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 깨달음 “불가능은 없더라!”

입력 2011.02.1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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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호 골 관심 없지만 ACL 우승은 탐나"

면도 자국 하나 없는 곱상한 얼굴에 가늘고 긴 손가락, 향이 좋아 틈나면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신다는 K-리그 최고의 골잡이.

다름 아닌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의 주장 김은중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지막 숨 고르기에 한창인 김은중은 밋밋한 표정에 두루뭉술해 보이는 말투만 놓고 보면 스트라이커의 면모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뼈저리게 겪었던 마음고생을 털어놓는 그의 눈빛엔 어느새 당시 품었던 독기가 서서히 배어 나왔다.

2009년 K-리그를 떠나 중국 프로축구단인 창사 진더로 떠날 때만 해도 김은중이 이렇듯 화려하게 복귀할 줄은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

김은중 역시 대다수의 스타 플레이어처럼 그냥 그렇게 잊혀지는 듯 했다.

김은중은 "당시 중국 진출을 선택했던 게 내 축구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5년간 뛰었던 FC서울에서 '30분짜리' 선수가 되느니 차라리 중국의 약체팀이라고 해도 풀타임 스트라이커가 되고 싶어서 내린 결정이었다는 것.

무모한 도전은 성공했다.

1년 만에 박경훈 감독의 부름을 받고 K-리그에 복귀한 김은중은 지난 시즌 제주를 리그 준우승에 올려놓고 자신은 프로데뷔 이후 처음으로 K-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김은중과 박경훈 감독, 제주팀 모두 재기에 성공했던 것.

김은중은 지난 몇 년간 부침을 겪으면서 '불가능은 없다'는 깨우침을 얻었다고 했다.

"FC서울에 남아 있었다면 안정된 연봉을 받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용납할 수 없었다. 풀타임을 뛸 수 있는 체력이 있다는 걸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김은중은 당시 30세 이상의 선수는 무조건 '노장'으로 분류해 '파트 타임 인력'으로 관리하는 구단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이어 해외 유명 클럽을 보면 각 구단을 대표하는 '레전드' 선수가 있기 마련이지만 지금 한국 축구는 그런 분위기가 없다고 지적했다.

포항하면 황선홍·홍명보, 성남하면 신태용·고정운이 떠오르듯 예전에는 K-리그에도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말이었다.

김은중은 일단 나이가 서른을 넘으면 잉여인력으로 보는 분위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또박또박 말했다.

이어 지난 시즌 자신의 활약이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된 것이 뿌듯하다고 전했다.

수원 삼성에서 건너온 공격수 신영록(24)과 펼칠 경쟁이 여러모로 팀이나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거의 매 경기 풀타임을 뛰며 최전방 공격을 책임졌던 터라 이젠 체력을 안배해가며 뛸 수 있다는 안도감마저 든다고 했다.

팀의 정규리그 준우승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하게 돼 경기 수가 부쩍 늘어난 만큼 다른 공격수의 영입은 반가운 소식이라는 얘기였다.

제주의 트레이너들은 김은중이 철저한 몸 관리로 유명하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김은중 본인도 "밤 9시30분 이후엔 뭘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자신에게 엄격하다.

어느덧 14년째 K-리그에서 뛰는 김은중은 지금까지 통산 97골을 넣었다.

100호 골이 욕심 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만일 100호 골이 신기록이었다면 관심이 있었겠지만 K-리그 최다골이 아닌 만큼 별로 탐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정규리그와 더불어 ACL 우승만큼은 욕심이 난다고 했다.

FC서울에 있을 당시 스트라이커로 팀을 ACL에 진출만 시켜놓고 정작 무대는 밟아보지 못해 아쉬웠다는 것.

