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양강 깼다…현대건설 ‘무적’

입력 2011.03.1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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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울 코트를 달궜던 NH 농협 2010-2011 프로배구 V리그 정규 시즌이 13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4일 여자부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의 한 경기만 남겨둔 가운데 남자부는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남녀 7팀(남자 4팀·여자 3팀)이 모두 가려졌다.



지난해 12월4일 개막해 3개월 넘게 진행된 이번 시즌은 남자부 양강 구도 해체, 여자부 현대건설의 독주로 요약할 수 있다.



대한항공의 신영철 감독은 시즌 전 "만년 3위에서 벗어나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각축을 벌이던 양강구도를 끝내겠다"고 선언했고 공수에서 빼어난 전력을 자랑하며 그 약속을 지켰다.



세터 한선수의 노련한 토스를 발판삼아 미국 출신 라이트 공격수 에반 페이텍, 레프트로 돌아선 김학민의 강타가 좌우에서 불을 뿜은 대한항공은 이영택, 진상헌, 신경수로 이뤄진 센터라인까지 힘을 내면서 정규 시즌에서 돌풍을 주도했다.



신인 곽승석과 리베로 최부식이 안정된 리시브로 뒤를 받치면서 대한항공은 25승5패(승률 0.833)라는 승률을 뽐내며 2005년 프로배구 출범 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현대건설 역시 승률 0.87이 넘는 압도적인 실력으로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황연주를 필두로 센터 양효진, 레프트 케니 모레노 삼각편대가 무서운 공격을 퍼부었다.



특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대표팀이 은메달을 따내는 데 앞장섰던 황연주와 양효진은 지친 기색 없이 초반부터 맹타를 터뜨리며 현대건설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파죽지세 대한항공, 통합우승 도전 



1·4라운드에서 전승을 거둔 대한항공은 3라운드에서 우리캐피탈과 삼성화재에 패해 잠시 흔들렸을 뿐, 매 라운드 5승 이상씩 올리며 시즌 내내 높이 날았다.



특히 프로 출범 때부터 지난 시즌까지 우승컵을 나눠 가졌던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4승1패씩 거두고 포스트시즌에서 자신감을 확실하게 쌓았다.



반면 ’해외파’ 문성민과 역대 한국 땅을 밟았던 외국인 선수 중 지명도에서 최고였던 헥터 소토를 영입,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았던 현대캐피탈은 공수 부조화로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신인 드래프트를 거부한 문성민이 한국배구연맹(KOVO)의 징계로 1라운드를 뛰지 못했고 소토의 공격력이 생각만큼 강하지 못해 공격에서 애로를 겪었다.



또 좌·우 날개 높이가 낮아지면서 블로킹의 위력도 예년만 못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석진욱이 무릎을 다쳐 시즌 시작 전부터 전력에 구멍이 생겼던 삼성화재는 ’신치용 매직’을 앞세워 3승9패의 절대 열세를 딛고 3위(16승14패)로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최대 약점이었던 리시브가 경기를 치르면서 나아졌고 가빈 슈미트와 박철우의 새로운 공격 조합도 파괴력을 찾아갔다.



LIG손해보험은 이경수·밀란 페피치·김요한이라는 막강 화력을 앞세워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경수와 김요한이 각각 부상에 발목이 잡히면서 턱걸이로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따갔다.



전력상 뒤질 게 없었던 KEPCO45는 조직력을 살리지 못했고 패기가 돋보이는 우리캐피탈은 적당한 외국인 선수를 찾지 못하면서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탈락했다.



◇대한항공 기록 4개 부분 개인상 석권 



정규 시즌이 끝나면서 KOVO가 주는 6개 부문 개인상 수상자가 결정됐다.



’이변의 주역’ 대한항공 선수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높은 점프력과 긴 체공시간을 이용한 스파이크가 전매특허인 김학민은 55.65%의 공격성공률을 기록, 삼성화재의 가빈(55.43%)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공격상을 받았다.



94세트에서 서브에이스를 47개나 성공한 에반은 세트당 0.5개의 서브 성공률로 서브상을 챙겼고 세터 한선수는 세트당 12.357개를 정확하게 토스, 2년 연속 세터상을 가져갔다.



대한항공 리베로 최부식은 수비성공률에서 세트당 8.012개를 기록해 ’수비의 달인’ 여오현(삼성화재)을 따돌리고 생애 처음으로 수비 1위에 올랐다.



그밖에 지난해 역대 선수로는 처음으로 단일 시즌 1천 득점을 넘겼던 가빈은 공격과 블로킹, 서브로 총 839점을 올려 페피치(635점)를 크게 따돌리고 득점상 2연패에 성공했다.



