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北 희천발전소

입력 2011.01.22 (09:38) 수정 2011.02.14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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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해보는<클로즈업 북한>입니다.



계속되는 한파로 인해 남한도 전력난이 심각한데요.



북한에서 전력난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최근 북한 지도층은 심각한 전력난의 해결책을 내놓았는데요.



바로 희천발전소 건설입니다.



오늘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희천발전소 건설이 북한 전력난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꼼꼼하게 살펴봅니다.



지금 북한에선 김정일 위원장 집권 이후 최대 규모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평균 해발이 800미터가 넘는 고지대, 자강도에 짓고 있는 희천발전소다.



용림군 장자강 유역의 용림댐과 희천1발전소, 희천군 청천강 유역의 희천댐과 희천2발전소, 30킬로미터에 이르는 수로터널 2곳, 여기에 평양까지 230킬로미터에 이르는 송전선 공사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강물의 흐름을 바꿔 낙차를 크게해 전력을 만들어내는 유역변경식으로 험준한 낭림산맥 골짜기를 막고 산허리에 터널을 뚫는 대역사다.



김정일 시대 최대 규모 공사에 군인과 인근 주민 등 수 만 명이 동원돼 영하 30도의 혹한이 몰아치는 지금 이순간도 쉴새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사가 벌어지는 곳은 희천발전소 현장뿐만이 아니다.



청년돌격대가 북한 전역의 산악에 투입돼 눈속에서 희천발전소 건설에 쓰일 목재를 자르고 운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녹취>리세현(자강도청년돌격대 참모장/조선중앙TV/1월 14일) : “우리 전투원들은 발전소 건설에 쓰일 통나무 생산에 모든 열정을 다 바치고 있습니다.”



희천발전소 공사 현장에는 목재와 시멘트 등 공사자재를 실어나르는 트럭들이 쉴새없이 드나든다.



지난해 김정일 위원장의 첫 현지지도 장소는 희천발전소 현장이었다.



<녹취>조선중앙TV(지난해 1월 4일) : “김정일 동지께서는 희천발전소 건설장을 찾으시어 새해 전투에 돌입한 건설자들을 고무 격려하시었습니다. ”



체감온도가 영하 30도 아래로 떨어진 매서운 추위였지만 김 위원장은 현장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공사 관련자들을 격려했다.



김 위원장은 4월과, 11월, 12월에도 희천발전소를 찾았다.



특히 11월과 12월에는 김정은도 동행했다.



1년에 4번이나 현지지도를 했다는 건 그만큼 희천발전소 건설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대내외에 보여준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신년사 성격인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도 희천발전소 건설은 강조됐다.



<녹취> “희천발전소건설, 흥남가스화대상공사, 평양시 10만세대 살림집건설을 비롯한 중요대상건설을 최대한으로 다그쳐 끝내야 한다.”



희천발전소 공사는 2001년에 시작됐지만 경제난 등을 이유로 첫삽만 뜬 뒤 사실상 방치돼왔다.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 건 2009년 3월 김정일 위원장이 희천발전소 공사현장을 방문하면서부터이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희천발전소 공사를 강성대국 건설 원년인 2012년까지 마칠 것을 지시했다.



통상 10년이 걸리는 댐과 발전소 건설을 3년 만에 마치라는 것이었다.



절대권력자의 지시가 떨어지자 북한의 국가적 역량이 희천발전소 건설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군인과 인근 주민들이 동원돼 공사는 무서운 속도로 진행됐다.



중장비가 턱없이 부족해 삽과 곡괭이를 들고도 댐 기초공사는 다섯달, 임시 수로는 석달만에 끝났다.



북한에서 일반 공사에 비해 6배 속도다.



<녹취>조선중앙TV(지난해 12월 22일) : “새로운 속도, 희천속도로 세계를 주름잡으며 질풍같이 내달림으로써 영웅조선의 혁명적 기상을 다시금 만방에 높이 떨쳐가야 한다고 지적하셨습니다.”



희천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이뤄지는 놀라운 공사속도를 뜻하는 ‘희천속도’와 ‘희천시간’이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현장 군인과 주민들을 독려하기 위한 노래도 나왔다.



<녹취> “아 희천의 불빛 건설자의 열정인가 빛나네”



북한 관영매체들도 거의 매일 희천발전소 공사 진척상황을 보도하고 있다.



최근 2년간 김정일 위원장 동정 보도에 이어 보도량이 가장 많다.



<녹취>조선중앙TV(1월 17일) : "새해공동사설 과업 관철이 한결같이 떨쳐나선 희천발전소 철도성려단에서 맡은 물길굴공사를 끝내는 자랑찬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희천발전소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왜일까?



우선 심각한 전력난 때문이다.



