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두달 맞은 구제역…전국 초토화

입력 2011.01.30 (07:48) 수정 2011.01.30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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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두달째를 맞고 있습니다.

매몰 가축 규모가 수백만 마리에 달하고 막대한 피해를 일으키면서 역대 최악의 구제역 사태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윤 상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윤 기자, 우선 지금까지 피해 규모를 알아볼까요, 어느정도나 됩니까?

<리포트>

네 구제역은 지금까지 * 개 시도에 다 퍼졌습니다.

두달 동안 사실상 전국으로 확산된 겁니다.

이렇게 구제역이 확산되고 장기화 되면서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매몰처분된 가축은 돼지 275만 마리, 소 14만 마리 등 전체 3백만 만 마리에 육박했습니다.

피해액은 보상금 1조 5천억 원에 방역비 등을 합쳐 모두 1조 7천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국민 세금이 들어가야 하는 비용입니다.

<질문> 그런데 구제역이 경북에서 최초로 확인되기 전에 이미 경기도로 퍼졌다면서요, 어떻게 된 거죠?

<답변>

네 방역 당국의 역학 조사 결과 나온 내용인데요 이렇습니다.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처음 확인된 건 지난해 11월 29일인데요.

하지만 감염 발생은 이미 10여일 전에 이뤄졌습니다.

수의과학검역원의 발표 내용 들어보시죠.

<녹취>주이석(수의과학검역원 질병방역부장) : "항체 같은 것들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11 월 중순경에 이미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고..."

방역 당국이 추정한 경북 안동의 감염 시기는 11월 14일에서 17일 사이입니다.

문제는 이 때 경기도의 한 축산분뇨 시설업체가 안동 농장의 분뇨를 파주 공장으로 가져갔고 이때 구제역이 전파됐다는 게 당국의 조사 결괍니다.

최초 확인 10여 일 전에 이미 경기도로 구제역이 퍼졌다는 얘기입니다.

이후 경기도에서 구제역이 공식 확인된 건 이로부터 한달이 지난 12월 15일이었습니다.

<질문> 결국 한달 동안 구제역이 퍼지는 것도 몰랐다는데 당시 분뇨와 사료 차량이 무차별 확산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죠?

<답변>

네 경북 안동에서 경기 파주로 구제역을 퍼트린 것은 축산 분뇨 차량이었습니다.

이때문에 구제역 바이러스는 경기 북부로 빠르게 퍼졌습니다.

그 뒤는 축산 농가를 오가는 사료 차량이 문제였습니다.

경기도 양주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일주일 뒤 사료 차량을 통해 강원도 화천으로 옮겨갔고 이후 강원도 전역으로 번졌습니다.

결국 정부의 차단 방역은 실패한 셈입니다.

<질문> 그렇다라도 백신 접종을 빨리 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지 않았냐 하는 비판도 있는데 어떻습니까?

<답변>

네 사실 구제역에 있어서 백신 접종은 마지막 카드라고 불립니다.

매년 접종해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사후관리가 매우 힘들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기존의 매몰처분만으로 구제역을 잡지 못할 상황이라면 적기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첫 백신 접종은 구제역이 발생한지 26일이 지난, 지난달 25일 시작됐습니다.

이미 4개 시도로 구제역이 번진 뒤였습니다.

이 때문에 백신 접종이 늦었던 것 아니냐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 시기나 방법을 정하는 매뉴얼이 없었기 때문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우희종(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 " 질병은 상황이 매우 급변하는 것... 그런데 신속한 대처라든지 각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비책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죠"

<질문> 이 부분은 주무부처인 농수산식품부도 할 말이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네 농식품부는 이런 비판에 대해 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과거 우리나라에선 네차례의 구제역이 발생했는데요.

모두 매몰 정책으로 성공리에 구제역을 종식했습니다.

농식품부의 입장을 들어보시죠.

<인터뷰>이상길(농수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 : "12월 중순까지는 구제역이 안동 등 경북에 국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기존의 매몰 정책으로 구제역 차단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을 했고요. 또 백신 수급 상황 등 이런 것들을 검토해서 결정한 일입니다"

<질문> 한편 이번 구제역으로 축산 농가에 지급된 보상금을 놓고도 논란이 있다면서요?

<답변>

네 현재 정부는 매몰되는 가축의 시가 100%를 그대로 보상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농가에 책임이 있는 경우에도 이런 보상을 해줘야 되는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번 구제역의 발상지로 경북 안동의 한 축산 농장이 꼽히고 있는데요.

이들 농장의 주인 3명이 최근 베트남 여행을 다녀와 구제역을 옮긴 것으로 추정되지만 한우와 돼지 등 가축들을 매몰해 150억 원 가량의 막대한 보상금을 받게 됐습니다.

정부는 농장주가 방역과 소독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 보상금을 60%까지 삭감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구별해 내기란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질문> 문제는 이번 설인데요 대규모 인구 이동으로 구제역 확산의 최대 고비가 될 것 같은데요?

<답변>

네 그래서 정부는 설 연휴기간에 귀성객들이 축산 농가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일부 지자체에선 고향 방문 자제를 호소하는 편지를 향우회 등에 발송도 했습니다.

