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 “부모님께 바치는 우승컵”

입력 2011.03.1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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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년 7년 만의 프로농구 정규리그 제패 '숨은 공신'

프로농구 부산 KT가 창단 7년 만에 처음으로 정규리그를 제패할 수 있었던 이유로 슈팅 가드 조성민(28)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꼽히는 박상오(30)나 전창진 감독, 주장 조동현이 '마음속의 MVP'로 소개한 송영진(33), 부상으로 팀을 떠났지만 정규리그 1위의 견인차 노릇을 했던 제스퍼 존슨(28) 등도 물론 KT 우승의 주역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고비마다 정확한 외곽슛과 과감한 골밑 돌파로 숨통을 틔워주는 조성민이 없었다면 KT가 우승까지 내달릴 수 있었을지에 대해 의문 부호를 단다.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8순위로 KT의 전신, KTF에 지명됐던 조성민은 첫해 정규리그에서 평균 3.6점을 넣으며 가능성만 엿본 채 바로 상무에 입대했다.

지난 시즌 프로에 돌아온 조성민은 평균 득점이 9.7점으로 껑충 뛰며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을 과시했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를 거치며 국내를 대표하는 슈팅 가드로 자리를 잡았다.

이번 시즌 조성민의 성적은 13.7점으로 신인 때와 비교조차 어려운 수준이 됐다.

13일 원주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조성민에게 "MVP 후보로 거론도 되지 않아 서운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조성민은 "아시안게임 출전하느라 팀에서 많이 빠져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팀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출전 경기수도 적고 또 그때 (박)상오 형이 잘 해줬기 때문에 MVP는 당연히 상오 형의 몫이다. 팀이 우승만 하면 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기량이 부쩍 늘어난 조성민은 "지난 시즌 주전으로 1년을 뛰고 나니 보는 눈이 좋아진 것 같다. 또 대표팀에 다녀오며 자신감이 생긴 부분도 있다"며 "슛 성공률이나 이런 부분은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플레이가 질적으로 좋아진 듯하다. 작년과 올해 2년이 나에게는 좋은 보약이 됐다"고 말했다.
조성민의 이런 변화에는 지난 시즌부터 KT 지휘봉을 잡은 전창진 감독의 역할이 컸다.

워낙 '호랑이 감독'으로 유명한 전창진 감독은 2009-2010시즌을 앞두고 KT에 부임하면서부터 유독 조성민을 많이 혼냈고 그 결과 국가대표급 선수로 한 단계 올라서는 계기가 됐다.

조성민은 "전 감독님이 슈터 출신이라 우리 팀이 2번(슈팅 가드)의 움직임이 많은 농구를 하는 스타일"이라고 소개하며 "2년간 배우면서 농구가 많이 늘었다. 내가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감독님을 만났기 때문"이라며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또 "첫해에는 많이 혼나고 그럴 때 창피한 느낌도 많았지만 이제 혼나는 것에도 요령이 생겼다"며 "내가 먼저 '그만 좀 하시라'며 등을 감싸기도 한다. 감독님도 '얘는 이제 아무리 혼을 내도 면역이 다 됐다'고 하시더라"며 웃었다.

사실 조성민은 프로 입단 첫해였던 2006년 미국 전지훈련 도중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큰 아픔을 겪었던 선수다.

조성민의 부모는 당시 '전지훈련 중인 아들에게 사고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하는 바람에 조성민은 귀국해서야 비보를 접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그 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지만 울산 모비스와 혈투 끝에 3승4패로 분루를 삼키고 바로 입대했던 조성민은 올해 비로소 정규리그 우승컵을 부모님 영전에 바칠 수 있게 됐다.

