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결산 ②] 억지 텃세 속 한중일 3강 균열

입력 2011.02.0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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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5년 만에 4위로 첫 추락..주최국 '억지텃세' 논란도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은 개최국 카자흐스탄이 초반부터 독주에 나서면서 지난 6차례 대회와는 전혀 다른 새 구도를 형성했다.

6일까지 69개 종목을 모두 치른 결과 카자흐스탄이 금메달 32개로 압도적인 종합 1위에 올랐고, 일본이 금메달 13개와 은메달 24개, 동메달 17개로 준우승했다.

한국은 일본과 똑같이 13개의 금메달을 따고도 아쉽게 은메달 수에서 밀렸지만, 애초 목표로 삼았던 종합 3위 수성엔 성공했다.

1986년 삿포로에서 열린 제1회 대회부터 2007년 아오모리 대회까지 종합 우승은 늘 중국과 일본(각 3차례)의 차지였다.

1996년부터 카자흐스탄이 가담하면서 2위와 3위에 한 차례씩 오르는 등 새로운 강호로 떠올랐지만, 2003년과 2007년 연속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이 1~3위를 싹쓸이하면서 '메달 삼국지'는 여전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성장한 국력을 알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카자흐스탄은 종목 변경 등 무리수까지 둔 끝에 4위에서 1위로 치고 올라왔다.

이번 대회에서 카자흐스탄이 따낸 금메달은 전체 금메달의 46.4%나 된다.

카자흐스탄의 독주에 가장 큰 손해를 본 것은 역시 중국이다. 4년 전 창춘 대회에서 금메달 19개를 따내며 종합 우승했던 중국은 졸지에 4위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바이애슬론과 프리스타일 스키 등 예전부터 강세를 보였던 종목에서 카자흐스탄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금메달이 확 줄었다.

게다가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등 빙상에서도 한국에 종합 1위를 내주는 등 곳곳에서 부진이 이어졌다.

중국이 동계아시안게임에서 3위 아래로 떨어진 것도 25년 역사상 처음이다.

이밖에도 몽골과 이란이 처음으로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동계아시안게임 변방국들도 나름대로 성과를 내면서 아시아 전체가 즐길 수 있는 축제로 확대될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 대회까지 동메달 2개를 건진 게 전부였던 몽골은 무려 은메달 1개와 동메달 4개를 목에 걸면서 5위로 껑충 뛰어올랐고, 이란은 아예 첫 메달을 은빛으로 장식했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카자흐스탄의 '억지 텃세'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해 싸늘한 시선도 많다.

최대 인기 종목인 아이스하키에서 러시아하키리그(KHL) 선수들을 모두 불러들이는 데까지는 좋았지만, 무리한 종목 편성도 서슴지 않아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전까지 한 번도 치러진 적이 없는 밴디와 스키 오리엔티어링 등 카자흐스탄에 유리한 종목이 여럿 선을 보이면서 총 금메달 숫자가 4년 전의 47개에서 69개로 늘어났다.

특히 신설 종목인 스키 오리엔티어링은 무려 8개의 금메달이 걸려 스피드스케이팅(12개), 크로스컨트리(12개)에 이어 세 번째로 비중 높은 종목이 됐다.

12개가 걸려 있는 크로스컨트리 역시 지난 대회에서는 금메달이 6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또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스피드스케이팅 1,000m를 없애고 알파인 스키 회전과 대회전을 치르지 않는 등 곳곳에서 종목 숫자를 줄인 것까지 고려하면 늘어난 22개 이상의 금메달을 자국에 유리하게 편성한 셈이 된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한때 대회 보이콧 이야기까지 나올 만큼 처음부터 개운치 않은 분위기였다.

변방국들의 약진 역시 계속되기 어려우리란 전망이 나온다.

몽골이 딴 5개의 메달은 모두 밴디와 스키 오리엔티어링에서 나왔다.

그마저도 밴디는 세 팀이 출전해 한 번만 이기면 은메달을 딸 수 있는 실정이었다.

키르기스스탄은 밴디에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해 꼴찌에 머물고도 사상 첫 동메달을 거저 얻었다.

이란 역시 알파인스키 남자 슈퍼대회전에서 동메달을 딴 모하메드 키야다르반드사리를 제외하면 나머지 은메달과 동메달을 모두 스키 오리엔티어링에서 얻어냈다.

