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박상오 “MVP 밀어주십시오”

입력 2011.03.13 (18:42) 수정 2011.03.1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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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 그렇게 얘기하면 안 돼. 욕심을 내야 된다니까"



2010-2011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강력한 후보인 부산 KT 박상오(30)가 머뭇거리자 옆에 있던 후배 조성민(28)이 오히려 화를 냈다.



13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뒤 ’MVP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좀처럼 시원한 답을 하지 못하던 박상오는 후배의 성화에 ’에라,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밀어주십시오"라고 말하고는 호탕하게 웃었다.



박상오는 이번 시즌 팀의 52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15.2점을 넣고 리바운드 5.2개를 잡아내며 KT의 창단 후 첫 정규리그 우승에 큰 몫을 담당했다.



지난 시즌 평균 8점, 2.7리바운드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기록이다. 특히 중앙대 재학 시절 ’안되겠다’고 판단, 농구를 접고 일반병으로 2년 넘게 군에서 복무한 뒤 다시 농구공을 잡은 특이한 이력은 MVP 수상 가능성을 더 크게 만들고 있다.



전창진 KT 감독은 "프로농구도 이런 새로운 선수들이 큰 상을 받아야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고 선수들도 목표의식을 갖게 된다"며 "주위에서 (MVP가 되기에는) 무리가 아니냐고도 하지만 박상오가 MVP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상오는 "우승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대학 때 우승과는 또 다른 느낌"이라며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조직력을 통해 일궈낸 우승이라 더 값지게 느껴진다. 시즌 중에 감독님이나 주장 (조)동현이 형에게 많이 혼났는데 그런 기억도 싹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4라운드부터 2위 전자랜드 추격이 거세지며 플레이가 위축되고 부담도 컸다"는 박상오는 "그때 감독님께도 많이 혼나고 가장 어려운 때였다"고 되짚었다.



박상오는 ’호랑이 감독’으로 유명한 전창진 감독에 대해서 "실수하고 나면 벤치 쪽을 아예 볼 엄두가 안 날때도 있다. 질책하실 때는 가차없기 때문에 스스로 긴장하게 된다"며 감사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조동현은 "주장을 맡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해 대단한 영광이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고 선수들이 너무 잘 따라주고 열심히 뛰어줘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1999-2000시즌 프로 데뷔 이후 처음 우승의 기쁨을 맛본 조동현은 "개막 전에는 목표가 6강이었지만 경기를 하면서 우승 욕심이 생겼다"며 "우리 팀이 훈련량이 많은 팀이기 때문에 모든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의심하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또 "기량이 많이 발전한 박상오가 MVP를 꼭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조동현은 "또 보이지 않는 역할을 많이 하는 송영진도 정말 칭찬받아야 할 선수"라고 칭찬했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좋은 활약을 펼친 조성민도 "처음엔 우승이 실감 나지 않다가 아까 세리머니하면서 좀 울컥했다. 허무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며 "아무튼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조성민은 "감독님한테 많이 혼나는 편인데 올해 2년차가 되면서 혼나는 것에도 요령이 생겼다. 이제는 내가 먼저 ’그만 좀 하시라’며 등을 두들기기도 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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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데렐라 박상오 “MVP 밀어주십시오”
    • 입력 2011-03-13 18:42:42
    • 수정2011-03-13 18:48:11
    연합뉴스
 "형, 그렇게 얘기하면 안 돼. 욕심을 내야 된다니까"

2010-2011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강력한 후보인 부산 KT 박상오(30)가 머뭇거리자 옆에 있던 후배 조성민(28)이 오히려 화를 냈다.

13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뒤 ’MVP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좀처럼 시원한 답을 하지 못하던 박상오는 후배의 성화에 ’에라,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밀어주십시오"라고 말하고는 호탕하게 웃었다.

박상오는 이번 시즌 팀의 52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15.2점을 넣고 리바운드 5.2개를 잡아내며 KT의 창단 후 첫 정규리그 우승에 큰 몫을 담당했다.

지난 시즌 평균 8점, 2.7리바운드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기록이다. 특히 중앙대 재학 시절 ’안되겠다’고 판단, 농구를 접고 일반병으로 2년 넘게 군에서 복무한 뒤 다시 농구공을 잡은 특이한 이력은 MVP 수상 가능성을 더 크게 만들고 있다.

전창진 KT 감독은 "프로농구도 이런 새로운 선수들이 큰 상을 받아야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고 선수들도 목표의식을 갖게 된다"며 "주위에서 (MVP가 되기에는) 무리가 아니냐고도 하지만 박상오가 MVP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상오는 "우승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대학 때 우승과는 또 다른 느낌"이라며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조직력을 통해 일궈낸 우승이라 더 값지게 느껴진다. 시즌 중에 감독님이나 주장 (조)동현이 형에게 많이 혼났는데 그런 기억도 싹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4라운드부터 2위 전자랜드 추격이 거세지며 플레이가 위축되고 부담도 컸다"는 박상오는 "그때 감독님께도 많이 혼나고 가장 어려운 때였다"고 되짚었다.

박상오는 ’호랑이 감독’으로 유명한 전창진 감독에 대해서 "실수하고 나면 벤치 쪽을 아예 볼 엄두가 안 날때도 있다. 질책하실 때는 가차없기 때문에 스스로 긴장하게 된다"며 감사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조동현은 "주장을 맡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해 대단한 영광이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고 선수들이 너무 잘 따라주고 열심히 뛰어줘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1999-2000시즌 프로 데뷔 이후 처음 우승의 기쁨을 맛본 조동현은 "개막 전에는 목표가 6강이었지만 경기를 하면서 우승 욕심이 생겼다"며 "우리 팀이 훈련량이 많은 팀이기 때문에 모든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의심하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또 "기량이 많이 발전한 박상오가 MVP를 꼭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조동현은 "또 보이지 않는 역할을 많이 하는 송영진도 정말 칭찬받아야 할 선수"라고 칭찬했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좋은 활약을 펼친 조성민도 "처음엔 우승이 실감 나지 않다가 아까 세리머니하면서 좀 울컥했다. 허무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며 "아무튼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조성민은 "감독님한테 많이 혼나는 편인데 올해 2년차가 되면서 혼나는 것에도 요령이 생겼다. 이제는 내가 먼저 ’그만 좀 하시라’며 등을 두들기기도 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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