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CEO ‘인사태풍’…내달 4개 금융지주 윤곽

입력 2011.01.2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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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주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잇따라 만료되면서 금융업계에 CEO 인사 태풍이 휘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차기 CEO를 놓고 후보 간 물밑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과열 경쟁에 대한 우려와 함께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 마련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월 중 새 CEO 윤곽 나올 듯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3월에 회장 임기가 만료되는 우리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3개 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이 이르면 내달 중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회장 임기가 6월에 끝나는 산은금융 역시 회장 교체 가능성이 있어 금융업계 CEO 교체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최근 헤드헌터 2곳으로부터 30명에 육박하는 회장 후보들을 전달받았으며, 오는 29일 특위에서 잠정후보군(롱리스트) 확정 후 이를 최종후보군(숏리스트)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단독 후보는 다음 달 중순까지 선임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28일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민영화 불씨를 살려낸 공로가 있는 이팔성 회장이 연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 역시 외환은행 인수 작업 마무리 등 과제 때문에 김승유 회장이 연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장기 집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 등을 고려해 회장 임기를 1년으로 바꿔 1년마다 재신임받는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도 변화 기미…하마평 무성

하지만, 최근 강만수 국가경쟁력위원장이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CEO 선임 판도에 변화 가능성도 엿보인다.

강 위원장은 당초 신한금융의 회장 후보로 언급됐지만, 재일교포 주주들의 반대와 업무전문성 40%, 신한금융과의 적합성 30% 등 후보 평가 기준 등이 관료 출신인 강 위원장에게 불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른 금융지주사 회장 하마평에도 자주 거론된다.

이에 따라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자율형사립고인 하나고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미소금융과 교육사업 등에 전념하고, 강 위원장이 하나금융 회장에 선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 위원장이 하나금융 회장으로 오면 3월 임기 만료되는 김종열 사장과 김정태 하나은행장의 연임에도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강 위원장이 `민영화 성사'라는 명분을 내세워 관영 금융기관인 우리금융 회장으로 입성할 것이라는 설도 있다. 대신 이팔성 회장은 산은금융이나 신한금융 회장 등으로 옮길 수 있다는 추측이다.

산은금융 차기 회장으로는 현재 금융감독원장 자리를 놓고 경합 중인 김용환 금감원 수석부원장과 권혁세 금융위 부위원장 중 한 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관료들이 수출입은행장을 선호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과열 경쟁 우려도

관치금융과 함께 전 경영진 간 대리전에 따른 조직 분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라응찬 전 회장이 최근 일본 도쿄에서 재일교포 주주들을 만나 류시열 회장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점이나 신상훈 전 사장이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신한금융이 특정계파의 사유물이 아니며, 소수가 전면에 나서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한 점을 두고 회장 선임에 관여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 회장 후보로는 류시열 회장 대행과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홍성균 신한카드 부회장, 한동우 전 신한생명 부회장, 이인호 전 신한금융 사장, 최영휘 전 사장, 고영선 전 신한생명 사장(현 화재보험협회 이사장), 이철휘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장,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신동규 은행연합회장 등 전직 임원, 교수, 관료 출신 인사들이 두루 거론되고 있다.

