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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정권 교체로 대외정책 변화 오나?
입력 2011.02.12 (08:21) 연합뉴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전 대통령이 총체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시민혁명'에 굴복, 전격 사임을 발표하면서 향후 이집트의 대외정책에 어떤 변화가 올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과 밀착하고 이스라엘과 평화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던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지면서 이집트의 대외정책이 달라질 경우 중동지역 전체에 예측불허의 연쇄반응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집트는 이스라엘 건국(1948년)과 제1차 중동전쟁(1948~49년) 이후 아랍국가 중 최초로 이스라엘과 평화조약(1979년)을 맺었고, 미국의 중동전략에서 교두보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
이런 이집트에 이스라엘에 적대적이고 미국에 반대하는 정권이 들어서는 것은 미국 등 서방국가로서는 반드시 막아야 할 상황이다.
일단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사임과 함께 군 최고 위원회에 국가 운영을 위임했다.
차기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군 최고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이집트의 국가 운영을 맡게 된 모하메드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어서 당장 급격한 대외정책의 변화를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시위사태를 주도한 야권은 군부와 향후 국가 개혁 방향을 놓고 협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기존 대외정책의 변화 여부에 대해서도 입김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이집트 시위사태의 핵심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은 이스라엘과 1979년에 맺은 평화조약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들의 목소리가 커질 경우 대외정책 변화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적으로 이집트가 이스라엘 및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를 어떤 식으로 정립할지는 차기 대선의 결과에서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무슬림형제단 등 야권 득세시 = 시위 사태를 주도한 야권 중심인물들의 성향과 언행으로 미뤄 외교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시위의 중심세력이었던 무슬림형제단은 `노골적인 반미'를 표방하지는 않지만, 무바라크 정권이 지켜왔던 친미 노선과 이스라엘과의 평화체제에 부정적인 생각을 감추지도 않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의 라샤드 모하메드 알-바유미(72) 부의장은 지난 8일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모든 국제조약과 협정은 지켜져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스라엘과의 협정은 국민의 동의 없이 체결됐다"면서 1979년 맺은 이스라엘과의 평화조약 재검토 필요성을 거론했다.
알-바유미 부의장은 또 "미국민을 싫어하지 않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이슬람 국가에서 전쟁을 벌이는 미국 정부에 대해서는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아므르 무사(75)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무바라크 정권 하에서 1991년부터 10년간 외무장관을 역임했지만, 이후 무바라크와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고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 역시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불신을 숨기지 않고 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7일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무슬림형제단간에 교류가 없었다면서 "우리는 그 조직 몇몇 리더들의 언사와 상당한 입장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의 부정적 시각을 의식, 무슬림형제단의 지도자 모함메드 무르시는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무슬림 형제단은 권력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대통령 후보를 내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무바라크가 퇴진하기 전 서방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향후 국내 권력이양 과정에서 무슬림형제단의 입장이 어떻게 변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득권 세력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경우 =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인물이 점진적이고 온건한 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을 규합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는 경우 이집트 대외정책의 기조가 급변할 가능성은 낮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 사미 에난 참모총장,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 등 기득권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모두 무바라크의 정책을 충실히 이행해온 인물들이다.
특히 술레이만 부통령은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을 비롯한 이스라엘 지도자들과도 오랫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고, 최근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전문에 따르면 정보국장 시절 이스라엘 군부와 핫라인을 상시적으로 가동해왔다.
에난 참모총장 역시 급격한 대외정책의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낮은 인물이고, 탄타위 국방장관은 무바라크가 퇴진 후 국가 운영을 맡겼을 정도로 신임해온 인물이다.
미국과 이스라엘로서는 술레이만 부통령을 비롯해 기존 정권의 대외정책 기조를 유지해나갈 인물들이 차기 정권을 담당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최근 국내시위로 홍역을 겪은 요르단을 비롯해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친미 노선을 유지해온 인근 아랍국가들 역시 이집트에 무바라크 정권의 외교정책과 노선을 계승한 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미국과 밀착하고 이스라엘과 평화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던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지면서 이집트의 대외정책이 달라질 경우 중동지역 전체에 예측불허의 연쇄반응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집트는 이스라엘 건국(1948년)과 제1차 중동전쟁(1948~49년) 이후 아랍국가 중 최초로 이스라엘과 평화조약(1979년)을 맺었고, 미국의 중동전략에서 교두보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
이런 이집트에 이스라엘에 적대적이고 미국에 반대하는 정권이 들어서는 것은 미국 등 서방국가로서는 반드시 막아야 할 상황이다.
일단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사임과 함께 군 최고 위원회에 국가 운영을 위임했다.