<녹취>조선중앙TV(지난해 11월 4일) : “급격히 장성하는 전력 수요를 원만히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현존 발전소들의 전력 생산을 높은 수준에서 정상화하는 것과 함께 출력이 큰 새로운 발전소들을 더 많이 일떠세워야 한다고 하시면서....”



북한의 전력난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북한의 야간위성사진은 칠흙같은 어둠뿐이었다.



때문에 발전소 건설은 북한의 식량난 해결과 더불어 최대 당면과제다.



희천발전소는 1,2호 합쳐서 30만킬로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최근 20년 동안 건설한 최대규모 발전소다.



북한은 희천발전소가 완공되면 청천강 물길을 따라 여러 개의 발전소를 더 지을 계획이다.



최대 백만킬로와트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인터뷰>조봉현(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북한에서 전력은 식량에 비교하면 쌀과 같은 것입니다. 산업 가동률을 높이고 그 다음에 많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전력이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그래서 북한 입장에서는 전력 생산에 주력을 하고 있습니다.”



내부 동력 결집도 이면에 감춰진 이유다.



과거에도 북한정권은 천리마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여 주민들의 노동력을 끌어올렸다.



또 평양속도, 강선속도라는 용어를 만들어내 제시된 목표를 정해진 시간 안에 초과달성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번에는 2012년까지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여러 가지 국가과제를 무조건 달성하기 위해 희천발전소를 하나의 본보기로 제시한 것이다.



<인터뷰>김용현(동국대 북한한과 교수) :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희천발전소가 결국엔 북한이 강성대국을 건설하는 데 있어서 상징적인 건축물, 상징적인 건설물로써의 이미지, 의미를 부여한다 이런 의미에서 2012년 완공을 북한이 계속 선전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후계자로 공식화된 김정은의 치적쌓기다.



아직 29살에 불과한 김정은이 내부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권력을 세습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성과가 필요하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희천발전소가 건설되면 평양에 짓고 있는 10만세대 살림집에 전력을 차질 없이 공급되는 것은 물론, 강성대국의 문을 열어젖히는 2012년부터 수도 평양에 불이 꺼지지 않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0만세대 살림집 건설 역시 북한 정권이 김정은의 핵심 치적으로 삼고 있다.



<인터뷰>조봉현(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10년의 공사를 김정일 위원장과 김정은이 나서면 3년으로 단축한다, 이걸 보여줌으로써 북한주민들한테 김정은에 대한 영도력을 과시하기 위한 그런 속셈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희천발전소 건설이 북한 정권의 이런 목표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까.



전망은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다.



희천발전소가 생산할 수 있는 전력 30만 킬로와트는 북한 전체 생산량의 10%, 필요량의 5%에 불과하다.



<인터뷰>김용현(동국대 북한한과 교수) : “희천발전소가 수력발전소이면서 30만kw를 생산 한다, 그렇게 북한이 예상을 하고 있는데 그 정도의 발전량으로는 현재 지금 북한의 전력난을 완전히 해소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전력난은 희천발전소 완공 이후에도 여전히 어려운 상태일 수밖에 없겠다.”



북한은 전력생산 대부분을 수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겨울철이면 담수량이 줄어들고 물이 얼기 때문에 전력생산량이 급감하는 치명적인 단점을 희천발전소 역시 안고 있다.



게다가 10년을 3년으로 단축하는 것과 같이 속도만을 앞세운 무리한 공사는 북한 경제에 악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인터뷰>조봉현(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발전소 같은 경우에 2, 3년 후에 금이 간다든지, 이걸 통해서 댐들이 무너지는 현상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이런 속도전을 통해서 단기간에 겉으로는 성과를 보여줄 수 있지만 실제 그 내면을 봤을 때는 부실 공사가 대부분이고, 이걸 통해서 북한이 오히려 경제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하겠습니다.”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희천발전소와 10만세대 살림집 건설이라는 대규모 공사에 모든 주민이 직간접적으로 동원되면서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또 삽과 곡괭이 같은 작업도구와 식량 징발도 계속돼 주민들의 삶의 질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인터뷰>조봉현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주민들의 노력동원은 많이 하지만 그게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보상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노력동원은 많이 하고 국가에서 배급은 제대로 안 해주다 보니까 북한 주민들은 당국에 대한 불만만 점차 쌓여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나중에 혹시 완공이 되더라도 주민생활이 개선되지 않았을 경우 오히려 북한 주민들의 불만만 더 높게 하는 하나의 요인도 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내년 4월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이 북한이 제시한 강성대국 건설 시한이자 희천발전소 완공 시한이다.



과연 평양의 밤이 전깃불로 환히 밝혀진 가운데 서른살을 맞는 김정은이 권력의 3대세습 축포를 쏘아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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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北 희천발전소
    • 입력 2011-01-22 09:38:51
    • 수정2011-02-14 19:39:40
    남북의 창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해보는<클로즈업 북한>입니다.