"시즌 중에도 시간을 내서 여자친구와 함께 부모님을 찾아가곤 한다"는 조성민은 "프로 3년차인데 이번이 세 번째 플레이오프다. 올해는 정규리그 우승도 했으니 플레이오프는 '농구 축제'처럼 즐기면서 미친 듯이 한번 뛰어보고 싶다"며 챔피언결정전 우승컵까지 품에 안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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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민 “부모님께 바치는 우승컵”
    • 입력 2011-03-14 08:18:29
    연합뉴스
창년 7년 만의 프로농구 정규리그 제패 '숨은 공신' 프로농구 부산 KT가 창단 7년 만에 처음으로 정규리그를 제패할 수 있었던 이유로 슈팅 가드 조성민(28)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꼽히는 박상오(30)나 전창진 감독, 주장 조동현이 '마음속의 MVP'로 소개한 송영진(33), 부상으로 팀을 떠났지만 정규리그 1위의 견인차 노릇을 했던 제스퍼 존슨(28) 등도 물론 KT 우승의 주역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고비마다 정확한 외곽슛과 과감한 골밑 돌파로 숨통을 틔워주는 조성민이 없었다면 KT가 우승까지 내달릴 수 있었을지에 대해 의문 부호를 단다.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8순위로 KT의 전신, KTF에 지명됐던 조성민은 첫해 정규리그에서 평균 3.6점을 넣으며 가능성만 엿본 채 바로 상무에 입대했다. 지난 시즌 프로에 돌아온 조성민은 평균 득점이 9.7점으로 껑충 뛰며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을 과시했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를 거치며 국내를 대표하는 슈팅 가드로 자리를 잡았다. 이번 시즌 조성민의 성적은 13.7점으로 신인 때와 비교조차 어려운 수준이 됐다. 13일 원주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조성민에게 "MVP 후보로 거론도 되지 않아 서운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조성민은 "아시안게임 출전하느라 팀에서 많이 빠져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팀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출전 경기수도 적고 또 그때 (박)상오 형이 잘 해줬기 때문에 MVP는 당연히 상오 형의 몫이다. 팀이 우승만 하면 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기량이 부쩍 늘어난 조성민은 "지난 시즌 주전으로 1년을 뛰고 나니 보는 눈이 좋아진 것 같다. 또 대표팀에 다녀오며 자신감이 생긴 부분도 있다"며 "슛 성공률이나 이런 부분은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플레이가 질적으로 좋아진 듯하다. 작년과 올해 2년이 나에게는 좋은 보약이 됐다"고 말했다. 조성민의 이런 변화에는 지난 시즌부터 KT 지휘봉을 잡은 전창진 감독의 역할이 컸다. 워낙 '호랑이 감독'으로 유명한 전창진 감독은 2009-2010시즌을 앞두고 KT에 부임하면서부터 유독 조성민을 많이 혼냈고 그 결과 국가대표급 선수로 한 단계 올라서는 계기가 됐다. 조성민은 "전 감독님이 슈터 출신이라 우리 팀이 2번(슈팅 가드)의 움직임이 많은 농구를 하는 스타일"이라고 소개하며 "2년간 배우면서 농구가 많이 늘었다. 내가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감독님을 만났기 때문"이라며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또 "첫해에는 많이 혼나고 그럴 때 창피한 느낌도 많았지만 이제 혼나는 것에도 요령이 생겼다"며 "내가 먼저 '그만 좀 하시라'며 등을 감싸기도 한다. 감독님도 '얘는 이제 아무리 혼을 내도 면역이 다 됐다'고 하시더라"며 웃었다. 사실 조성민은 프로 입단 첫해였던 2006년 미국 전지훈련 도중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큰 아픔을 겪었던 선수다. 조성민의 부모는 당시 '전지훈련 중인 아들에게 사고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하는 바람에 조성민은 귀국해서야 비보를 접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그 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지만 울산 모비스와 혈투 끝에 3승4패로 분루를 삼키고 바로 입대했던 조성민은 올해 비로소 정규리그 우승컵을 부모님 영전에 바칠 수 있게 됐다. "시즌 중에도 시간을 내서 여자친구와 함께 부모님을 찾아가곤 한다"는 조성민은 "프로 3년차인데 이번이 세 번째 플레이오프다. 올해는 정규리그 우승도 했으니 플레이오프는 '농구 축제'처럼 즐기면서 미친 듯이 한번 뛰어보고 싶다"며 챔피언결정전 우승컵까지 품에 안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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