김은중은 "지난해 성남이 우승하는 걸 보고, 우리도 조별예선만 통과하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며 "이젠 눈빛만 봐도 선수끼리 손발이 척척 맞는 만큼 정규리그 우승과 더불어 ACL 정상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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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중 깨달음 “불가능은 없더라!”
    • 입력 2011-02-11 15:20:39
    연합뉴스
"100호 골 관심 없지만 ACL 우승은 탐나" 면도 자국 하나 없는 곱상한 얼굴에 가늘고 긴 손가락, 향이 좋아 틈나면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신다는 K-리그 최고의 골잡이. 다름 아닌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의 주장 김은중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지막 숨 고르기에 한창인 김은중은 밋밋한 표정에 두루뭉술해 보이는 말투만 놓고 보면 스트라이커의 면모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뼈저리게 겪었던 마음고생을 털어놓는 그의 눈빛엔 어느새 당시 품었던 독기가 서서히 배어 나왔다. 2009년 K-리그를 떠나 중국 프로축구단인 창사 진더로 떠날 때만 해도 김은중이 이렇듯 화려하게 복귀할 줄은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 김은중 역시 대다수의 스타 플레이어처럼 그냥 그렇게 잊혀지는 듯 했다. 김은중은 "당시 중국 진출을 선택했던 게 내 축구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5년간 뛰었던 FC서울에서 '30분짜리' 선수가 되느니 차라리 중국의 약체팀이라고 해도 풀타임 스트라이커가 되고 싶어서 내린 결정이었다는 것. 무모한 도전은 성공했다. 1년 만에 박경훈 감독의 부름을 받고 K-리그에 복귀한 김은중은 지난 시즌 제주를 리그 준우승에 올려놓고 자신은 프로데뷔 이후 처음으로 K-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김은중과 박경훈 감독, 제주팀 모두 재기에 성공했던 것. 김은중은 지난 몇 년간 부침을 겪으면서 '불가능은 없다'는 깨우침을 얻었다고 했다. "FC서울에 남아 있었다면 안정된 연봉을 받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용납할 수 없었다. 풀타임을 뛸 수 있는 체력이 있다는 걸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김은중은 당시 30세 이상의 선수는 무조건 '노장'으로 분류해 '파트 타임 인력'으로 관리하는 구단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이어 해외 유명 클럽을 보면 각 구단을 대표하는 '레전드' 선수가 있기 마련이지만 지금 한국 축구는 그런 분위기가 없다고 지적했다. 포항하면 황선홍·홍명보, 성남하면 신태용·고정운이 떠오르듯 예전에는 K-리그에도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말이었다. 김은중은 일단 나이가 서른을 넘으면 잉여인력으로 보는 분위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또박또박 말했다. 이어 지난 시즌 자신의 활약이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된 것이 뿌듯하다고 전했다. 수원 삼성에서 건너온 공격수 신영록(24)과 펼칠 경쟁이 여러모로 팀이나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거의 매 경기 풀타임을 뛰며 최전방 공격을 책임졌던 터라 이젠 체력을 안배해가며 뛸 수 있다는 안도감마저 든다고 했다. 팀의 정규리그 준우승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하게 돼 경기 수가 부쩍 늘어난 만큼 다른 공격수의 영입은 반가운 소식이라는 얘기였다. 제주의 트레이너들은 김은중이 철저한 몸 관리로 유명하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김은중 본인도 "밤 9시30분 이후엔 뭘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자신에게 엄격하다. 어느덧 14년째 K-리그에서 뛰는 김은중은 지금까지 통산 97골을 넣었다. 100호 골이 욕심 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만일 100호 골이 신기록이었다면 관심이 있었겠지만 K-리그 최다골이 아닌 만큼 별로 탐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정규리그와 더불어 ACL 우승만큼은 욕심이 난다고 했다. FC서울에 있을 당시 스트라이커로 팀을 ACL에 진출만 시켜놓고 정작 무대는 밟아보지 못해 아쉬웠다는 것. 김은중은 "지난해 성남이 우승하는 걸 보고, 우리도 조별예선만 통과하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며 "이젠 눈빛만 봐도 선수끼리 손발이 척척 맞는 만큼 정규리그 우승과 더불어 ACL 정상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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