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 일부 귀순 왜?…남북관계 파장일 듯

입력 2011.03.0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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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달 남하한 북한 주민 31명(남성 11명, 여성 20명) 가운데 귀순의사를 밝힌 4명을 제외한 27명만 송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북한이 전원송환을 요구하며 반발, 남북 관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통일부는 3일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을 통해 지난달 5일 남하한 북한 주민 31명 가운데 4명이 귀순의사를 밝혔으며, 나머지 27명과 선박은 4일 판문점과 서해 NLL를 통해 북측으로 송환.인계하겠다고 북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조선적십자회는 이날 오후 늦게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부당하게 억류된 우리 주민 31명 전원을 배와 함께 그들이 나간 해상을 통해 무조건 즉시 돌려보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북측은 특히 "우리 주민을 여기저기 끌고 다니면서 귀순공작을 하면서 회유 기만 협작으로 남조선에 떨어질 것을 강요하는 비열한 행위에 매달렸다"며 강력 반발했다.

이에 따라 27명의 송환 계획이 지연되고, 이번 문제가 남북관계에 새로운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자유의사에 따라 귀순의사를 밝힌 4명을 송환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북측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북한의 전원 송환요구는 지난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이어 현재 진행 중인 한미 키 리졸브 훈련 등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남북 관계가 좋을 때는 크게 문제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북측이 송환문제를 긴장 고조의 빌미로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정부 당국자들의 비공식적 언급을 통해 전원 귀순의사가 없다고 밝힌 점도 북측의 전원송환 요구 배경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또 북측이 이번 사태를 체제이완 방지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우리 측 일각에서도 귀순공작 의혹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언론은 최근 북한 주민에게 서울관광을 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정부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바 있다.

31명 가운데 4명이 귀순의사를 밝힌 배경도 관심을 끌고 있다.

군과 경찰, 국가정보원 등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신문조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종종 정부 당국자 등을 통해 이들이 단순 표류했으며, 귀순의사를 밝힌 사람은 없다는 얘기가 전해졌었다.

이에 따라 북쪽으로 돌아가지 않을 경우 현지 가족이 겪을 고초 등을 감안하면 4명이 귀순의사를 밝힌 것은 다소 뜻밖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통일부는 북한 주민의 귀순 및 송환계획을 밝히면서도 이들이 단순 표류했는지 등 조사결과에 대해서는 합동신문조로부터 통보받지 못했다며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정부 합동신문조는 북한 주민이 단순표류한 것으로 결론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31명 가운데 27명이 송환을 원했고, 아이들을 동행하지 않았으며, 이들이 가족단위가 아닌 작업반 위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다만, 나머지 4명은 조사 초기에 적극적으로 귀순의사를 표시하지 않았거나, 합동신문조의 인간적 대우 등에 영향을 받아 마음을 바꾼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주민은 조사 기간 여러 명이 모여 있으면 진술을 극도로 자제하고, 개별 조사에서 말문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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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주민 일부 귀순 왜?…남북관계 파장일 듯
    • 입력 2011-03-04 09:07:55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달 남하한 북한 주민 31명(남성 11명, 여성 20명) 가운데 귀순의사를 밝힌 4명을 제외한 27명만 송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북한이 전원송환을 요구하며 반발, 남북 관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통일부는 3일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을 통해 지난달 5일 남하한 북한 주민 31명 가운데 4명이 귀순의사를 밝혔으며, 나머지 27명과 선박은 4일 판문점과 서해 NLL를 통해 북측으로 송환.인계하겠다고 북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조선적십자회는 이날 오후 늦게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부당하게 억류된 우리 주민 31명 전원을 배와 함께 그들이 나간 해상을 통해 무조건 즉시 돌려보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북측은 특히 "우리 주민을 여기저기 끌고 다니면서 귀순공작을 하면서 회유 기만 협작으로 남조선에 떨어질 것을 강요하는 비열한 행위에 매달렸다"며 강력 반발했다. 이에 따라 27명의 송환 계획이 지연되고, 이번 문제가 남북관계에 새로운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자유의사에 따라 귀순의사를 밝힌 4명을 송환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북측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북한의 전원 송환요구는 지난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이어 현재 진행 중인 한미 키 리졸브 훈련 등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남북 관계가 좋을 때는 크게 문제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북측이 송환문제를 긴장 고조의 빌미로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정부 당국자들의 비공식적 언급을 통해 전원 귀순의사가 없다고 밝힌 점도 북측의 전원송환 요구 배경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또 북측이 이번 사태를 체제이완 방지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우리 측 일각에서도 귀순공작 의혹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언론은 최근 북한 주민에게 서울관광을 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정부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바 있다. 31명 가운데 4명이 귀순의사를 밝힌 배경도 관심을 끌고 있다. 군과 경찰, 국가정보원 등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신문조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종종 정부 당국자 등을 통해 이들이 단순 표류했으며, 귀순의사를 밝힌 사람은 없다는 얘기가 전해졌었다. 이에 따라 북쪽으로 돌아가지 않을 경우 현지 가족이 겪을 고초 등을 감안하면 4명이 귀순의사를 밝힌 것은 다소 뜻밖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통일부는 북한 주민의 귀순 및 송환계획을 밝히면서도 이들이 단순 표류했는지 등 조사결과에 대해서는 합동신문조로부터 통보받지 못했다며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정부 합동신문조는 북한 주민이 단순표류한 것으로 결론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31명 가운데 27명이 송환을 원했고, 아이들을 동행하지 않았으며, 이들이 가족단위가 아닌 작업반 위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다만, 나머지 4명은 조사 초기에 적극적으로 귀순의사를 표시하지 않았거나, 합동신문조의 인간적 대우 등에 영향을 받아 마음을 바꾼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주민은 조사 기간 여러 명이 모여 있으면 진술을 극도로 자제하고, 개별 조사에서 말문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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