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이집트 앞날은?

입력 2011.02.06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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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운동이 북아프리카와 중동에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집트에서는 30년간 집권한 무바라크 정권이 벼랑끝에 몰렸습니다.

구경하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질문>
이집트 사상 최대의 시위 사태 벌써 보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데요, 무바라크 정권와 시위대가 팽팽히 맞서고 있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지난 1월 25일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첫 시위가 열렸는데요, 이후 수도 카이로에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졌고 군과 경찰이 삼엄한 경계에 들어갔지만, 민주화운동 열기는 식지 않고 있습니다.

이집트 민주화의 성지가 된 타흐리르 광장, 해방이라는 뜻인데요, 이곳에서는 지난주 이집트인 수십만 명이 모여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른바 '100만인 행진'을 두차례 진행했습니다.

시민들은 30년 독재가 끝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며 밤샘 농성을 벌이며 광장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군과 경찰은 시위대 강제 해산에 본격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바라크의 지지자들이 맞불 시위에 나서면서 일부에선 시민들끼리 투석전을 벌여 유혈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또, 무바라크 지지자들이 외신기자들을 폭행하거나 장비를 빼앗으며 취재활동을 방해했습니다.

이집트 정부는 13일째 계속된 시위로 기자 1명을 포함해 11명이 숨지고 최소한 5천 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유엔 인권 최고대표 필레이는 지금까지 시위로 숨진 사람이 3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질문>
무바라크 대통령이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오는 9월 열릴 예정인 차기 대선에 자신과 아들이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여당 대표부가 총사퇴했습니다.

하지만 즉각적인 퇴진 요구는 거부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무바라크(이집트 대통령):"평화로운 권력 이양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대통령 임기를 끝까지 채울 것입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첫 담화에선 내각을 해산하고 정치, 경제 개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런 유화책을 발표한 뒤 오히려 퇴진 요구가 거세지자, 지난 2일 2차 담화를 통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는데요, 무바라크 대통령은 자신도 지금 떠나고 싶지만, 그럴 경우 이집트는 혼란 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퇴진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군 장성 출신인 무바라크 대통령은 지난 1981년 집권한 뒤 30년째 비상계엄령을 유지한 채 통치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야권의 구심점으로 부상한 엘바라데이 전 IAEA 사무총장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바레인 망명 가능성을 언급하며 하야를 압박했습니다.

<녹취> 엘바라데이:"모든 이집트인을 대신해, 무바라크가 명예 퇴진하기를 촉구합니다."

<질문>
이집트는 미국의 중동 정책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요 시위 사태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미국은 당초 이집트 정부가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요, 시위가 거세지자, 무바라크가 갑자기 축출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권력을 이양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미 대통령):"모든 정파가 참여한 가운데 이집트의 권력 이양 작업은 당장 시작돼야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특사를 보내 차기대선 불출마를 먼저 권유했습니다.

또, 민주화 진영의 지도자로 부상한 엘바라데이 전 IAEA 사무총장을 접촉하고 긴급 각료회의를 여는 등 사실상 무바라크 이후 체제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무바라크 지지자들의 맞불 시위로 유혈충돌이 빚어지자, 사실상 이집트 정부가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며, 원조 중단을 검토하는 등 강경 대응으로 돌아섰습니다.

이집트는 지난 30년간 미국의 대 중동정책의 핵심 축 역할을 해왔는데요, 미국은 이집트에서 갑작스럽게 친미정권이 붕괴되고 이란과 같은 형태의 반미 이슬람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질문>
계속된 시위로 이집트의 경제 활동이 중단됐는데, 세계 경제에도 여파가 있죠?

<답변>
네, 지난주 이집트의 모든 경제활동이 중단되다시피하면서 국제 신용평가사 3곳이 모두 이집트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낮췄습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국제 유가 동향인데요,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와 수메드 송유관은 원유 수송의 요충지입니다.

이 곳이 시위의 여파로 정상가동되지 못할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의 원유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이같은 우려로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 2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가능성은 낮지만, 수에즈 운하가 폐쇄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 시대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이집트의 시위는 튀니지 재스민 혁명의 여파인데요, 이 이집트 시위도 주변 국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죠?

<답변>
네, 튀니지와 이집트 시위는 모두 장기간에 걸친 독재와 고물가, 실업난으로 인한 사회 불안이 근본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 같은 사정은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여서, 주변국가들에도 민주화 시위가 번지고 있습니다.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32년째 집권중인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열렸습니다.

살레 대통령은 2013년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요르단 암만에서도 물가상승과 높은 실업률에 항의하는 시위가 3주째 계속되자 국왕이 총리를 교체했습니다.

