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흉물된 치안센터…흉기도 방치

입력 2011.03.0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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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찰이 파출소를 다시 운영하면서 기존 치안센터를 폐지하고 있는데요.

그 과정에서 언제든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수사 정보나 압수한 흉기를 제대로 챙기지 않았습니다.

현장추적. 황현택 기자입니다.

<리포트>

2년 전 폐지된 전주시내 한 치안센터에 들어가 봤습니다.

흉기가 여러 개 나옵니다.

피의자들로부터 압수한 증거물입니다.

경찰관 수첩에는 '우범자 전입 내역' 등 수사 정보가 적혀있습니다.

또 다른 수첩에선 현금이 나오고 신분증...신용카드... 은행 보안카드도 쏟아져 나옵니다.

신분증 주인에게 연락해 봤습니다.

<녹취>지갑 분실자 : "잃어버린 것 같은데요. (경찰에서 찾으러 오라고 연락받지 않으셨어요?) 아니, 안 받았어요."

치안센터에 방치된 범죄 정보와 사생활 정보 등이 언제 누구의 손에 들어갈지 모를 일입니다.

<인터뷰>박경태(전주시 신정동) : "불량 학생들이나 술 먹은 사람, 노숙인들, 그런 사람들이 들어가서 있으면 안 좋잖아요? 마음이 좀 불안하지."

또 다른 치안센터, 창고에 있는 상자를 열어봤습니다.

수사와 관련된 경찰 내부 문서가 가득합니다.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는 물론, 수배자를 신고한 사람의 인적사항 등 민감한 사생활 정보가 적나라하게 노출돼 있습니다.

자그만치 10년치가 넘습니다.

심지어 시건 장치가 되어 있지 않은 총기 보관함에서는 이처럼 사용하지 않은 최루탄이 여러 개 나오기도 했습니다.

관할 파출소를 찾아가 어찌된 일인지 물었습니다.

<녹취>파출소 관계자 : "이사올 때 안 가지고 왔습니다. 치울 것은 치워버리든지 했어야 했는데...."

감독 기관은 이러한 현실을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듯 엉뚱한 답변을 합니다.

<녹취>전북지방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관할 지구대나 파출소에서 청소라든지, 파손이나 방치돼 있다는 인상을 안 주도록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폐지된 치안센터는 전국에 3백여 곳,

아무렇게나 내버려진 수사정보와 사생활정보... 경찰의 보안 의식이 구멍 뚫렸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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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흉물된 치안센터…흉기도 방치
    • 입력 2011-03-08 22: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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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찰이 파출소를 다시 운영하면서 기존 치안센터를 폐지하고 있는데요. 그 과정에서 언제든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수사 정보나 압수한 흉기를 제대로 챙기지 않았습니다. 현장추적. 황현택 기자입니다. <리포트> 2년 전 폐지된 전주시내 한 치안센터에 들어가 봤습니다. 흉기가 여러 개 나옵니다. 피의자들로부터 압수한 증거물입니다. 경찰관 수첩에는 '우범자 전입 내역' 등 수사 정보가 적혀있습니다. 또 다른 수첩에선 현금이 나오고 신분증...신용카드... 은행 보안카드도 쏟아져 나옵니다. 신분증 주인에게 연락해 봤습니다. <녹취>지갑 분실자 : "잃어버린 것 같은데요. (경찰에서 찾으러 오라고 연락받지 않으셨어요?) 아니, 안 받았어요." 치안센터에 방치된 범죄 정보와 사생활 정보 등이 언제 누구의 손에 들어갈지 모를 일입니다. <인터뷰>박경태(전주시 신정동) : "불량 학생들이나 술 먹은 사람, 노숙인들, 그런 사람들이 들어가서 있으면 안 좋잖아요? 마음이 좀 불안하지." 또 다른 치안센터, 창고에 있는 상자를 열어봤습니다. 수사와 관련된 경찰 내부 문서가 가득합니다.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는 물론, 수배자를 신고한 사람의 인적사항 등 민감한 사생활 정보가 적나라하게 노출돼 있습니다. 자그만치 10년치가 넘습니다. 심지어 시건 장치가 되어 있지 않은 총기 보관함에서는 이처럼 사용하지 않은 최루탄이 여러 개 나오기도 했습니다. 관할 파출소를 찾아가 어찌된 일인지 물었습니다. <녹취>파출소 관계자 : "이사올 때 안 가지고 왔습니다. 치울 것은 치워버리든지 했어야 했는데...." 감독 기관은 이러한 현실을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듯 엉뚱한 답변을 합니다. <녹취>전북지방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관할 지구대나 파출소에서 청소라든지, 파손이나 방치돼 있다는 인상을 안 주도록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폐지된 치안센터는 전국에 3백여 곳, 아무렇게나 내버려진 수사정보와 사생활정보... 경찰의 보안 의식이 구멍 뚫렸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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