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한겨울 전세난에 서러운 세입자

입력 2011.01.25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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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해가 바꼈는데..한번 치솟은 전세값이 꺾일 줄 모릅니다.



정부가 부랴 부랴 대책을 내놨지만 수그러들 조짐이 보이지 않는데요.



먼저 한 겨울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는 이른바 ’전세난민’ 서러운 현실을 노윤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북의 한 다가구 주택에서 전세를 살아온 정모 씨.



최근 집주인에게 월세로 바꿔달란 통보를 받고 일단 반월세로 계약을 1년 연장했습니다.



<인터뷰> 정OO(다가구 주택 세입자) : "한달에 50만 원이요. 월세 비용에 보태 려고 어린이집 가는 걸 미루고 우선은 살기로 했죠."



하지만 부담이 너무 커 조만간 경기도에 전세를 구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정OO(다가구 주택 세입자) : "남양주 쪽이나 안양 쪽? 계속 월세를 주고살면 돈을 못 모으잖아요. 그럼 내 집을 갖는다는 건 더 멀어지는 거고 ..."



경기도 의왕의 한 아파트 단지.



서울에서 밀려나온 전세 난민 때문에 최근 전셋값이 5천만 원에서 1억 원까지 올랐습니다.



5,6천만 원이면 어렵지 않게 전셋집을 구했던 서울 변두리 동네에도 전세 대란의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인터뷰> 민충식(연남동 공인중개사) : "아파트 전셋값 상승으로 연립이나 빌라 쪽 으로 가격대를 납춰서 매물을 찾는 분들이 이쪽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오른 값에라도 전셋집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인터뷰> 이OO(아파트 세입자) : "아침에 나오면 낮이 되기 전에 그냥 나간대요. 나오는 게 있어야 보러 가기도 하고 하다못해 비교라도 하고.."



세입자들은 오늘도 인터넷과 전화통을 붙들고 그야말로 전세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질문> 도대체 왜 자꾸 오르는지 해결책은 없는지 꼼꼼하게 따져 보죠. 박찬형 기자! 가을 이사철 지나면 전세값이 가라앉는 게 정상 아닌가요?



<답변>



보통은 가을 이사철 지나면 수요가 가라앉았다가 다시 봄 이사철 앞두고 오르는데 이번엔 다르다.



지난해 전국 전셋값 상승률은 7.1%로 8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그 기세도 전혀 꺾이지 않고 있는데요.



지난 2009년 4월 6일 이후 지난 주까지 93주 연속 상승하면서 2년도 안돼 15.5% 올랐습니다.



지난 13일 정부대책 발표 됐는데요.



하지만, 이후에도 전셋값 상승률은 0.4%로 상승세를 누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왜 이렇게 한겨울에도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전세난을 겪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그 이유를 이소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사가 한창이어야 할 서울 마포의 재개발 현장.



소송 등으로 2년째 공사가 중단된데다 주변 재개발이 잇따르면서 일대 전세 수요가 폭증했습니다.



전세난은 인근 은평구까지 영향을 미쳤고, 전세값도 뛰었습니다.



<인터뷰> 박경숙(공인중개사) : "화장실 2개 방 3개 이런게 전에는 1억 3,4천... 지금은 2억으로 올라갔어요 그러다 보니 너무 심각해서..."



이처럼 재개발 등으로 주택은 계속 사 라져 전세수요가 늘지만 신규 아파트 공급 은 오히려 20% 정도 더 줄어듭니다.



소형 주택의 물량이 달리는 것도 전세난을 심화시킨 한 원인입니다.



10년 전, 중.대형 아파트 공급량의 두 배에 이르던 소형 아파트는 지난해 1/4로 줄었습니다.



<인터뷰>박원갑(스피드 뱅크 소장) : "1,2인 가구 늘어나면서 소형주택이 필요한데 공급은 대형위주로 이뤄져서 수요공급이 맞지 않은 것도 전세난의 주요 원인입니다."



시세 차익을 얻기 어려워진 부동산 시장의 경기 침체도 전세난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또 집값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전세로 눌러앉는 사람이 많은데다 보금자리 주택 같은 값싼 주택을 노리는 관망 수요도 전세난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당장 봄 이사철이 걱정입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효과를 봐야 할텐데요.



일단 부정적 견해가 우세합니다.



그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다세대 주택단지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전세를 찾고 있지만, 인근 부동산에 나온 전월세 물건 가운데 80%가 월세입니다.



<인터뷰> 김동훈(공인중개사) : "기존에 전세물량 나와있는 곳도 주인들이 월세로 바꾸고 그러다보니까 전체적으로 전세는 없는 형편입니다."



이런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대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월세 대책에 가깝습니다.



도시형 생활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단기간에 짓도록 특별 융자를 해주는데, 이들 주택은 1~2인용인데다 주로 월세입니다.



올해 예정된 공공분양과 임대주택 9만 7천 가구의 입주시기를 앞당긴다 해도 당장 봄 이사철에는 18% 밖에 입주할 수 없습니다.



최근 수요는 넘치고 공급이 달리는 4인 가구용 주택이 모자라 앞으로도 전세난이 심각하다는 얘깁니다.



<인터뷰>김선덕(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 : "전세시장 불안을 막기 위해서는 공공 부분에서 중소형 공공주택을 좀 늘려야 되고요. 민간부분에서는 단기주택 공급이 가능하도록.."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나마 정부 대책이 효과를 보려면 6개월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봄 이사철이 지나고도 상당기간 전세난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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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1-25 2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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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해가 바꼈는데..한번 치솟은 전세값이 꺾일 줄 모릅니다.

