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 박완서 잠들다…세상과 소박한 작별식

입력 2011.01.25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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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22일 타계한 소설가 박완서 씨가 지상과 영원한 이별을 고하고 먼길을 떠났습니다.

가난한 문인들을 위해 부의금을 받지 말라고 했던 고인의 유지대로 장례는 소박한 가족장으로 치러졌습니다.

조성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떠난 이는 환하게 웃고 있는데 남은 이들은 서럽게 울고 있습니다.

영원한 현역 작가의 마지막 가는 길은 권위와 허세를 멀리했던 모습 그대로 소박하고 겸손했습니다.

생전에 다니던 조그만 성당에서 평범한 가족장으로 세상과 작별했습니다.

자식을 가슴에 묻는 참척의 아픔속에서도, 사나운 시대의 광폭한 질주에도 늘 환한 웃음으로 마주했던 작가, 40여 년 동안 쉼없는 열정속에 피어난 작품들은 우리 시대의 희망을 품은 나목이었습니다.

<녹취> 정호승 시인(조시 中): "일찍이 이 시대의 '나목'이 되어 문학의 언어로 위안과 행복의 열매를 나누어 주셨는데이제 또 어디 가서 한 그루 '나목'으로 서 계시려고 하십니까"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이해인 수녀도 고인과의 생전 약속대로 마지막을 배웅했습니다.

<인터뷰> 이해인 수녀(추모기도): "지상의 소임을 다하고 눈 오는날 눈꽃처럼 깨끗하고 순결하게 생을 마무리하신 우리 어머니를.."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며 생의 마지막 순간을 담담히 받아 들였던 작가 박완서.

먼저 떠난 아들과 남편이 잠들어 있는 공원묘지 한 켠에서 고인의 말처럼 부드럽고 따숩은 흙속에서 세상의 상처를 모두 지우고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조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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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목’ 박완서 잠들다…세상과 소박한 작별식
    • 입력 2011-01-25 23: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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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22일 타계한 소설가 박완서 씨가 지상과 영원한 이별을 고하고 먼길을 떠났습니다. 가난한 문인들을 위해 부의금을 받지 말라고 했던 고인의 유지대로 장례는 소박한 가족장으로 치러졌습니다. 조성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떠난 이는 환하게 웃고 있는데 남은 이들은 서럽게 울고 있습니다. 영원한 현역 작가의 마지막 가는 길은 권위와 허세를 멀리했던 모습 그대로 소박하고 겸손했습니다. 생전에 다니던 조그만 성당에서 평범한 가족장으로 세상과 작별했습니다. 자식을 가슴에 묻는 참척의 아픔속에서도, 사나운 시대의 광폭한 질주에도 늘 환한 웃음으로 마주했던 작가, 40여 년 동안 쉼없는 열정속에 피어난 작품들은 우리 시대의 희망을 품은 나목이었습니다. <녹취> 정호승 시인(조시 中): "일찍이 이 시대의 '나목'이 되어 문학의 언어로 위안과 행복의 열매를 나누어 주셨는데이제 또 어디 가서 한 그루 '나목'으로 서 계시려고 하십니까"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이해인 수녀도 고인과의 생전 약속대로 마지막을 배웅했습니다. <인터뷰> 이해인 수녀(추모기도): "지상의 소임을 다하고 눈 오는날 눈꽃처럼 깨끗하고 순결하게 생을 마무리하신 우리 어머니를.."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며 생의 마지막 순간을 담담히 받아 들였던 작가 박완서. 먼저 떠난 아들과 남편이 잠들어 있는 공원묘지 한 켠에서 고인의 말처럼 부드럽고 따숩은 흙속에서 세상의 상처를 모두 지우고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조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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