차기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군 최고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이집트의 국가 운영을 맡게 된 모하메드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어서 당장 급격한 대외정책의 변화를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시위사태를 주도한 야권은 군부와 향후 국가 개혁 방향을 놓고 협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기존 대외정책의 변화 여부에 대해서도 입김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이집트 시위사태의 핵심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은 이스라엘과 1979년에 맺은 평화조약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들의 목소리가 커질 경우 대외정책 변화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적으로 이집트가 이스라엘 및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를 어떤 식으로 정립할지는 차기 대선의 결과에서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무슬림형제단 등 야권 득세시 = 시위 사태를 주도한 야권 중심인물들의 성향과 언행으로 미뤄 외교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시위의 중심세력이었던 무슬림형제단은 `노골적인 반미'를 표방하지는 않지만, 무바라크 정권이 지켜왔던 친미 노선과 이스라엘과의 평화체제에 부정적인 생각을 감추지도 않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의 라샤드 모하메드 알-바유미(72) 부의장은 지난 8일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모든 국제조약과 협정은 지켜져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스라엘과의 협정은 국민의 동의 없이 체결됐다"면서 1979년 맺은 이스라엘과의 평화조약 재검토 필요성을 거론했다.
알-바유미 부의장은 또 "미국민을 싫어하지 않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이슬람 국가에서 전쟁을 벌이는 미국 정부에 대해서는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아므르 무사(75)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무바라크 정권 하에서 1991년부터 10년간 외무장관을 역임했지만, 이후 무바라크와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고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 역시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불신을 숨기지 않고 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7일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무슬림형제단간에 교류가 없었다면서 "우리는 그 조직 몇몇 리더들의 언사와 상당한 입장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의 부정적 시각을 의식, 무슬림형제단의 지도자 모함메드 무르시는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무슬림 형제단은 권력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대통령 후보를 내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무바라크가 퇴진하기 전 서방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향후 국내 권력이양 과정에서 무슬림형제단의 입장이 어떻게 변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득권 세력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경우 =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인물이 점진적이고 온건한 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을 규합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는 경우 이집트 대외정책의 기조가 급변할 가능성은 낮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 사미 에난 참모총장,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 등 기득권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모두 무바라크의 정책을 충실히 이행해온 인물들이다.
특히 술레이만 부통령은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을 비롯한 이스라엘 지도자들과도 오랫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고, 최근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전문에 따르면 정보국장 시절 이스라엘 군부와 핫라인을 상시적으로 가동해왔다.
에난 참모총장 역시 급격한 대외정책의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낮은 인물이고, 탄타위 국방장관은 무바라크가 퇴진 후 국가 운영을 맡겼을 정도로 신임해온 인물이다.
미국과 이스라엘로서는 술레이만 부통령을 비롯해 기존 정권의 대외정책 기조를 유지해나갈 인물들이 차기 정권을 담당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최근 국내시위로 홍역을 겪은 요르단을 비롯해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친미 노선을 유지해온 인근 아랍국가들 역시 이집트에 무바라크 정권의 외교정책과 노선을 계승한 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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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1-02-12 08:21:20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전 대통령이 총체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시민혁명'에 굴복, 전격 사임을 발표하면서 향후 이집트의 대외정책에 어떤 변화가 올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과 밀착하고 이스라엘과 평화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던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지면서 이집트의 대외정책이 달라질 경우 중동지역 전체에 예측불허의 연쇄반응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집트는 이스라엘 건국(1948년)과 제1차 중동전쟁(1948~49년) 이후 아랍국가 중 최초로 이스라엘과 평화조약(1979년)을 맺었고, 미국의 중동전략에서 교두보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
이런 이집트에 이스라엘에 적대적이고 미국에 반대하는 정권이 들어서는 것은 미국 등 서방국가로서는 반드시 막아야 할 상황이다.
일단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사임과 함께 군 최고 위원회에 국가 운영을 위임했다.
차기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군 최고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이집트의 국가 운영을 맡게 된 모하메드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어서 당장 급격한 대외정책의 변화를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시위사태를 주도한 야권은 군부와 향후 국가 개혁 방향을 놓고 협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기존 대외정책의 변화 여부에 대해서도 입김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이집트 시위사태의 핵심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은 이스라엘과 1979년에 맺은 평화조약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들의 목소리가 커질 경우 대외정책 변화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적으로 이집트가 이스라엘 및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를 어떤 식으로 정립할지는 차기 대선의 결과에서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무슬림형제단 등 야권 득세시 = 시위 사태를 주도한 야권 중심인물들의 성향과 언행으로 미뤄 외교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시위의 중심세력이었던 무슬림형제단은 `노골적인 반미'를 표방하지는 않지만, 무바라크 정권이 지켜왔던 친미 노선과 이스라엘과의 평화체제에 부정적인 생각을 감추지도 않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의 라샤드 모하메드 알-바유미(72) 부의장은 지난 8일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모든 국제조약과 협정은 지켜져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스라엘과의 협정은 국민의 동의 없이 체결됐다"면서 1979년 맺은 이스라엘과의 평화조약 재검토 필요성을 거론했다.
