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눈] 무바라크 퇴진 거부…시위 격화

입력 2011.02.11 (23:3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퇴진 압력을 받아온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통해 사임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분노한 시위대가 이집트 전역에서 최대 규모의 시위를 벌이고 있어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현지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이영석 특파원!

<질문>
지금 그곳 상황이 궁금한데, 시위대와의 충돌은 없습니까?

<답변>
아직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무바라크 대통령이 카이로를 떠났다고 외신들이 보안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흥분한 시위대와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군과의 충돌인데요,

아직까지는 충돌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긴장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알 자지라는 지금 타흐리르 광장을 비롯해 카이로 시내 6개 거점에 2백만 명의 시민이 모였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광장은 물론 주변까지 시민들로 빼곡해 걸어다니기가 힘들 정도인데요,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시위에는 대위에서 중령에 이르는 중간급 군 장교 일부도 동참해 시위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타흐리르 광장을 비롯해 대통령궁과 의회, 정부청사, 국영 방송국 등 시내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자신들의 요구인 사임을 거부하면서 현재 시위대가 흥분한 상태인 만큼 유혈 충돌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질문>
군부의 움직임이 중요해 보이는데, 어제와 오늘 입장이 달라졌다죠?

<답변>
네,군부는 어제 무바라크 대통령의 연설 전만 해도 시위대의 모든 요구가 충족될 것이라며 시위대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발표한 성명에서는 무바라크 대통령이 밝힌 점진적 권력 이양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오는 9월 대선이 공정하게 치러질 것을 약속하고, 비상조치법도 폐지할 테니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자고 촉구했습니다.

이를 두고 군이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고 볼 수 있지만, 오늘 밝힌 입장이 군의 본심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집트 군부는 현 체제 아래서 가장 혜택을 많이 봐 온 계층이어서 급진적인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위가 격화되는 상황에서 막대한 유혈 희생을 각오하고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정치에 적극 개입해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오명을 쓸 수도 없는 상황에서 교묘하게 줄타기 행보를 보여온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습니다.

<질문>
사실 무바라크의 어제 발표는 최대 맹방인 미국의 허를 찌를 만큼 예상을 벗어난 것이어서 미국이 당혹해 하고 있다죠?

<답변>
네, 미국 정부는 무바라크의 연설 직전까지도 그의 퇴진 선언을 기정사실화했습니다.

미 중앙정보부 파네타 국장까지도 미 하원에 출석해 무바라크가 사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무바라크가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외부 압력을 받아 사임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의 당혹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허를 찔린 오바마 대통령은 무바라크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사실상 그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미국은 이집트 군부와 직접 접촉에 나서는 등 사실상 무바라크와의 결별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카이로에서 KBS 뉴스 이영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세계의눈] 무바라크 퇴진 거부…시위 격화
    • 입력 2011-02-11 23:38:46
    뉴스라인 W
<앵커 멘트> 퇴진 압력을 받아온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통해 사임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분노한 시위대가 이집트 전역에서 최대 규모의 시위를 벌이고 있어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현지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이영석 특파원! <질문> 지금 그곳 상황이 궁금한데, 시위대와의 충돌은 없습니까? <답변> 아직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무바라크 대통령이 카이로를 떠났다고 외신들이 보안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흥분한 시위대와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군과의 충돌인데요, 아직까지는 충돌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긴장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알 자지라는 지금 타흐리르 광장을 비롯해 카이로 시내 6개 거점에 2백만 명의 시민이 모였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광장은 물론 주변까지 시민들로 빼곡해 걸어다니기가 힘들 정도인데요,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시위에는 대위에서 중령에 이르는 중간급 군 장교 일부도 동참해 시위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타흐리르 광장을 비롯해 대통령궁과 의회, 정부청사, 국영 방송국 등 시내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자신들의 요구인 사임을 거부하면서 현재 시위대가 흥분한 상태인 만큼 유혈 충돌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질문> 군부의 움직임이 중요해 보이는데, 어제와 오늘 입장이 달라졌다죠? <답변> 네,군부는 어제 무바라크 대통령의 연설 전만 해도 시위대의 모든 요구가 충족될 것이라며 시위대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발표한 성명에서는 무바라크 대통령이 밝힌 점진적 권력 이양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오는 9월 대선이 공정하게 치러질 것을 약속하고, 비상조치법도 폐지할 테니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자고 촉구했습니다. 이를 두고 군이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고 볼 수 있지만, 오늘 밝힌 입장이 군의 본심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집트 군부는 현 체제 아래서 가장 혜택을 많이 봐 온 계층이어서 급진적인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위가 격화되는 상황에서 막대한 유혈 희생을 각오하고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정치에 적극 개입해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오명을 쓸 수도 없는 상황에서 교묘하게 줄타기 행보를 보여온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습니다. <질문> 사실 무바라크의 어제 발표는 최대 맹방인 미국의 허를 찌를 만큼 예상을 벗어난 것이어서 미국이 당혹해 하고 있다죠? <답변> 네, 미국 정부는 무바라크의 연설 직전까지도 그의 퇴진 선언을 기정사실화했습니다. 미 중앙정보부 파네타 국장까지도 미 하원에 출석해 무바라크가 사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무바라크가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외부 압력을 받아 사임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의 당혹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허를 찔린 오바마 대통령은 무바라크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사실상 그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미국은 이집트 군부와 직접 접촉에 나서는 등 사실상 무바라크와의 결별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카이로에서 KBS 뉴스 이영석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