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북한 주민 31명 남하…표류한 듯

입력 2011.02.07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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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어선이 우리쪽으로 내려와 조사중 입니다. 꼭 3년 전 설 연휴 때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그땐 하룻만에 돌려 보냈습니다. 이번엔 내일 남북대화도 있어 변수가 더 많아졌습니다.

<질문>
송창언 기자, 서른 한 명이나 되는 주민들이 어떻게 남측으로 내려오게 됐는 지가 우선 궁금해요.

<답변>
네, 지난 5일 오전 11시 쯤이었습니다.

남북간 포격전이 오갔던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 쪽으로 5톤 급 북한 어선 한 척이 내려오는 게 군 당국에 포착됐습니다.

해군 고속정 4척이 즉시 출동했고 경고방송을 계속했지만 어선은 북방한계선을 넘어 2.9킬로미터를 더 남하했습니다.

검문을 위해 우리 군이 다가갔을 때 어선은 엔진이 멈추지는 않았지만 썰물로 물이 빠진 갯벌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여기에는 성인 여성 스무 명을 비롯한 북한 주민 31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어선과 함께 인천시 모처로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는 데요...

당시 조개잡이를 나왔다가 빠른 조류에 휩쓸려 표류했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연평도 위쪽 황해도의 같은 마을 출신으로 아직까지 남측에 귀순 의사를 밝힌 주민도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질문>
집단 탈북 가능성 때문에 당국이 한 때 크게 긴장했던 것 같은 데, 일단 신병 처리 원칙이 정해졌죠?

<답변>
네, 정부는 일단 북한 주민들 의사를 존중한다는 원칙에 따라 신중하게 조사를 진행중입니다.

정부 당국자는 일단 어선에 어린이가 없고 여성들이 스무 명이나 되는 것 등으로 볼 때, 어로작업 도중 표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남측으로 귀순할 지 여부는 당사자의 뜻을 존중한다는 기존 원칙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최종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조사 대상자가 31명이나 되는 데다, 군이나 정보당국 등 각 기관별로 민간인을 이용한 북한군의 변형된 군사작전 가능성 등 대공 용의점에 대한 교차 조사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당초 진술과 달리 북한 주민들이 단순 표류가 아닌 자발적인 탈북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실제, 북한 어선이 넘어온 지 사흘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주민 31명이 NLL 남쪽으로 내려왔다는 공식 발표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질문>
이렇게 신중한 이유는 아무래도 남북 당국자 간 대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봐야겠죠?

<답변>
네, 말씀하신 대로 내일 오전에는 판문점에서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을 준비하는 실무회담이 열릴 예정입니다.

우리 측은 국방부 북한정책과 문상균 과장을 포함해 3명이 참석하고 북측도 리선권 대좌를 포함해 3명이 나옵니다.

군 당국은 당초 실무회담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 경우 논의할 의제와 참석자의 급, 그리고 일정과 장소 등을 집중 협의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이 대거 남측으로 내려옴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북측에서 관련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북측이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할 지,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당국은 일단 내일 회담에서 북측이 주민들의 조기 송환을 언급할 경우 현재 진행중인 개별 조사가 마무리되고 대공 용의점 등 문제가 없을 경우 당사자들의 뜻에 따라 송환 등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정도의 조사 절차와 처리 원칙은 설명한다는 방침은 세워 놓은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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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북한 주민 31명 남하…표류한 듯
    • 입력 2011-02-07 23: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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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어선이 우리쪽으로 내려와 조사중 입니다. 꼭 3년 전 설 연휴 때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그땐 하룻만에 돌려 보냈습니다. 이번엔 내일 남북대화도 있어 변수가 더 많아졌습니다. <질문> 송창언 기자, 서른 한 명이나 되는 주민들이 어떻게 남측으로 내려오게 됐는 지가 우선 궁금해요. <답변> 네, 지난 5일 오전 11시 쯤이었습니다. 남북간 포격전이 오갔던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 쪽으로 5톤 급 북한 어선 한 척이 내려오는 게 군 당국에 포착됐습니다. 해군 고속정 4척이 즉시 출동했고 경고방송을 계속했지만 어선은 북방한계선을 넘어 2.9킬로미터를 더 남하했습니다. 검문을 위해 우리 군이 다가갔을 때 어선은 엔진이 멈추지는 않았지만 썰물로 물이 빠진 갯벌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여기에는 성인 여성 스무 명을 비롯한 북한 주민 31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어선과 함께 인천시 모처로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는 데요... 당시 조개잡이를 나왔다가 빠른 조류에 휩쓸려 표류했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연평도 위쪽 황해도의 같은 마을 출신으로 아직까지 남측에 귀순 의사를 밝힌 주민도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질문> 집단 탈북 가능성 때문에 당국이 한 때 크게 긴장했던 것 같은 데, 일단 신병 처리 원칙이 정해졌죠? <답변> 네, 정부는 일단 북한 주민들 의사를 존중한다는 원칙에 따라 신중하게 조사를 진행중입니다. 정부 당국자는 일단 어선에 어린이가 없고 여성들이 스무 명이나 되는 것 등으로 볼 때, 어로작업 도중 표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남측으로 귀순할 지 여부는 당사자의 뜻을 존중한다는 기존 원칙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최종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조사 대상자가 31명이나 되는 데다, 군이나 정보당국 등 각 기관별로 민간인을 이용한 북한군의 변형된 군사작전 가능성 등 대공 용의점에 대한 교차 조사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당초 진술과 달리 북한 주민들이 단순 표류가 아닌 자발적인 탈북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실제, 북한 어선이 넘어온 지 사흘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주민 31명이 NLL 남쪽으로 내려왔다는 공식 발표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질문> 이렇게 신중한 이유는 아무래도 남북 당국자 간 대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봐야겠죠? <답변> 네, 말씀하신 대로 내일 오전에는 판문점에서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을 준비하는 실무회담이 열릴 예정입니다. 우리 측은 국방부 북한정책과 문상균 과장을 포함해 3명이 참석하고 북측도 리선권 대좌를 포함해 3명이 나옵니다. 군 당국은 당초 실무회담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 경우 논의할 의제와 참석자의 급, 그리고 일정과 장소 등을 집중 협의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이 대거 남측으로 내려옴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북측에서 관련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북측이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할 지,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당국은 일단 내일 회담에서 북측이 주민들의 조기 송환을 언급할 경우 현재 진행중인 개별 조사가 마무리되고 대공 용의점 등 문제가 없을 경우 당사자들의 뜻에 따라 송환 등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정도의 조사 절차와 처리 원칙은 설명한다는 방침은 세워 놓은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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