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리비아 현지취재 못해 발만 동동

입력 2011.02.2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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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시위 사태가 확산 일로를 걸으면서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섰다는 전언까지 있지만, 영국 BBC를 비롯한 외신들은 정작 리비아 당국의 취재 불허로 현지발 확인 보도를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BBC의 월드뉴스 에디터인 존 윌리엄스는 20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리비아 현지 보도의 어려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튀니지, 이집트, 바레인과 달리 현지 취재를 할 수 없는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이번 주말 리비아에서 일어난 일을 우리는 다른 목격자들의 진술에 의존해 전할 수밖에 없었다"며 리비아 지형은 대부분이 황폐한 사막이라 '잠입' 취재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리비아 당국의 무자비한 폭력성 때문에 BBC 취재기자가 이집트 사태를 보도한 지 일주일 후까지도 카이로에서 리비아 사태를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지 보도가 안되는 상황에서 그 대안으로 BBC 등 외신들은 리비아 현지인과 전화통화를 통해서나마 간혹 생생하게 총성과 폭발음까지 수반한 소식들을 전하고 있지만, 그 진술의 진위 여부를 독자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형편이다.

윌리엄스는 "이같은 진술들에 대해 우리가 '사실'이라고 보도하지 못하고 '주장'이나 '혐의'라고 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리비아 당국이 인터넷 연결을 정기적으로 꺼버리는 바람에 이른바 '이용자 생산 콘텐트'라고 불리는 현장 비디오 화면 송출도 줄어든 상태다.

이 때문에 보도 매체로서는 그나마 조금이나마 알고 있는 사실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을 분명히 구분해 시청자에게 전달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윌리엄스는 강조했다.

그는 "1986년 미국의 리비아 공습 당시 카다피 지지자들이 BBC의 리비아 현지 보도를 부정확하다고 비판했는데, 그들 입장에서는 이번 주말 리비아 사태에 대한 국제보도에도 아마 똑같은 비판을 가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때와 달리 25년이 지난 지금 리비아에는 어떤 외신 기자들도 현장에 없는 가운데 시위가 발생하고 당국의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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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신들, 리비아 현지취재 못해 발만 동동
    • 입력 2011-02-21 10:55:21
    연합뉴스
리비아 시위 사태가 확산 일로를 걸으면서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섰다는 전언까지 있지만, 영국 BBC를 비롯한 외신들은 정작 리비아 당국의 취재 불허로 현지발 확인 보도를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BBC의 월드뉴스 에디터인 존 윌리엄스는 20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리비아 현지 보도의 어려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튀니지, 이집트, 바레인과 달리 현지 취재를 할 수 없는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이번 주말 리비아에서 일어난 일을 우리는 다른 목격자들의 진술에 의존해 전할 수밖에 없었다"며 리비아 지형은 대부분이 황폐한 사막이라 '잠입' 취재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리비아 당국의 무자비한 폭력성 때문에 BBC 취재기자가 이집트 사태를 보도한 지 일주일 후까지도 카이로에서 리비아 사태를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지 보도가 안되는 상황에서 그 대안으로 BBC 등 외신들은 리비아 현지인과 전화통화를 통해서나마 간혹 생생하게 총성과 폭발음까지 수반한 소식들을 전하고 있지만, 그 진술의 진위 여부를 독자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형편이다. 윌리엄스는 "이같은 진술들에 대해 우리가 '사실'이라고 보도하지 못하고 '주장'이나 '혐의'라고 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리비아 당국이 인터넷 연결을 정기적으로 꺼버리는 바람에 이른바 '이용자 생산 콘텐트'라고 불리는 현장 비디오 화면 송출도 줄어든 상태다. 이 때문에 보도 매체로서는 그나마 조금이나마 알고 있는 사실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을 분명히 구분해 시청자에게 전달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윌리엄스는 강조했다. 그는 "1986년 미국의 리비아 공습 당시 카다피 지지자들이 BBC의 리비아 현지 보도를 부정확하다고 비판했는데, 그들 입장에서는 이번 주말 리비아 사태에 대한 국제보도에도 아마 똑같은 비판을 가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때와 달리 25년이 지난 지금 리비아에는 어떤 외신 기자들도 현장에 없는 가운데 시위가 발생하고 당국의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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