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주, AG 알파인스키 ‘당찬 출사표’

입력 2011.01.1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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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만둘 생각을 수도 없이 했지만 이제는 오기가 생겼어요. 한국 여자 스키에 한 획을 그을 때까지는 은퇴 못해요"

 


한국 여자 알파인 스키 톱랭커 김선주(27.경기도청)가 카자흐스탄 알마티-아스타나 동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세계랭킹 400위권인 김선주는 실력에서나 경력에서나 국내 현역 여자 스키 선수로는 최고다.



중앙대 재학 시절인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대회전에서 동메달을 따면서 주목받은 그는 지난해 밴쿠버 올림픽에는 국내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국제스키연맹(FIS) 포인트를 따내 자력으로 출전했다.



아시아 무대를 주름잡는 일본 여자 선수를 위협할 실력을 갖춘 유일한 한국 선수로도 꼽히며 승부근성과 집중력이 강하고 겁이 없어 코스 적응력이 좋다는 평이다.



현재 한국에서 FIS 등록 선수는 220명 남짓. 이 가운데 여자 선수는 3분의 1 정도인 60여명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국제대회에 활발히 출전하는 선수는 그 절반도 채 안되는 상황에서 `국내 1위'와 `아시아 정상권'에 만족할 법도 할 텐데 지난 18일 용평리조트에서 만난 김선주는 "앞으로 더 이루고 싶은 게 많다"고 했다.



김선주는 "처음에 놀면서 시작한 스키를 그 고생을 하면서도 이렇게 오래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지금까지 여자 선수 중에서 이 나이 먹도록 현역으로 뛴 선수도 내가 처음일 텐데 이제는 오기가 생겨서 못 그만둔다"며 웃었다.



그도 그럴 듯이 김선주는 빠른 속도로 슬로프를 질주하는 알파인 선수라는 점을 감안해도 유독 잦은 부상에 시달려왔다.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오른쪽 무릎, 대학교 1학년 때인 2004년에는 왼쪽 무릎 연골을 다쳐 각각 수술을 받았고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딴 2007년 가을에는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서 지상훈련을 하다 오른쪽 발목 골절로 거의 1년을 쉬었다.



한창 밴쿠버 올림픽을 준비하던 2009년 말에는 전지훈련 도중 또 무릎을 다쳐 한 달 가까이 스키를 신지 못했다. 올림픽 출전 자격을 딸 수 있는 포인트를 눈앞에 두고 있어 좌절도 컸던 이 시기를 두고 김선주는 "그때는 정말 거울만 쳐다봐도 울 정도였다니까요"라고 되려 너스레를 떨었다.



올해 여름에도 어깨 연골을 다쳐 재활 중인 그는 매번 부상 때마다 선수 생활을 그만두려고 수차례 결심했지만 이렇게 고비를 넘기면 `이상하게 스키가 잘 타졌다'고 한다.



`스키는 내 운명' 같은 얘기냐고 묻자 김선주는 "에이, 그렇지 않다"라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대학 1학년 때도 스키 그만두고 호주로 유학 가려고 학교까지 다 알아봤는데 그때 처음 국가대표에 뽑혔다. 부상으로 한동안 쉬고 나면 오히려 더 성장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대표팀에 몸담은 지 8년째에 접어든 그는 이제 여자 알파인 대표팀 최고참이다.



지난해 밴쿠버에서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고 나서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다며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뛰면서 후배들을 이끌어주고 싶다고 했다.