계속되는 한파로 인해 남한도 전력난이 심각한데요.

북한에서 전력난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최근 북한 지도층은 심각한 전력난의 해결책을 내놓았는데요.

바로 희천발전소 건설입니다.

오늘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희천발전소 건설이 북한 전력난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꼼꼼하게 살펴봅니다.

지금 북한에선 김정일 위원장 집권 이후 최대 규모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평균 해발이 800미터가 넘는 고지대, 자강도에 짓고 있는 희천발전소다.

용림군 장자강 유역의 용림댐과 희천1발전소, 희천군 청천강 유역의 희천댐과 희천2발전소, 30킬로미터에 이르는 수로터널 2곳, 여기에 평양까지 230킬로미터에 이르는 송전선 공사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강물의 흐름을 바꿔 낙차를 크게해 전력을 만들어내는 유역변경식으로 험준한 낭림산맥 골짜기를 막고 산허리에 터널을 뚫는 대역사다.

김정일 시대 최대 규모 공사에 군인과 인근 주민 등 수 만 명이 동원돼 영하 30도의 혹한이 몰아치는 지금 이순간도 쉴새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사가 벌어지는 곳은 희천발전소 현장뿐만이 아니다.

청년돌격대가 북한 전역의 산악에 투입돼 눈속에서 희천발전소 건설에 쓰일 목재를 자르고 운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녹취>리세현(자강도청년돌격대 참모장/조선중앙TV/1월 14일) : “우리 전투원들은 발전소 건설에 쓰일 통나무 생산에 모든 열정을 다 바치고 있습니다.”

희천발전소 공사 현장에는 목재와 시멘트 등 공사자재를 실어나르는 트럭들이 쉴새없이 드나든다.

지난해 김정일 위원장의 첫 현지지도 장소는 희천발전소 현장이었다.

<녹취>조선중앙TV(지난해 1월 4일) : “김정일 동지께서는 희천발전소 건설장을 찾으시어 새해 전투에 돌입한 건설자들을 고무 격려하시었습니다. ”

체감온도가 영하 30도 아래로 떨어진 매서운 추위였지만 김 위원장은 현장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공사 관련자들을 격려했다.

김 위원장은 4월과, 11월, 12월에도 희천발전소를 찾았다.

특히 11월과 12월에는 김정은도 동행했다.

1년에 4번이나 현지지도를 했다는 건 그만큼 희천발전소 건설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대내외에 보여준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신년사 성격인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도 희천발전소 건설은 강조됐다.

<녹취> “희천발전소건설, 흥남가스화대상공사, 평양시 10만세대 살림집건설을 비롯한 중요대상건설을 최대한으로 다그쳐 끝내야 한다.”

희천발전소 공사는 2001년에 시작됐지만 경제난 등을 이유로 첫삽만 뜬 뒤 사실상 방치돼왔다.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 건 2009년 3월 김정일 위원장이 희천발전소 공사현장을 방문하면서부터이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희천발전소 공사를 강성대국 건설 원년인 2012년까지 마칠 것을 지시했다.

통상 10년이 걸리는 댐과 발전소 건설을 3년 만에 마치라는 것이었다.

절대권력자의 지시가 떨어지자 북한의 국가적 역량이 희천발전소 건설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군인과 인근 주민들이 동원돼 공사는 무서운 속도로 진행됐다.

중장비가 턱없이 부족해 삽과 곡괭이를 들고도 댐 기초공사는 다섯달, 임시 수로는 석달만에 끝났다.

북한에서 일반 공사에 비해 6배 속도다.

<녹취>조선중앙TV(지난해 12월 22일) : “새로운 속도, 희천속도로 세계를 주름잡으며 질풍같이 내달림으로써 영웅조선의 혁명적 기상을 다시금 만방에 높이 떨쳐가야 한다고 지적하셨습니다.”

희천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이뤄지는 놀라운 공사속도를 뜻하는 ‘희천속도’와 ‘희천시간’이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현장 군인과 주민들을 독려하기 위한 노래도 나왔다.

<녹취> “아 희천의 불빛 건설자의 열정인가 빛나네”

북한 관영매체들도 거의 매일 희천발전소 공사 진척상황을 보도하고 있다.

최근 2년간 김정일 위원장 동정 보도에 이어 보도량이 가장 많다.

<녹취>조선중앙TV(1월 17일) : "새해공동사설 과업 관철이 한결같이 떨쳐나선 희천발전소 철도성려단에서 맡은 물길굴공사를 끝내는 자랑찬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희천발전소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왜일까?

우선 심각한 전력난 때문이다.