’원조 거미손’ 방신봉(KEPCO45)은 세트당 0.917개의 블로킹을 잡아내 LIG손보에서 뛰던 2006-2007 시즌 이후 4년 만에 블로킹상을 되찾았다.



개인기록상 시상식은 챔피언결정전이 모두 끝난 뒤 열린다.



◇현대건설 ’적수가 없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현대건설의 적수가 없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그만큼 기량이 월등해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프로 출범 후 처음으로 우승컵에 키스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건설은 2006-2007 시즌과 지난 시즌 각각 흥국생명과 인삼공사에 패해 준우승만 두 번 했다.



현대건설은 도로공사에만 두 번 졌을 뿐 흥국생명(6승)과 GS칼텍스(5승)에 전승을 거두고 순항했다.



작년 챔프전에서 패한 인삼공사에는 5승1패로 확실하게 빚을 갚았다.



현대건설의 강점은 날카로운 창 못지않게 리시브 실력도 우수해 빈틈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데 있다.



2위로 4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른 도로공사의 분전도 빼놓을 수 없다.



어창선 감독 부임 후 선수 평균 7㎏씩 몸무게를 뺀 도로공사는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초반부터 예상을 깨고 선두권을 달렸다.



도로공사는 24경기에서 총 176개의 서브 득점을 올려 이 부문 1위를 달렸다.



용병 쎄라 파반(2위·30개)을 필두로 이보람(5위·29개), 이재은(6위·27개), 황민경(7위·19개) 등 서브 성공률 10걸에 4명이나 포진했다.



신·구 선수가 조화를 이루고 선수단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은 만큼 포스트시즌에서 이변을 일으킬 수 있다는 평이 많다.



김연경(JT 마블러스)을 일본에 임대하고 황연주가 현대건설로 이적하면서 공격력이 약해진 흥국생명은 세터 김사니를 FA로 영입, 짜임새를 강화하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또 수비력을 높여 3위로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따냈다.



반면 인삼공사는 최고 용병 몬타뇨 마델레이네를 보유했지만 김사니의 이적 공백을 메우지 못했고, 프로 최초 여성 사령탑인 조혜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GS칼텍스는 좌표를 잃고 최하위권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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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 양강 깼다…현대건설 ‘무적’
    • 입력 2011-03-13 17:54:11
    연합뉴스
 한겨울 코트를 달궜던 NH 농협 2010-2011 프로배구 V리그 정규 시즌이 13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4일 여자부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의 한 경기만 남겨둔 가운데 남자부는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남녀 7팀(남자 4팀·여자 3팀)이 모두 가려졌다.

지난해 12월4일 개막해 3개월 넘게 진행된 이번 시즌은 남자부 양강 구도 해체, 여자부 현대건설의 독주로 요약할 수 있다.

대한항공의 신영철 감독은 시즌 전 "만년 3위에서 벗어나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각축을 벌이던 양강구도를 끝내겠다"고 선언했고 공수에서 빼어난 전력을 자랑하며 그 약속을 지켰다.

세터 한선수의 노련한 토스를 발판삼아 미국 출신 라이트 공격수 에반 페이텍, 레프트로 돌아선 김학민의 강타가 좌우에서 불을 뿜은 대한항공은 이영택, 진상헌, 신경수로 이뤄진 센터라인까지 힘을 내면서 정규 시즌에서 돌풍을 주도했다.

신인 곽승석과 리베로 최부식이 안정된 리시브로 뒤를 받치면서 대한항공은 25승5패(승률 0.833)라는 승률을 뽐내며 2005년 프로배구 출범 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현대건설 역시 승률 0.87이 넘는 압도적인 실력으로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황연주를 필두로 센터 양효진, 레프트 케니 모레노 삼각편대가 무서운 공격을 퍼부었다.

특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대표팀이 은메달을 따내는 데 앞장섰던 황연주와 양효진은 지친 기색 없이 초반부터 맹타를 터뜨리며 현대건설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파죽지세 대한항공, 통합우승 도전 

1·4라운드에서 전승을 거둔 대한항공은 3라운드에서 우리캐피탈과 삼성화재에 패해 잠시 흔들렸을 뿐, 매 라운드 5승 이상씩 올리며 시즌 내내 높이 날았다.

특히 프로 출범 때부터 지난 시즌까지 우승컵을 나눠 가졌던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4승1패씩 거두고 포스트시즌에서 자신감을 확실하게 쌓았다.