정부가 부랴 부랴 대책을 내놨지만 수그러들 조짐이 보이지 않는데요.

먼저 한 겨울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는 이른바 ’전세난민’ 서러운 현실을 노윤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북의 한 다가구 주택에서 전세를 살아온 정모 씨.

최근 집주인에게 월세로 바꿔달란 통보를 받고 일단 반월세로 계약을 1년 연장했습니다.

<인터뷰> 정OO(다가구 주택 세입자) : "한달에 50만 원이요. 월세 비용에 보태 려고 어린이집 가는 걸 미루고 우선은 살기로 했죠."

하지만 부담이 너무 커 조만간 경기도에 전세를 구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정OO(다가구 주택 세입자) : "남양주 쪽이나 안양 쪽? 계속 월세를 주고살면 돈을 못 모으잖아요. 그럼 내 집을 갖는다는 건 더 멀어지는 거고 ..."

경기도 의왕의 한 아파트 단지.

서울에서 밀려나온 전세 난민 때문에 최근 전셋값이 5천만 원에서 1억 원까지 올랐습니다.

5,6천만 원이면 어렵지 않게 전셋집을 구했던 서울 변두리 동네에도 전세 대란의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인터뷰> 민충식(연남동 공인중개사) : "아파트 전셋값 상승으로 연립이나 빌라 쪽 으로 가격대를 납춰서 매물을 찾는 분들이 이쪽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오른 값에라도 전셋집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인터뷰> 이OO(아파트 세입자) : "아침에 나오면 낮이 되기 전에 그냥 나간대요. 나오는 게 있어야 보러 가기도 하고 하다못해 비교라도 하고.."

세입자들은 오늘도 인터넷과 전화통을 붙들고 그야말로 전세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질문> 도대체 왜 자꾸 오르는지 해결책은 없는지 꼼꼼하게 따져 보죠. 박찬형 기자! 가을 이사철 지나면 전세값이 가라앉는 게 정상 아닌가요?

<답변>

보통은 가을 이사철 지나면 수요가 가라앉았다가 다시 봄 이사철 앞두고 오르는데 이번엔 다르다.

지난해 전국 전셋값 상승률은 7.1%로 8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그 기세도 전혀 꺾이지 않고 있는데요.

지난 2009년 4월 6일 이후 지난 주까지 93주 연속 상승하면서 2년도 안돼 15.5% 올랐습니다.

지난 13일 정부대책 발표 됐는데요.

하지만, 이후에도 전셋값 상승률은 0.4%로 상승세를 누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왜 이렇게 한겨울에도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전세난을 겪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그 이유를 이소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사가 한창이어야 할 서울 마포의 재개발 현장.

소송 등으로 2년째 공사가 중단된데다 주변 재개발이 잇따르면서 일대 전세 수요가 폭증했습니다.

전세난은 인근 은평구까지 영향을 미쳤고, 전세값도 뛰었습니다.

<인터뷰> 박경숙(공인중개사) : "화장실 2개 방 3개 이런게 전에는 1억 3,4천... 지금은 2억으로 올라갔어요 그러다 보니 너무 심각해서..."

이처럼 재개발 등으로 주택은 계속 사 라져 전세수요가 늘지만 신규 아파트 공급 은 오히려 20% 정도 더 줄어듭니다.

소형 주택의 물량이 달리는 것도 전세난을 심화시킨 한 원인입니다.

10년 전, 중.대형 아파트 공급량의 두 배에 이르던 소형 아파트는 지난해 1/4로 줄었습니다.

<인터뷰>박원갑(스피드 뱅크 소장) : "1,2인 가구 늘어나면서 소형주택이 필요한데 공급은 대형위주로 이뤄져서 수요공급이 맞지 않은 것도 전세난의 주요 원인입니다."

시세 차익을 얻기 어려워진 부동산 시장의 경기 침체도 전세난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또 집값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전세로 눌러앉는 사람이 많은데다 보금자리 주택 같은 값싼 주택을 노리는 관망 수요도 전세난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당장 봄 이사철이 걱정입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효과를 봐야 할텐데요.

일단 부정적 견해가 우세합니다.

그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다세대 주택단지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전세를 찾고 있지만, 인근 부동산에 나온 전월세 물건 가운데 80%가 월세입니다.

<인터뷰> 김동훈(공인중개사) : "기존에 전세물량 나와있는 곳도 주인들이 월세로 바꾸고 그러다보니까 전체적으로 전세는 없는 형편입니다."

이런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대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월세 대책에 가깝습니다.

도시형 생활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단기간에 짓도록 특별 융자를 해주는데, 이들 주택은 1~2인용인데다 주로 월세입니다.

올해 예정된 공공분양과 임대주택 9만 7천 가구의 입주시기를 앞당긴다 해도 당장 봄 이사철에는 18% 밖에 입주할 수 없습니다.

최근 수요는 넘치고 공급이 달리는 4인 가구용 주택이 모자라 앞으로도 전세난이 심각하다는 얘깁니다.

<인터뷰>김선덕(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 : "전세시장 불안을 막기 위해서는 공공 부분에서 중소형 공공주택을 좀 늘려야 되고요. 민간부분에서는 단기주택 공급이 가능하도록.."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나마 정부 대책이 효과를 보려면 6개월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봄 이사철이 지나고도 상당기간 전세난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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