알-바유미 부의장은 또 "미국민을 싫어하지 않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이슬람 국가에서 전쟁을 벌이는 미국 정부에 대해서는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아므르 무사(75)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무바라크 정권 하에서 1991년부터 10년간 외무장관을 역임했지만, 이후 무바라크와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고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 역시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불신을 숨기지 않고 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7일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무슬림형제단간에 교류가 없었다면서 "우리는 그 조직 몇몇 리더들의 언사와 상당한 입장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의 부정적 시각을 의식, 무슬림형제단의 지도자 모함메드 무르시는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무슬림 형제단은 권력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대통령 후보를 내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무바라크가 퇴진하기 전 서방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향후 국내 권력이양 과정에서 무슬림형제단의 입장이 어떻게 변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득권 세력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경우 =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인물이 점진적이고 온건한 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을 규합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는 경우 이집트 대외정책의 기조가 급변할 가능성은 낮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 사미 에난 참모총장,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 등 기득권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모두 무바라크의 정책을 충실히 이행해온 인물들이다.
특히 술레이만 부통령은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을 비롯한 이스라엘 지도자들과도 오랫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고, 최근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전문에 따르면 정보국장 시절 이스라엘 군부와 핫라인을 상시적으로 가동해왔다.
에난 참모총장 역시 급격한 대외정책의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낮은 인물이고, 탄타위 국방장관은 무바라크가 퇴진 후 국가 운영을 맡겼을 정도로 신임해온 인물이다.
미국과 이스라엘로서는 술레이만 부통령을 비롯해 기존 정권의 대외정책 기조를 유지해나갈 인물들이 차기 정권을 담당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최근 국내시위로 홍역을 겪은 요르단을 비롯해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친미 노선을 유지해온 인근 아랍국가들 역시 이집트에 무바라크 정권의 외교정책과 노선을 계승한 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미국과 밀착하고 이스라엘과 평화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던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지면서 이집트의 대외정책이 달라질 경우 중동지역 전체에 예측불허의 연쇄반응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집트는 이스라엘 건국(1948년)과 제1차 중동전쟁(1948~49년) 이후 아랍국가 중 최초로 이스라엘과 평화조약(1979년)을 맺었고, 미국의 중동전략에서 교두보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
이런 이집트에 이스라엘에 적대적이고 미국에 반대하는 정권이 들어서는 것은 미국 등 서방국가로서는 반드시 막아야 할 상황이다.
일단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사임과 함께 군 최고 위원회에 국가 운영을 위임했다.
차기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군 최고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이집트의 국가 운영을 맡게 된 모하메드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어서 당장 급격한 대외정책의 변화를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시위사태를 주도한 야권은 군부와 향후 국가 개혁 방향을 놓고 협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기존 대외정책의 변화 여부에 대해서도 입김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이집트 시위사태의 핵심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은 이스라엘과 1979년에 맺은 평화조약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들의 목소리가 커질 경우 대외정책 변화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적으로 이집트가 이스라엘 및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를 어떤 식으로 정립할지는 차기 대선의 결과에서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무슬림형제단 등 야권 득세시 = 시위 사태를 주도한 야권 중심인물들의 성향과 언행으로 미뤄 외교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시위의 중심세력이었던 무슬림형제단은 `노골적인 반미'를 표방하지는 않지만, 무바라크 정권이 지켜왔던 친미 노선과 이스라엘과의 평화체제에 부정적인 생각을 감추지도 않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의 라샤드 모하메드 알-바유미(72) 부의장은 지난 8일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모든 국제조약과 협정은 지켜져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스라엘과의 협정은 국민의 동의 없이 체결됐다"면서 1979년 맺은 이스라엘과의 평화조약 재검토 필요성을 거론했다.
알-바유미 부의장은 또 "미국민을 싫어하지 않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이슬람 국가에서 전쟁을 벌이는 미국 정부에 대해서는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아므르 무사(75)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무바라크 정권 하에서 1991년부터 10년간 외무장관을 역임했지만, 이후 무바라크와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고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 역시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불신을 숨기지 않고 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7일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무슬림형제단간에 교류가 없었다면서 "우리는 그 조직 몇몇 리더들의 언사와 상당한 입장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의 부정적 시각을 의식, 무슬림형제단의 지도자 모함메드 무르시는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무슬림 형제단은 권력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대통령 후보를 내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무바라크가 퇴진하기 전 서방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향후 국내 권력이양 과정에서 무슬림형제단의 입장이 어떻게 변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득권 세력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경우 =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인물이 점진적이고 온건한 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을 규합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는 경우 이집트 대외정책의 기조가 급변할 가능성은 낮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 사미 에난 참모총장,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 등 기득권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모두 무바라크의 정책을 충실히 이행해온 인물들이다.
특히 술레이만 부통령은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을 비롯한 이스라엘 지도자들과도 오랫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고, 최근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전문에 따르면 정보국장 시절 이스라엘 군부와 핫라인을 상시적으로 가동해왔다.
에난 참모총장 역시 급격한 대외정책의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낮은 인물이고, 탄타위 국방장관은 무바라크가 퇴진 후 국가 운영을 맡겼을 정도로 신임해온 인물이다.
미국과 이스라엘로서는 술레이만 부통령을 비롯해 기존 정권의 대외정책 기조를 유지해나갈 인물들이 차기 정권을 담당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최근 국내시위로 홍역을 겪은 요르단을 비롯해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친미 노선을 유지해온 인근 아랍국가들 역시 이집트에 무바라크 정권의 외교정책과 노선을 계승한 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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