<녹취>조선중앙TV(지난해 11월 4일) : “급격히 장성하는 전력 수요를 원만히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현존 발전소들의 전력 생산을 높은 수준에서 정상화하는 것과 함께 출력이 큰 새로운 발전소들을 더 많이 일떠세워야 한다고 하시면서....”

북한의 전력난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북한의 야간위성사진은 칠흙같은 어둠뿐이었다.

때문에 발전소 건설은 북한의 식량난 해결과 더불어 최대 당면과제다.

희천발전소는 1,2호 합쳐서 30만킬로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최근 20년 동안 건설한 최대규모 발전소다.

북한은 희천발전소가 완공되면 청천강 물길을 따라 여러 개의 발전소를 더 지을 계획이다.

최대 백만킬로와트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인터뷰>조봉현(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북한에서 전력은 식량에 비교하면 쌀과 같은 것입니다. 산업 가동률을 높이고 그 다음에 많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전력이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그래서 북한 입장에서는 전력 생산에 주력을 하고 있습니다.”

내부 동력 결집도 이면에 감춰진 이유다.

과거에도 북한정권은 천리마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여 주민들의 노동력을 끌어올렸다.

또 평양속도, 강선속도라는 용어를 만들어내 제시된 목표를 정해진 시간 안에 초과달성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번에는 2012년까지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여러 가지 국가과제를 무조건 달성하기 위해 희천발전소를 하나의 본보기로 제시한 것이다.

<인터뷰>김용현(동국대 북한한과 교수) :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희천발전소가 결국엔 북한이 강성대국을 건설하는 데 있어서 상징적인 건축물, 상징적인 건설물로써의 이미지, 의미를 부여한다 이런 의미에서 2012년 완공을 북한이 계속 선전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후계자로 공식화된 김정은의 치적쌓기다.

아직 29살에 불과한 김정은이 내부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권력을 세습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성과가 필요하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희천발전소가 건설되면 평양에 짓고 있는 10만세대 살림집에 전력을 차질 없이 공급되는 것은 물론, 강성대국의 문을 열어젖히는 2012년부터 수도 평양에 불이 꺼지지 않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0만세대 살림집 건설 역시 북한 정권이 김정은의 핵심 치적으로 삼고 있다.

<인터뷰>조봉현(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10년의 공사를 김정일 위원장과 김정은이 나서면 3년으로 단축한다, 이걸 보여줌으로써 북한주민들한테 김정은에 대한 영도력을 과시하기 위한 그런 속셈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희천발전소 건설이 북한 정권의 이런 목표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까.

전망은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다.

희천발전소가 생산할 수 있는 전력 30만 킬로와트는 북한 전체 생산량의 10%, 필요량의 5%에 불과하다.

<인터뷰>김용현(동국대 북한한과 교수) : “희천발전소가 수력발전소이면서 30만kw를 생산 한다, 그렇게 북한이 예상을 하고 있는데 그 정도의 발전량으로는 현재 지금 북한의 전력난을 완전히 해소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전력난은 희천발전소 완공 이후에도 여전히 어려운 상태일 수밖에 없겠다.”

북한은 전력생산 대부분을 수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겨울철이면 담수량이 줄어들고 물이 얼기 때문에 전력생산량이 급감하는 치명적인 단점을 희천발전소 역시 안고 있다.

게다가 10년을 3년으로 단축하는 것과 같이 속도만을 앞세운 무리한 공사는 북한 경제에 악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인터뷰>조봉현(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발전소 같은 경우에 2, 3년 후에 금이 간다든지, 이걸 통해서 댐들이 무너지는 현상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이런 속도전을 통해서 단기간에 겉으로는 성과를 보여줄 수 있지만 실제 그 내면을 봤을 때는 부실 공사가 대부분이고, 이걸 통해서 북한이 오히려 경제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하겠습니다.”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희천발전소와 10만세대 살림집 건설이라는 대규모 공사에 모든 주민이 직간접적으로 동원되면서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또 삽과 곡괭이 같은 작업도구와 식량 징발도 계속돼 주민들의 삶의 질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인터뷰>조봉현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주민들의 노력동원은 많이 하지만 그게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보상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노력동원은 많이 하고 국가에서 배급은 제대로 안 해주다 보니까 북한 주민들은 당국에 대한 불만만 점차 쌓여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나중에 혹시 완공이 되더라도 주민생활이 개선되지 않았을 경우 오히려 북한 주민들의 불만만 더 높게 하는 하나의 요인도 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내년 4월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이 북한이 제시한 강성대국 건설 시한이자 희천발전소 완공 시한이다.

과연 평양의 밤이 전깃불로 환히 밝혀진 가운데 서른살을 맞는 김정은이 권력의 3대세습 축포를 쏘아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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