알제리도 19년째 내려진 국가비상령 해제를 검토하는 등 민주화 시위 확산에 주변국가들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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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보기] 이집트 앞날은?
    • 입력 2011-02-06 07: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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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운동이 북아프리카와 중동에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집트에서는 30년간 집권한 무바라크 정권이 벼랑끝에 몰렸습니다. 구경하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질문> 이집트 사상 최대의 시위 사태 벌써 보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데요, 무바라크 정권와 시위대가 팽팽히 맞서고 있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지난 1월 25일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첫 시위가 열렸는데요, 이후 수도 카이로에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졌고 군과 경찰이 삼엄한 경계에 들어갔지만, 민주화운동 열기는 식지 않고 있습니다. 이집트 민주화의 성지가 된 타흐리르 광장, 해방이라는 뜻인데요, 이곳에서는 지난주 이집트인 수십만 명이 모여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른바 '100만인 행진'을 두차례 진행했습니다. 시민들은 30년 독재가 끝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며 밤샘 농성을 벌이며 광장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군과 경찰은 시위대 강제 해산에 본격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바라크의 지지자들이 맞불 시위에 나서면서 일부에선 시민들끼리 투석전을 벌여 유혈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또, 무바라크 지지자들이 외신기자들을 폭행하거나 장비를 빼앗으며 취재활동을 방해했습니다. 이집트 정부는 13일째 계속된 시위로 기자 1명을 포함해 11명이 숨지고 최소한 5천 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유엔 인권 최고대표 필레이는 지금까지 시위로 숨진 사람이 3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질문> 무바라크 대통령이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오는 9월 열릴 예정인 차기 대선에 자신과 아들이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여당 대표부가 총사퇴했습니다. 하지만 즉각적인 퇴진 요구는 거부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무바라크(이집트 대통령):"평화로운 권력 이양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대통령 임기를 끝까지 채울 것입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첫 담화에선 내각을 해산하고 정치, 경제 개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런 유화책을 발표한 뒤 오히려 퇴진 요구가 거세지자, 지난 2일 2차 담화를 통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는데요, 무바라크 대통령은 자신도 지금 떠나고 싶지만, 그럴 경우 이집트는 혼란 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퇴진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군 장성 출신인 무바라크 대통령은 지난 1981년 집권한 뒤 30년째 비상계엄령을 유지한 채 통치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야권의 구심점으로 부상한 엘바라데이 전 IAEA 사무총장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바레인 망명 가능성을 언급하며 하야를 압박했습니다. <녹취> 엘바라데이:"모든 이집트인을 대신해, 무바라크가 명예 퇴진하기를 촉구합니다." <질문> 이집트는 미국의 중동 정책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요 시위 사태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미국은 당초 이집트 정부가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요, 시위가 거세지자, 무바라크가 갑자기 축출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권력을 이양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미 대통령):"모든 정파가 참여한 가운데 이집트의 권력 이양 작업은 당장 시작돼야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특사를 보내 차기대선 불출마를 먼저 권유했습니다. 또, 민주화 진영의 지도자로 부상한 엘바라데이 전 IAEA 사무총장을 접촉하고 긴급 각료회의를 여는 등 사실상 무바라크 이후 체제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무바라크 지지자들의 맞불 시위로 유혈충돌이 빚어지자, 사실상 이집트 정부가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며, 원조 중단을 검토하는 등 강경 대응으로 돌아섰습니다. 이집트는 지난 30년간 미국의 대 중동정책의 핵심 축 역할을 해왔는데요, 미국은 이집트에서 갑작스럽게 친미정권이 붕괴되고 이란과 같은 형태의 반미 이슬람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질문> 계속된 시위로 이집트의 경제 활동이 중단됐는데, 세계 경제에도 여파가 있죠? <답변> 네, 지난주 이집트의 모든 경제활동이 중단되다시피하면서 국제 신용평가사 3곳이 모두 이집트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낮췄습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국제 유가 동향인데요,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와 수메드 송유관은 원유 수송의 요충지입니다. 이 곳이 시위의 여파로 정상가동되지 못할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의 원유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이같은 우려로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 2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가능성은 낮지만, 수에즈 운하가 폐쇄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 시대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이집트의 시위는 튀니지 재스민 혁명의 여파인데요, 이 이집트 시위도 주변 국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죠? <답변> 네, 튀니지와 이집트 시위는 모두 장기간에 걸친 독재와 고물가, 실업난으로 인한 사회 불안이 근본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 같은 사정은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여서, 주변국가들에도 민주화 시위가 번지고 있습니다.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32년째 집권중인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열렸습니다. 살레 대통령은 2013년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요르단 암만에서도 물가상승과 높은 실업률에 항의하는 시위가 3주째 계속되자 국왕이 총리를 교체했습니다. 알제리도 19년째 내려진 국가비상령 해제를 검토하는 등 민주화 시위 확산에 주변국가들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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