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허겁지겁 묻다가 환경 재앙 비상

입력 2011.02.17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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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구제역으로 생매장된 돼지들이 큰 골칫거립니다. 허겁지겁 묻다보니 허술한데가 많습니다. 정부는 괜찮다는데 정말 그런건지 집중 점검해 봅니다.

<질문>
정홍규 기자, 현장에서 가 보니까 어떻든가요?

<답변>
그야말로 아무 데나 대충 묻은 매몰지가 한두 곳이 아니었는데요, 화면을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의 한 구제역 매몰집니다.

급하게 묻은 듯 가스배출관은 비뚤어져 묻혀 있습니다.

충남 천안의 한 매몰지에서는 침출수가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남양주의 또 다른 매몰지는 북한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하천 바로 옆에 있었는데요, 비료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에 매몰지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인근 주민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이기호(경기도 남양주시 금남리):"어디다 묻는지도 몰랐어요. 왜냐면 새벽에 이장님이 그러는데 새벽에 묻었다고 하더라고요."

<질문>
상황이 상당히 심각해 보이는데요, 이렇게 매몰지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건 무엇 때문인가요?

<답변>
네, 당초 가축을 묻을 때 규정을 안 지켰기 때문인데요, 단면도를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구제역 매몰지는 먼저 비닐 차단막을 깐 뒤 맨 밑에 흙을 쌓고 가축을 묻은 뒤 다시 흙을 메우고 지반 침하를 대비해 성토를 해야 합니다.

또한 침출수와 침출가스 배출관, 그리고 매몰지 옆에는 배수로와 침출수를 모아두는 저류조를 설치해야 하는데요,

하지만 구제역 발생 직후 급하게 매몰지를 조성하다 보니 이런 시설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곳이 적지 않아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되고 있는 것입니다.

<질문>
부실 매몰지로 인한 환경 재앙의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한공 상류 지역 매몰지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죠?

<답변>
네, 정부 합동 조사단이 지난 10일부터 닷새간 한강 상류지역 매몰지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조사 대상은 문제 발생 우려가 높다고 지자체가 보고한 99곳 가운데 87곳이었는데요,

조사 결과 27곳이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많이 발견된 문제는 하천에 인접한 경우였고, 배수 시설 미비가 11곳, 경사면 설치 4곳 등이었습니다.

문제는 봄철 해빙기가 되면 이같은 부실 매몰지에서 침출수 유출로 인한 환경 오염이 본격화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박창근(관동대학교 교수):" 해빙기가 되면 동물의 사체가 빨리 부패가 되고 그때가 마침 하천에는 물이 적은 갈수기에 해당되기 때문에 하천 오염이 가중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정부는 다음 달까지 문제 매몰지에 대한 정비를 마치겠다는 계획이지만 전국 4천여 매몰지에 대한 전수 조사는 다음 주나 돼야 시작될 예정이어서 자칫 졸속으로 조사를 하고 보완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다음 달까지 급하게 보완 공사를 하더라도 환경 재앙의 우려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매몰지가 완전히 안정화 되기까지는 최장 20년이 걸린다고 말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정부도 현재의 매몰 방식을 대신할 근본적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빗물에 의한 침출수 유출을 막기 위해 매몰지 위에 덮은 비닐하우스입니다.

악취를 없애고, 구제역 바이러스도 죽인다는 미생물 용액을 살포하기도 하는데요,

모두 지자체들이 스스로 짜낸 대책들입니다.

정부는 현재의 매몰 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가축을 태우는 소각 방식, 고온으로 수분과 기름을 빼는 정제방식, 대형저장소 저장방식 등을 검토 중인데요,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관련 시설이 거의 없어 앞으로 상당기간은 매몰지 관리에 더욱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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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허겁지겁 묻다가 환경 재앙 비상
    • 입력 2011-02-17 23:3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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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구제역으로 생매장된 돼지들이 큰 골칫거립니다. 허겁지겁 묻다보니 허술한데가 많습니다. 정부는 괜찮다는데 정말 그런건지 집중 점검해 봅니다. <질문> 정홍규 기자, 현장에서 가 보니까 어떻든가요? <답변> 그야말로 아무 데나 대충 묻은 매몰지가 한두 곳이 아니었는데요, 화면을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의 한 구제역 매몰집니다. 급하게 묻은 듯 가스배출관은 비뚤어져 묻혀 있습니다. 충남 천안의 한 매몰지에서는 침출수가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남양주의 또 다른 매몰지는 북한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하천 바로 옆에 있었는데요, 비료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에 매몰지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인근 주민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이기호(경기도 남양주시 금남리):"어디다 묻는지도 몰랐어요. 왜냐면 새벽에 이장님이 그러는데 새벽에 묻었다고 하더라고요." <질문> 상황이 상당히 심각해 보이는데요, 이렇게 매몰지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건 무엇 때문인가요? <답변> 네, 당초 가축을 묻을 때 규정을 안 지켰기 때문인데요, 단면도를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구제역 매몰지는 먼저 비닐 차단막을 깐 뒤 맨 밑에 흙을 쌓고 가축을 묻은 뒤 다시 흙을 메우고 지반 침하를 대비해 성토를 해야 합니다. 또한 침출수와 침출가스 배출관, 그리고 매몰지 옆에는 배수로와 침출수를 모아두는 저류조를 설치해야 하는데요, 하지만 구제역 발생 직후 급하게 매몰지를 조성하다 보니 이런 시설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곳이 적지 않아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되고 있는 것입니다. <질문> 부실 매몰지로 인한 환경 재앙의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한공 상류 지역 매몰지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죠? <답변> 네, 정부 합동 조사단이 지난 10일부터 닷새간 한강 상류지역 매몰지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조사 대상은 문제 발생 우려가 높다고 지자체가 보고한 99곳 가운데 87곳이었는데요, 조사 결과 27곳이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많이 발견된 문제는 하천에 인접한 경우였고, 배수 시설 미비가 11곳, 경사면 설치 4곳 등이었습니다. 문제는 봄철 해빙기가 되면 이같은 부실 매몰지에서 침출수 유출로 인한 환경 오염이 본격화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박창근(관동대학교 교수):" 해빙기가 되면 동물의 사체가 빨리 부패가 되고 그때가 마침 하천에는 물이 적은 갈수기에 해당되기 때문에 하천 오염이 가중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정부는 다음 달까지 문제 매몰지에 대한 정비를 마치겠다는 계획이지만 전국 4천여 매몰지에 대한 전수 조사는 다음 주나 돼야 시작될 예정이어서 자칫 졸속으로 조사를 하고 보완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다음 달까지 급하게 보완 공사를 하더라도 환경 재앙의 우려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매몰지가 완전히 안정화 되기까지는 최장 20년이 걸린다고 말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정부도 현재의 매몰 방식을 대신할 근본적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빗물에 의한 침출수 유출을 막기 위해 매몰지 위에 덮은 비닐하우스입니다. 악취를 없애고, 구제역 바이러스도 죽인다는 미생물 용액을 살포하기도 하는데요, 모두 지자체들이 스스로 짜낸 대책들입니다. 정부는 현재의 매몰 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가축을 태우는 소각 방식, 고온으로 수분과 기름을 빼는 정제방식, 대형저장소 저장방식 등을 검토 중인데요,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관련 시설이 거의 없어 앞으로 상당기간은 매몰지 관리에 더욱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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