반면 ’해외파’ 문성민과 역대 한국 땅을 밟았던 외국인 선수 중 지명도에서 최고였던 헥터 소토를 영입,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았던 현대캐피탈은 공수 부조화로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신인 드래프트를 거부한 문성민이 한국배구연맹(KOVO)의 징계로 1라운드를 뛰지 못했고 소토의 공격력이 생각만큼 강하지 못해 공격에서 애로를 겪었다.

또 좌·우 날개 높이가 낮아지면서 블로킹의 위력도 예년만 못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석진욱이 무릎을 다쳐 시즌 시작 전부터 전력에 구멍이 생겼던 삼성화재는 ’신치용 매직’을 앞세워 3승9패의 절대 열세를 딛고 3위(16승14패)로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최대 약점이었던 리시브가 경기를 치르면서 나아졌고 가빈 슈미트와 박철우의 새로운 공격 조합도 파괴력을 찾아갔다.

LIG손해보험은 이경수·밀란 페피치·김요한이라는 막강 화력을 앞세워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경수와 김요한이 각각 부상에 발목이 잡히면서 턱걸이로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따갔다.

전력상 뒤질 게 없었던 KEPCO45는 조직력을 살리지 못했고 패기가 돋보이는 우리캐피탈은 적당한 외국인 선수를 찾지 못하면서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탈락했다.

◇대한항공 기록 4개 부분 개인상 석권 

정규 시즌이 끝나면서 KOVO가 주는 6개 부문 개인상 수상자가 결정됐다.

’이변의 주역’ 대한항공 선수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높은 점프력과 긴 체공시간을 이용한 스파이크가 전매특허인 김학민은 55.65%의 공격성공률을 기록, 삼성화재의 가빈(55.43%)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공격상을 받았다.

94세트에서 서브에이스를 47개나 성공한 에반은 세트당 0.5개의 서브 성공률로 서브상을 챙겼고 세터 한선수는 세트당 12.357개를 정확하게 토스, 2년 연속 세터상을 가져갔다.

대한항공 리베로 최부식은 수비성공률에서 세트당 8.012개를 기록해 ’수비의 달인’ 여오현(삼성화재)을 따돌리고 생애 처음으로 수비 1위에 올랐다.

그밖에 지난해 역대 선수로는 처음으로 단일 시즌 1천 득점을 넘겼던 가빈은 공격과 블로킹, 서브로 총 839점을 올려 페피치(635점)를 크게 따돌리고 득점상 2연패에 성공했다.

’원조 거미손’ 방신봉(KEPCO45)은 세트당 0.917개의 블로킹을 잡아내 LIG손보에서 뛰던 2006-2007 시즌 이후 4년 만에 블로킹상을 되찾았다.

개인기록상 시상식은 챔피언결정전이 모두 끝난 뒤 열린다.

◇현대건설 ’적수가 없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현대건설의 적수가 없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그만큼 기량이 월등해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프로 출범 후 처음으로 우승컵에 키스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건설은 2006-2007 시즌과 지난 시즌 각각 흥국생명과 인삼공사에 패해 준우승만 두 번 했다.

현대건설은 도로공사에만 두 번 졌을 뿐 흥국생명(6승)과 GS칼텍스(5승)에 전승을 거두고 순항했다.

작년 챔프전에서 패한 인삼공사에는 5승1패로 확실하게 빚을 갚았다.

현대건설의 강점은 날카로운 창 못지않게 리시브 실력도 우수해 빈틈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데 있다.

2위로 4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른 도로공사의 분전도 빼놓을 수 없다.

어창선 감독 부임 후 선수 평균 7㎏씩 몸무게를 뺀 도로공사는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초반부터 예상을 깨고 선두권을 달렸다.

도로공사는 24경기에서 총 176개의 서브 득점을 올려 이 부문 1위를 달렸다.

용병 쎄라 파반(2위·30개)을 필두로 이보람(5위·29개), 이재은(6위·27개), 황민경(7위·19개) 등 서브 성공률 10걸에 4명이나 포진했다.

신·구 선수가 조화를 이루고 선수단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은 만큼 포스트시즌에서 이변을 일으킬 수 있다는 평이 많다.

김연경(JT 마블러스)을 일본에 임대하고 황연주가 현대건설로 이적하면서 공격력이 약해진 흥국생명은 세터 김사니를 FA로 영입, 짜임새를 강화하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또 수비력을 높여 3위로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따냈다.

반면 인삼공사는 최고 용병 몬타뇨 마델레이네를 보유했지만 김사니의 이적 공백을 메우지 못했고, 프로 최초 여성 사령탑인 조혜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GS칼텍스는 좌표를 잃고 최하위권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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