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과제, ‘구자철 흔적’ 지워라!

입력 2011.03.02 (09:11) 수정 2011.03.0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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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해야 하는 제주 유나이티드의 우선 과제는 얼마만큼 빨리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의 그림자를 지워내느냐다.

2007년 제주 유니폼을 입고 K리그 데뷔전을 치른 중앙 미드필더 구자철은 지난해 30경기에 나서 5골 12도움을 올리며 제주가 K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구자철은 제주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국가대표로 발탁돼 한국축구 세대교체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고, 지난 1월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까지 이뤘다.

제주는 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톈진 테다(중국)와의 2011 AFC 챔피언스리그 E조 1차전 홈 경기에서 0-1로 졌다. 지난해 박경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로 홈 경기(13승6무)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던 제주였는데 올 시즌 첫 경기에서 패배의 쓴잔을 들었다.

세밀한 패스 플레이가 일품인 세계 최강 클럽 바르셀로나(스페인)를 닮고자 하는 제주는 시종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수비를 단단히 하다 역습을 노린 상대의 한 방에 무너졌다.

구자철의 빈자리가 아쉬운 장면도 여럿 있었다.

물론 박경훈 감독은 "구자철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는 떠났다. 훈련을 통해 충분히 구자철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미련을 두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박 감독도 "상대가 밀집수비로 나서다 보니 가운데에서 종패스를 못하고 횡패스가 많았다"면서 "볼을 소유하다가 상대 중앙의 간격이 벌어졌을 때 그 안으로 공을 집어넣으려는 훈련을 많이 했는데 오늘은 잘 이뤄지지 못했다"고 중원에서의 플레이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는 않았다.

제주는 사실 구자철의 공백에 대한 준비 시간이 많지 않았다. 새로운 선수를 보강한 것도 아니다.

이날 경기에서처럼 박현범과 함께 올해 제주의 중원을 책임져야 할 김영신은 지난해까지 주로 측면 미드필드에서 뛴 선수다. 김영신은 새로운 임무에 적응해야 할 시간이, 박현범은 새로운 짝과의 호흡을 끌어올릴 시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중앙 미드필더 자원인 오승범은 중국 진출을 타진하다가 뒤늦게 제주 잔류가 결정됐다.

AFC 챔피언스리그 선수 등록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조별리그에서는 당장 오승범을 활용할 수 없다.

지난해 제주 지휘봉을 잡고 나서 '바람처럼 빠른 축구, 돌처럼 단단한 조직력의 축구, 그리고 여자처럼 아름다운 축구'라는 '삼다(三多) 축구'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박경훈 감독은 올해 제주의 지향점을 'PP10C7'으로 요약했다.

'10초간 압박(Pressing)하고, 공을 빼앗아 10초간 패스플레이로 볼을 점유(Posession)한 뒤 7초 안에 역습(Counter Attack)'하는 축구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올해 이 같은 제주의 목표가 성공을 거두려면 중앙 미드필더들이 지난해 이상의 활약을 해줘야 한다.

박 감독은 "구자철이 나간 것을 그렇게 우려하지는 않는다"면서 "이제 시작이다. 작년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점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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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의 과제, ‘구자철 흔적’ 지워라!
    • 입력 2011-03-02 09:11:52
    • 수정2011-03-02 09:56:25
    연합뉴스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해야 하는 제주 유나이티드의 우선 과제는 얼마만큼 빨리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의 그림자를 지워내느냐다. 2007년 제주 유니폼을 입고 K리그 데뷔전을 치른 중앙 미드필더 구자철은 지난해 30경기에 나서 5골 12도움을 올리며 제주가 K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구자철은 제주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국가대표로 발탁돼 한국축구 세대교체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고, 지난 1월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까지 이뤘다. 제주는 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톈진 테다(중국)와의 2011 AFC 챔피언스리그 E조 1차전 홈 경기에서 0-1로 졌다. 지난해 박경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로 홈 경기(13승6무)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던 제주였는데 올 시즌 첫 경기에서 패배의 쓴잔을 들었다. 세밀한 패스 플레이가 일품인 세계 최강 클럽 바르셀로나(스페인)를 닮고자 하는 제주는 시종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수비를 단단히 하다 역습을 노린 상대의 한 방에 무너졌다. 구자철의 빈자리가 아쉬운 장면도 여럿 있었다. 물론 박경훈 감독은 "구자철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는 떠났다. 훈련을 통해 충분히 구자철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미련을 두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박 감독도 "상대가 밀집수비로 나서다 보니 가운데에서 종패스를 못하고 횡패스가 많았다"면서 "볼을 소유하다가 상대 중앙의 간격이 벌어졌을 때 그 안으로 공을 집어넣으려는 훈련을 많이 했는데 오늘은 잘 이뤄지지 못했다"고 중원에서의 플레이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는 않았다. 제주는 사실 구자철의 공백에 대한 준비 시간이 많지 않았다. 새로운 선수를 보강한 것도 아니다. 이날 경기에서처럼 박현범과 함께 올해 제주의 중원을 책임져야 할 김영신은 지난해까지 주로 측면 미드필드에서 뛴 선수다. 김영신은 새로운 임무에 적응해야 할 시간이, 박현범은 새로운 짝과의 호흡을 끌어올릴 시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중앙 미드필더 자원인 오승범은 중국 진출을 타진하다가 뒤늦게 제주 잔류가 결정됐다. AFC 챔피언스리그 선수 등록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조별리그에서는 당장 오승범을 활용할 수 없다. 지난해 제주 지휘봉을 잡고 나서 '바람처럼 빠른 축구, 돌처럼 단단한 조직력의 축구, 그리고 여자처럼 아름다운 축구'라는 '삼다(三多) 축구'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박경훈 감독은 올해 제주의 지향점을 'PP10C7'으로 요약했다. '10초간 압박(Pressing)하고, 공을 빼앗아 10초간 패스플레이로 볼을 점유(Posession)한 뒤 7초 안에 역습(Counter Attack)'하는 축구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올해 이 같은 제주의 목표가 성공을 거두려면 중앙 미드필더들이 지난해 이상의 활약을 해줘야 한다. 박 감독은 "구자철이 나간 것을 그렇게 우려하지는 않는다"면서 "이제 시작이다. 작년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점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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