우리은행도 하마평에 오르는 후보가 늘면서 정치권이나 경영진 지원설 등이 나오고 있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는 이순우 수석 부행장과 김희태 중국법인장, 김경동 전 우리금융 수석 전무, 윤상구 전무, 김정한 전무, 이병재 우리파이낸셜 대표이사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소유구조가 분산된 금융회사는 갑자기 나타난 실세가 CEO로 선임되면서 미래가 어두워질 수 있는 만큼 경영진 선발과 승계 시스템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며 "외국처럼 경영진의 임기나 연령을 제한하고 임기 만료에 대비해 현 CEO 임기 초기에 차기 CEO 선임 작업을 진행하도록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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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CEO ‘인사태풍’…내달 4개 금융지주 윤곽
    • 입력 2011-01-23 09:40:57
    연합뉴스
오는 3월 주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잇따라 만료되면서 금융업계에 CEO 인사 태풍이 휘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차기 CEO를 놓고 후보 간 물밑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과열 경쟁에 대한 우려와 함께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 마련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월 중 새 CEO 윤곽 나올 듯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3월에 회장 임기가 만료되는 우리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3개 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이 이르면 내달 중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회장 임기가 6월에 끝나는 산은금융 역시 회장 교체 가능성이 있어 금융업계 CEO 교체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최근 헤드헌터 2곳으로부터 30명에 육박하는 회장 후보들을 전달받았으며, 오는 29일 특위에서 잠정후보군(롱리스트) 확정 후 이를 최종후보군(숏리스트)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단독 후보는 다음 달 중순까지 선임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28일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민영화 불씨를 살려낸 공로가 있는 이팔성 회장이 연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 역시 외환은행 인수 작업 마무리 등 과제 때문에 김승유 회장이 연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장기 집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 등을 고려해 회장 임기를 1년으로 바꿔 1년마다 재신임받는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도 변화 기미…하마평 무성 하지만, 최근 강만수 국가경쟁력위원장이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CEO 선임 판도에 변화 가능성도 엿보인다. 강 위원장은 당초 신한금융의 회장 후보로 언급됐지만, 재일교포 주주들의 반대와 업무전문성 40%, 신한금융과의 적합성 30% 등 후보 평가 기준 등이 관료 출신인 강 위원장에게 불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른 금융지주사 회장 하마평에도 자주 거론된다. 이에 따라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자율형사립고인 하나고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미소금융과 교육사업 등에 전념하고, 강 위원장이 하나금융 회장에 선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 위원장이 하나금융 회장으로 오면 3월 임기 만료되는 김종열 사장과 김정태 하나은행장의 연임에도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강 위원장이 `민영화 성사'라는 명분을 내세워 관영 금융기관인 우리금융 회장으로 입성할 것이라는 설도 있다. 대신 이팔성 회장은 산은금융이나 신한금융 회장 등으로 옮길 수 있다는 추측이다. 산은금융 차기 회장으로는 현재 금융감독원장 자리를 놓고 경합 중인 김용환 금감원 수석부원장과 권혁세 금융위 부위원장 중 한 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관료들이 수출입은행장을 선호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과열 경쟁 우려도 관치금융과 함께 전 경영진 간 대리전에 따른 조직 분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라응찬 전 회장이 최근 일본 도쿄에서 재일교포 주주들을 만나 류시열 회장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점이나 신상훈 전 사장이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신한금융이 특정계파의 사유물이 아니며, 소수가 전면에 나서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한 점을 두고 회장 선임에 관여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 회장 후보로는 류시열 회장 대행과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홍성균 신한카드 부회장, 한동우 전 신한생명 부회장, 이인호 전 신한금융 사장, 최영휘 전 사장, 고영선 전 신한생명 사장(현 화재보험협회 이사장), 이철휘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장,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신동규 은행연합회장 등 전직 임원, 교수, 관료 출신 인사들이 두루 거론되고 있다. 우리은행도 하마평에 오르는 후보가 늘면서 정치권이나 경영진 지원설 등이 나오고 있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는 이순우 수석 부행장과 김희태 중국법인장, 김경동 전 우리금융 수석 전무, 윤상구 전무, 김정한 전무, 이병재 우리파이낸셜 대표이사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소유구조가 분산된 금융회사는 갑자기 나타난 실세가 CEO로 선임되면서 미래가 어두워질 수 있는 만큼 경영진 선발과 승계 시스템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며 "외국처럼 경영진의 임기나 연령을 제한하고 임기 만료에 대비해 현 CEO 임기 초기에 차기 CEO 선임 작업을 진행하도록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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