김선주는 "오래 선수생활을 하는 만큼 남들이 하지 못한 걸 이뤄놓고 나서 그만두겠다는 생각이다"라며 "당장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는 1999년 강원 대회 때 유혜민 선배가 딴 첫 금메달에 이어 처음으로 원정 우승을 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어 "길게는 다음 올림픽에 나가 올림픽에 두 번 출전한 첫 한국 알파인 여자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힘닿는 데까지 뛰면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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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선주, AG 알파인스키 ‘당찬 출사표’
    • 입력 2011-01-19 11:18:11
    연합뉴스

 "그만둘 생각을 수도 없이 했지만 이제는 오기가 생겼어요. 한국 여자 스키에 한 획을 그을 때까지는 은퇴 못해요"
 

한국 여자 알파인 스키 톱랭커 김선주(27.경기도청)가 카자흐스탄 알마티-아스타나 동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세계랭킹 400위권인 김선주는 실력에서나 경력에서나 국내 현역 여자 스키 선수로는 최고다.

중앙대 재학 시절인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대회전에서 동메달을 따면서 주목받은 그는 지난해 밴쿠버 올림픽에는 국내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국제스키연맹(FIS) 포인트를 따내 자력으로 출전했다.

아시아 무대를 주름잡는 일본 여자 선수를 위협할 실력을 갖춘 유일한 한국 선수로도 꼽히며 승부근성과 집중력이 강하고 겁이 없어 코스 적응력이 좋다는 평이다.

현재 한국에서 FIS 등록 선수는 220명 남짓. 이 가운데 여자 선수는 3분의 1 정도인 60여명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국제대회에 활발히 출전하는 선수는 그 절반도 채 안되는 상황에서 `국내 1위'와 `아시아 정상권'에 만족할 법도 할 텐데 지난 18일 용평리조트에서 만난 김선주는 "앞으로 더 이루고 싶은 게 많다"고 했다.

김선주는 "처음에 놀면서 시작한 스키를 그 고생을 하면서도 이렇게 오래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지금까지 여자 선수 중에서 이 나이 먹도록 현역으로 뛴 선수도 내가 처음일 텐데 이제는 오기가 생겨서 못 그만둔다"며 웃었다.

그도 그럴 듯이 김선주는 빠른 속도로 슬로프를 질주하는 알파인 선수라는 점을 감안해도 유독 잦은 부상에 시달려왔다.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오른쪽 무릎, 대학교 1학년 때인 2004년에는 왼쪽 무릎 연골을 다쳐 각각 수술을 받았고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딴 2007년 가을에는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서 지상훈련을 하다 오른쪽 발목 골절로 거의 1년을 쉬었다.

한창 밴쿠버 올림픽을 준비하던 2009년 말에는 전지훈련 도중 또 무릎을 다쳐 한 달 가까이 스키를 신지 못했다. 올림픽 출전 자격을 딸 수 있는 포인트를 눈앞에 두고 있어 좌절도 컸던 이 시기를 두고 김선주는 "그때는 정말 거울만 쳐다봐도 울 정도였다니까요"라고 되려 너스레를 떨었다.

올해 여름에도 어깨 연골을 다쳐 재활 중인 그는 매번 부상 때마다 선수 생활을 그만두려고 수차례 결심했지만 이렇게 고비를 넘기면 `이상하게 스키가 잘 타졌다'고 한다.

`스키는 내 운명' 같은 얘기냐고 묻자 김선주는 "에이, 그렇지 않다"라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대학 1학년 때도 스키 그만두고 호주로 유학 가려고 학교까지 다 알아봤는데 그때 처음 국가대표에 뽑혔다. 부상으로 한동안 쉬고 나면 오히려 더 성장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대표팀에 몸담은 지 8년째에 접어든 그는 이제 여자 알파인 대표팀 최고참이다.

지난해 밴쿠버에서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고 나서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다며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뛰면서 후배들을 이끌어주고 싶다고 했다.

김선주는 "오래 선수생활을 하는 만큼 남들이 하지 못한 걸 이뤄놓고 나서 그만두겠다는 생각이다"라며 "당장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는 1999년 강원 대회 때 유혜민 선배가 딴 첫 금메달에 이어 처음으로 원정 우승을 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어 "길게는 다음 올림픽에 나가 올림픽에 두 번 출전한 첫 한국 알파인 여자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힘닿는 데까지 뛰면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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