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초등학교 신입생이 7명?

입력 2011.02.0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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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공동화로 학생 감소가 빠르게 진행 중인 서울시내 한복판 초등학교들이 올해도 급감한 신입생 수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6일 서울시 중부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서울시내 초등학교 중 재학생이 100명가량으로 가장 적은 종로구 교동초교는 2009년과 2010년 각각 15명, 12명의 신입생을 받았는데 올해는 단 7명이 입학할 예정이다.

한창때인 1970년 졸업생 830명을 배출했지만 올해는 70명이 졸업하는 종로구 재동초교는 입학생이 2009년 56명, 2010년 51명에서 2011년 38명으로 확 줄었다.

2009년과 2010년 각각 49명, 42명이 입학한 종로구 매동초교는 올해 37명의 신입생을 받는다.

중구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남산초교는 신입생 수가 2009년 32명, 2010년 34명, 2011년 33명으로 간신히 현상 유지를 했다.

2007년 전교생 97명으로 문을 연 신당초교는 2009년 62명, 2010년 59명에 이어 올해 신입생 65명이 배치됐고 광희초교는 2009년 53명, 2010년 45명에서 올해 40명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입학생 수가 매년 줄자 위기감을 느낀 학교들은 전교생 수를 유지하려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학생 수가 줄면 수학여행이나 수련회, 운동회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자녀의 교우관계 등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학부모들이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들 학교 중에는 1950~1960년대 명문으로 손꼽히며 한때 전교생 수가 수천명에 이르렀거나 '100년 역사'를 가진 곳도 있지만 두손 놓고 있다가는 자칫 폐교 위기에 내몰릴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남산초교는 매년 두 학급에도 못 미치는 30명대 신입생을 받자 지난해 은행 3곳의 사내 네트워크에 학교 홍보자료를 올리고 백화점, 유치원, 병원에도 자료를 돌리는 등 학교 알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또 맞벌이 부부를 위해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교사들이 아이들을 맡아 돌봐주는 '8 to 9 돌봄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이 제도의 효과로 올해 중구에 직장을 둔 부모 5명이 자녀를 이 학교에 입학시키기도 했다.

충무초교도 신입생을 유치하려고 연중무휴로 오후 9시까지 총 40명의 학생을 수용하는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고, 인근 유치원에는 학교 홍보자료를 배포했다.

매동초교는 학력 신장을 해답으로 보고 1학년 때부터 원어민 영어 수업을 하고 한자교육을 하는 한편 학부모 연수와 산행대회 개최 등으로 학부모들과의 접촉을 늘리는 방안을 택했다.

종로구의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학교장 허락을 받으면 학군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학군에서 학생들을 유치하려고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초등학교 관계자는 "인구 이동과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은 도심뿐 아니라 다른 곳도 마찬가지"라며 "개별 학교의 노력은 큰 효과가 없고 저출산, 주택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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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한복판 초등학교 신입생이 7명?
    • 입력 2011-02-06 08:23:11
    연합뉴스
도심 공동화로 학생 감소가 빠르게 진행 중인 서울시내 한복판 초등학교들이 올해도 급감한 신입생 수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6일 서울시 중부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서울시내 초등학교 중 재학생이 100명가량으로 가장 적은 종로구 교동초교는 2009년과 2010년 각각 15명, 12명의 신입생을 받았는데 올해는 단 7명이 입학할 예정이다. 한창때인 1970년 졸업생 830명을 배출했지만 올해는 70명이 졸업하는 종로구 재동초교는 입학생이 2009년 56명, 2010년 51명에서 2011년 38명으로 확 줄었다. 2009년과 2010년 각각 49명, 42명이 입학한 종로구 매동초교는 올해 37명의 신입생을 받는다. 중구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남산초교는 신입생 수가 2009년 32명, 2010년 34명, 2011년 33명으로 간신히 현상 유지를 했다. 2007년 전교생 97명으로 문을 연 신당초교는 2009년 62명, 2010년 59명에 이어 올해 신입생 65명이 배치됐고 광희초교는 2009년 53명, 2010년 45명에서 올해 40명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입학생 수가 매년 줄자 위기감을 느낀 학교들은 전교생 수를 유지하려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학생 수가 줄면 수학여행이나 수련회, 운동회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자녀의 교우관계 등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학부모들이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들 학교 중에는 1950~1960년대 명문으로 손꼽히며 한때 전교생 수가 수천명에 이르렀거나 '100년 역사'를 가진 곳도 있지만 두손 놓고 있다가는 자칫 폐교 위기에 내몰릴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남산초교는 매년 두 학급에도 못 미치는 30명대 신입생을 받자 지난해 은행 3곳의 사내 네트워크에 학교 홍보자료를 올리고 백화점, 유치원, 병원에도 자료를 돌리는 등 학교 알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또 맞벌이 부부를 위해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교사들이 아이들을 맡아 돌봐주는 '8 to 9 돌봄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이 제도의 효과로 올해 중구에 직장을 둔 부모 5명이 자녀를 이 학교에 입학시키기도 했다. 충무초교도 신입생을 유치하려고 연중무휴로 오후 9시까지 총 40명의 학생을 수용하는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고, 인근 유치원에는 학교 홍보자료를 배포했다. 매동초교는 학력 신장을 해답으로 보고 1학년 때부터 원어민 영어 수업을 하고 한자교육을 하는 한편 학부모 연수와 산행대회 개최 등으로 학부모들과의 접촉을 늘리는 방안을 택했다. 종로구의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학교장 허락을 받으면 학군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학군에서 학생들을 유치하려고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초등학교 관계자는 "인구 이동과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은 도심뿐 아니라 다른 곳도 마찬가지"라며 "개별 학교의 노력은 큰 효과가 없고 저출산, 주택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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