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주 “예상 못한 얼떨떨한 2관왕”

입력 2011.02.01 (21:1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활강.슈퍼대회전 잘하려 살 찌워…"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연달아 '깜짝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선수단의 첫 2관왕이 된 김선주(26.경기도체육회)는 "아직 실감이 안 난다. 그저 얼떨떨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아예 메달 후보로도 꼽히지 않던 김선주는 전날 생전 처음 뛰어 본 활강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데 이어 1일 벌어진 슈퍼대회전에서도 우승 후보들을 제치고 우승했다.

한국 알파인 스키에서 2관왕이 나온 것은 1999년 허승욱 이후 처음이다. 여자 선수 중에는 1999년 슈퍼대회전에서 금메달을 땄던 유혜민이 유일한 금메달리스트였다.

전혀 주목받지 못하던 선수가 단숨에 '스키 지존'으로 불리던 허승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하지만 김선주는 "카자흐스탄에 와서 인터넷도 보지 못하고 운동만 해서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언제쯤 실감이 날지도 전혀 모르겠다"며 웃었다.

이날 두 번째로 슬로프를 내려온 김선주는 경기를 마치고 전혀 승리를 예감하지 못했다고 했다.

"경기 전 코스를 보면서 외워 두고 내려와야 하는데, 잘못 읽고 경기에 나서는 바람에 기문을 한 차례 놓칠뻔하는 등 실수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코스가 불리하게 설정된 게 오히려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기술이 중요한 회전과 대회전이 주종목인 김선주는 속도가 승부를 가르는 슈퍼대회전에서는 코스가 어려울수록 유리하다. 그러나 이날 경기 코스는 직선 주로가 많아 기술이 끼어들 여지가 많지 않았다.

김선주는 "활강 금메달을 딴 어젯저녁까지는 자신이 있었는데, 코스를 보니 자신감이 뚝 떨어지더라"면서 "하지만 덕분에 많이 가라앉아 있던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선주는 2관왕의 기쁨을 채 누리지도 못하고 바로 운동을 하러 간다고 했다.

활강과 슈퍼대회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 찌운 살을 빼야 하기 때문이다. 체격이 작은 김선주는 살을 찌워 몸무게를 늘려 부족한 가속도를 보완해 이번 대회에 나섰다.

김선주는 "가속도는 좋아지지만 움직임이 둔해질 수 있어 운동을 더 열심히 했다. 항상 해오던 운동이라 힘들지 않다"며 웃었다.

김선주는 아직 슈퍼복합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슈퍼복합은 활강과 회전을 혼합한 경기라 앞서 치른 두 경기보다 김선주에게 유리하다.

스키 종목 역사상 최초로 3관왕에 도전하는 것이다.

김선주는 "이번 대회 내내 계속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려 한다. 그래서 욕심은 부리지 않고 실수하지 않고 다치지 않고 잘 타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3관왕에 올라 스키 종목을 널리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후배들이 따라 올라와 줬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김선주 “예상 못한 얼떨떨한 2관왕”
    • 입력 2011-02-01 21:17:33
    연합뉴스
"활강.슈퍼대회전 잘하려 살 찌워…"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연달아 '깜짝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선수단의 첫 2관왕이 된 김선주(26.경기도체육회)는 "아직 실감이 안 난다. 그저 얼떨떨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아예 메달 후보로도 꼽히지 않던 김선주는 전날 생전 처음 뛰어 본 활강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데 이어 1일 벌어진 슈퍼대회전에서도 우승 후보들을 제치고 우승했다. 한국 알파인 스키에서 2관왕이 나온 것은 1999년 허승욱 이후 처음이다. 여자 선수 중에는 1999년 슈퍼대회전에서 금메달을 땄던 유혜민이 유일한 금메달리스트였다. 전혀 주목받지 못하던 선수가 단숨에 '스키 지존'으로 불리던 허승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하지만 김선주는 "카자흐스탄에 와서 인터넷도 보지 못하고 운동만 해서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언제쯤 실감이 날지도 전혀 모르겠다"며 웃었다. 이날 두 번째로 슬로프를 내려온 김선주는 경기를 마치고 전혀 승리를 예감하지 못했다고 했다. "경기 전 코스를 보면서 외워 두고 내려와야 하는데, 잘못 읽고 경기에 나서는 바람에 기문을 한 차례 놓칠뻔하는 등 실수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코스가 불리하게 설정된 게 오히려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기술이 중요한 회전과 대회전이 주종목인 김선주는 속도가 승부를 가르는 슈퍼대회전에서는 코스가 어려울수록 유리하다. 그러나 이날 경기 코스는 직선 주로가 많아 기술이 끼어들 여지가 많지 않았다. 김선주는 "활강 금메달을 딴 어젯저녁까지는 자신이 있었는데, 코스를 보니 자신감이 뚝 떨어지더라"면서 "하지만 덕분에 많이 가라앉아 있던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선주는 2관왕의 기쁨을 채 누리지도 못하고 바로 운동을 하러 간다고 했다. 활강과 슈퍼대회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 찌운 살을 빼야 하기 때문이다. 체격이 작은 김선주는 살을 찌워 몸무게를 늘려 부족한 가속도를 보완해 이번 대회에 나섰다. 김선주는 "가속도는 좋아지지만 움직임이 둔해질 수 있어 운동을 더 열심히 했다. 항상 해오던 운동이라 힘들지 않다"며 웃었다. 김선주는 아직 슈퍼복합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슈퍼복합은 활강과 회전을 혼합한 경기라 앞서 치른 두 경기보다 김선주에게 유리하다. 스키 종목 역사상 최초로 3관왕에 도전하는 것이다. 김선주는 "이번 대회 내내 계속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려 한다. 그래서 욕심은 부리지 않고 실수하지 않고 다치지 않고 잘 타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3관왕에 올라 스키 종목을 널리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후배들이 따라 올라와 줬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