는 "롯데마트가 사업주체는 아니지만 문제가 불거진 이상 협의에 응하겠다고 중기청에 서류도 냈는데 상인들이 '준비가 안됐다'며 협상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재입점 문제와 관련해서는 "4층 편의시설쪽을 제안했지만 상인들이 1층이 좋다고 해 대화를 시도 중인 상태"라며 "새 건물이라 임대료가 다소 비쌀 수 있어도 주변시세와 비교해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상인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약 100일가량 장사를 미뤄놓고 롯데마트 입점 반대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설 연휴에도 집회는 이어질 예정이다.

한 상인은 "대기업답게 경제적 약자를 배려하고 최소한의 상도덕을 지켜줬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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