결국 변화의 조짐이 정말 새로운 흐름으로 이어질지는 2017년 삿포로-오비히로 대회에 가서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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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G 결산 ②] 억지 텃세 속 한중일 3강 균열
    • 입력 2011-02-06 20:44:26
    연합뉴스
중국, 25년 만에 4위로 첫 추락..주최국 '억지텃세' 논란도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은 개최국 카자흐스탄이 초반부터 독주에 나서면서 지난 6차례 대회와는 전혀 다른 새 구도를 형성했다. 6일까지 69개 종목을 모두 치른 결과 카자흐스탄이 금메달 32개로 압도적인 종합 1위에 올랐고, 일본이 금메달 13개와 은메달 24개, 동메달 17개로 준우승했다. 한국은 일본과 똑같이 13개의 금메달을 따고도 아쉽게 은메달 수에서 밀렸지만, 애초 목표로 삼았던 종합 3위 수성엔 성공했다. 1986년 삿포로에서 열린 제1회 대회부터 2007년 아오모리 대회까지 종합 우승은 늘 중국과 일본(각 3차례)의 차지였다. 1996년부터 카자흐스탄이 가담하면서 2위와 3위에 한 차례씩 오르는 등 새로운 강호로 떠올랐지만, 2003년과 2007년 연속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이 1~3위를 싹쓸이하면서 '메달 삼국지'는 여전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성장한 국력을 알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카자흐스탄은 종목 변경 등 무리수까지 둔 끝에 4위에서 1위로 치고 올라왔다. 이번 대회에서 카자흐스탄이 따낸 금메달은 전체 금메달의 46.4%나 된다. 카자흐스탄의 독주에 가장 큰 손해를 본 것은 역시 중국이다. 4년 전 창춘 대회에서 금메달 19개를 따내며 종합 우승했던 중국은 졸지에 4위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바이애슬론과 프리스타일 스키 등 예전부터 강세를 보였던 종목에서 카자흐스탄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금메달이 확 줄었다. 게다가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등 빙상에서도 한국에 종합 1위를 내주는 등 곳곳에서 부진이 이어졌다. 중국이 동계아시안게임에서 3위 아래로 떨어진 것도 25년 역사상 처음이다. 이밖에도 몽골과 이란이 처음으로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동계아시안게임 변방국들도 나름대로 성과를 내면서 아시아 전체가 즐길 수 있는 축제로 확대될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 대회까지 동메달 2개를 건진 게 전부였던 몽골은 무려 은메달 1개와 동메달 4개를 목에 걸면서 5위로 껑충 뛰어올랐고, 이란은 아예 첫 메달을 은빛으로 장식했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카자흐스탄의 '억지 텃세'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해 싸늘한 시선도 많다. 최대 인기 종목인 아이스하키에서 러시아하키리그(KHL) 선수들을 모두 불러들이는 데까지는 좋았지만, 무리한 종목 편성도 서슴지 않아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전까지 한 번도 치러진 적이 없는 밴디와 스키 오리엔티어링 등 카자흐스탄에 유리한 종목이 여럿 선을 보이면서 총 금메달 숫자가 4년 전의 47개에서 69개로 늘어났다. 특히 신설 종목인 스키 오리엔티어링은 무려 8개의 금메달이 걸려 스피드스케이팅(12개), 크로스컨트리(12개)에 이어 세 번째로 비중 높은 종목이 됐다. 12개가 걸려 있는 크로스컨트리 역시 지난 대회에서는 금메달이 6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또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스피드스케이팅 1,000m를 없애고 알파인 스키 회전과 대회전을 치르지 않는 등 곳곳에서 종목 숫자를 줄인 것까지 고려하면 늘어난 22개 이상의 금메달을 자국에 유리하게 편성한 셈이 된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한때 대회 보이콧 이야기까지 나올 만큼 처음부터 개운치 않은 분위기였다. 변방국들의 약진 역시 계속되기 어려우리란 전망이 나온다. 몽골이 딴 5개의 메달은 모두 밴디와 스키 오리엔티어링에서 나왔다. 그마저도 밴디는 세 팀이 출전해 한 번만 이기면 은메달을 딸 수 있는 실정이었다. 키르기스스탄은 밴디에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해 꼴찌에 머물고도 사상 첫 동메달을 거저 얻었다. 이란 역시 알파인스키 남자 슈퍼대회전에서 동메달을 딴 모하메드 키야다르반드사리를 제외하면 나머지 은메달과 동메달을 모두 스키 오리엔티어링에서 얻어냈다. 결국 변화의 조짐이 정말 새로운 흐름으로 이어질지는 2017년 삿포로-오비히로 대회에 가서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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