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바이러스 생명력은 ‘에일리언’ 수준

입력 2011.01.1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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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발생 50여일만에 살처분.매몰된 가축이 200만 마리를 넘어서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구제역 바이러스의 끈질긴 생명력을 재차 확인할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우병학회는 구제역을 주제로 한 학술회보를 통해 구제역 바이러스의 놀라운 생명력과 전파력에 대해 설명했다.

학술회보에 따르면 구제역 바이러스는 감염된 동물의 이동으로 인한 직접 전파뿐 아니라 바이러스에 오염된 육류 및 유제품, 사람의 코점막과 의복, 감염된 소의 정액을 사용한 인공수정에 이르기까지 전파경로가 매우 다양하다.

회보는 구제역에 감염된 동물과 접촉한 사람의 코점막에서 28시간까지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를 소개하며 이 경우, 코를 풀어도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없고 면으로 된 마스크를 착용해도 감염을 막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우유 속에서 18시간까지 생존할 수 있고 분유로 만드는 증발이나 버터, 치즈, 카제인 제품으로 만드는 가공에 의해서도 죽지 않는다.

또 옷과 사료에서 10∼12주, 동물의 털에서는 1달까지 생존하는 등 감염된 물건에서 1년 이상 생존할 수 있고 영하 79℃의 냉동정액에서 60일 이상 생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회보는 영국에서 구제역 발생원인을 연구한 결과, 돼지사료로 사용된 고기제품이 40%, 분명하지 않은 원인 28%, 조류에 의한 이동 16%, 돼지구정물 이외의 고기와 뼈에 접촉 9%, 원인불명(구정물로 추정) 7%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전체의 35%를 차지해 감염경로 파악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우병학회는 소는 구제역 증상이 나타나기 1∼5일 전부터, 돼지는 2∼10일 전부터 호흡기를 통해 바이러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농장에서 확진을 받을 즈음에는 이미 다른 농장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수의사가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수의사는 농장의 소독조를 통과한 뒤 전용 장화 및 일회용 장갑을 착용하고 진료 후 세척과 소독을 거쳐 농장을 나오는 등 위생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 구제역 발생지에서는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시기에도 기존의 차단방역을 지속하는 한편, 예방접종 관련자는 5일간 격리가 필요하고 7일간은 감수성 동물과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회보는 강조하고 있다.

한편 농장근로자의 의복, 자동차, 농기계 등 오염 가능성이 있는 물품 뿐 아니라 농장의 헛간이나 마당 등 공간에 대해서도 소독을 실시하고 소독하기 어려운 깔짚, 사료, 동물의 생산물, 기타 물품은 소각할 것을 권고했다.

우병학회의 실무부회장을 맡아 회보를 편집한 강원대학교 수의학과 김두 교수는 "구제역이 전국적인 재난으로 번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피해를 막고 현장 수의사 및 농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회보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우병학회는 이 회보를 전국의 산업동물수의사 1천600여명에게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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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제역 바이러스 생명력은 ‘에일리언’ 수준
    • 입력 2011-01-19 12:07:46
    연합뉴스
구제역 발생 50여일만에 살처분.매몰된 가축이 200만 마리를 넘어서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구제역 바이러스의 끈질긴 생명력을 재차 확인할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우병학회는 구제역을 주제로 한 학술회보를 통해 구제역 바이러스의 놀라운 생명력과 전파력에 대해 설명했다. 학술회보에 따르면 구제역 바이러스는 감염된 동물의 이동으로 인한 직접 전파뿐 아니라 바이러스에 오염된 육류 및 유제품, 사람의 코점막과 의복, 감염된 소의 정액을 사용한 인공수정에 이르기까지 전파경로가 매우 다양하다. 회보는 구제역에 감염된 동물과 접촉한 사람의 코점막에서 28시간까지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를 소개하며 이 경우, 코를 풀어도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없고 면으로 된 마스크를 착용해도 감염을 막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우유 속에서 18시간까지 생존할 수 있고 분유로 만드는 증발이나 버터, 치즈, 카제인 제품으로 만드는 가공에 의해서도 죽지 않는다. 또 옷과 사료에서 10∼12주, 동물의 털에서는 1달까지 생존하는 등 감염된 물건에서 1년 이상 생존할 수 있고 영하 79℃의 냉동정액에서 60일 이상 생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회보는 영국에서 구제역 발생원인을 연구한 결과, 돼지사료로 사용된 고기제품이 40%, 분명하지 않은 원인 28%, 조류에 의한 이동 16%, 돼지구정물 이외의 고기와 뼈에 접촉 9%, 원인불명(구정물로 추정) 7%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전체의 35%를 차지해 감염경로 파악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우병학회는 소는 구제역 증상이 나타나기 1∼5일 전부터, 돼지는 2∼10일 전부터 호흡기를 통해 바이러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농장에서 확진을 받을 즈음에는 이미 다른 농장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수의사가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수의사는 농장의 소독조를 통과한 뒤 전용 장화 및 일회용 장갑을 착용하고 진료 후 세척과 소독을 거쳐 농장을 나오는 등 위생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 구제역 발생지에서는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시기에도 기존의 차단방역을 지속하는 한편, 예방접종 관련자는 5일간 격리가 필요하고 7일간은 감수성 동물과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회보는 강조하고 있다. 한편 농장근로자의 의복, 자동차, 농기계 등 오염 가능성이 있는 물품 뿐 아니라 농장의 헛간이나 마당 등 공간에 대해서도 소독을 실시하고 소독하기 어려운 깔짚, 사료, 동물의 생산물, 기타 물품은 소각할 것을 권고했다. 우병학회의 실무부회장을 맡아 회보를 편집한 강원대학교 수의학과 김두 교수는 "구제역이 전국적인 재난으로 번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피해를 막고 현장 수의사 및 농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회보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우병학회는 이 회보를 전국의 산업동물수의사 1천600여명에게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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