실제로 KBS 조사에선 구제역이 발생한 고향을 둔 사람들의 절반 가까이가 귀성을 포기하거나 고민 중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반도를 덮친 구제역이 명절 풍속도마저 바꿔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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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1-30 07:48:04
    • 수정2011-01-30 07: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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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두달째를 맞고 있습니다. 매몰 가축 규모가 수백만 마리에 달하고 막대한 피해를 일으키면서 역대 최악의 구제역 사태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윤 상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윤 기자, 우선 지금까지 피해 규모를 알아볼까요, 어느정도나 됩니까? <리포트> 네 구제역은 지금까지 * 개 시도에 다 퍼졌습니다. 두달 동안 사실상 전국으로 확산된 겁니다. 이렇게 구제역이 확산되고 장기화 되면서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매몰처분된 가축은 돼지 275만 마리, 소 14만 마리 등 전체 3백만 만 마리에 육박했습니다. 피해액은 보상금 1조 5천억 원에 방역비 등을 합쳐 모두 1조 7천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국민 세금이 들어가야 하는 비용입니다. <질문> 그런데 구제역이 경북에서 최초로 확인되기 전에 이미 경기도로 퍼졌다면서요, 어떻게 된 거죠? <답변> 네 방역 당국의 역학 조사 결과 나온 내용인데요 이렇습니다.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처음 확인된 건 지난해 11월 29일인데요. 하지만 감염 발생은 이미 10여일 전에 이뤄졌습니다. 수의과학검역원의 발표 내용 들어보시죠. <녹취>주이석(수의과학검역원 질병방역부장) : "항체 같은 것들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11 월 중순경에 이미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고..." 방역 당국이 추정한 경북 안동의 감염 시기는 11월 14일에서 17일 사이입니다. 문제는 이 때 경기도의 한 축산분뇨 시설업체가 안동 농장의 분뇨를 파주 공장으로 가져갔고 이때 구제역이 전파됐다는 게 당국의 조사 결괍니다. 최초 확인 10여 일 전에 이미 경기도로 구제역이 퍼졌다는 얘기입니다. 이후 경기도에서 구제역이 공식 확인된 건 이로부터 한달이 지난 12월 15일이었습니다. <질문> 결국 한달 동안 구제역이 퍼지는 것도 몰랐다는데 당시 분뇨와 사료 차량이 무차별 확산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죠? <답변> 네 경북 안동에서 경기 파주로 구제역을 퍼트린 것은 축산 분뇨 차량이었습니다. 이때문에 구제역 바이러스는 경기 북부로 빠르게 퍼졌습니다. 그 뒤는 축산 농가를 오가는 사료 차량이 문제였습니다. 경기도 양주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일주일 뒤 사료 차량을 통해 강원도 화천으로 옮겨갔고 이후 강원도 전역으로 번졌습니다. 결국 정부의 차단 방역은 실패한 셈입니다. <질문> 그렇다라도 백신 접종을 빨리 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지 않았냐 하는 비판도 있는데 어떻습니까? <답변> 네 사실 구제역에 있어서 백신 접종은 마지막 카드라고 불립니다. 매년 접종해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사후관리가 매우 힘들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기존의 매몰처분만으로 구제역을 잡지 못할 상황이라면 적기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첫 백신 접종은 구제역이 발생한지 26일이 지난, 지난달 25일 시작됐습니다. 이미 4개 시도로 구제역이 번진 뒤였습니다. 이 때문에 백신 접종이 늦었던 것 아니냐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 시기나 방법을 정하는 매뉴얼이 없었기 때문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우희종(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 " 질병은 상황이 매우 급변하는 것... 그런데 신속한 대처라든지 각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비책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죠" <질문> 이 부분은 주무부처인 농수산식품부도 할 말이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네 농식품부는 이런 비판에 대해 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과거 우리나라에선 네차례의 구제역이 발생했는데요. 모두 매몰 정책으로 성공리에 구제역을 종식했습니다. 농식품부의 입장을 들어보시죠. <인터뷰>이상길(농수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 : "12월 중순까지는 구제역이 안동 등 경북에 국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기존의 매몰 정책으로 구제역 차단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을 했고요. 또 백신 수급 상황 등 이런 것들을 검토해서 결정한 일입니다" <질문> 한편 이번 구제역으로 축산 농가에 지급된 보상금을 놓고도 논란이 있다면서요? <답변> 네 현재 정부는 매몰되는 가축의 시가 100%를 그대로 보상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농가에 책임이 있는 경우에도 이런 보상을 해줘야 되는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번 구제역의 발상지로 경북 안동의 한 축산 농장이 꼽히고 있는데요. 이들 농장의 주인 3명이 최근 베트남 여행을 다녀와 구제역을 옮긴 것으로 추정되지만 한우와 돼지 등 가축들을 매몰해 150억 원 가량의 막대한 보상금을 받게 됐습니다. 정부는 농장주가 방역과 소독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 보상금을 60%까지 삭감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구별해 내기란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질문> 문제는 이번 설인데요 대규모 인구 이동으로 구제역 확산의 최대 고비가 될 것 같은데요? <답변> 네 그래서 정부는 설 연휴기간에 귀성객들이 축산 농가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일부 지자체에선 고향 방문 자제를 호소하는 편지를 향우회 등에 발송도 했습니다. 실제로 KBS 조사에선 구제역이 발생한 고향을 둔 사람들의 절반 가까이가 귀성을 포기하거나 고민 중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반도를 덮친 구제역이 명절 풍속도마저 바꿔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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