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 공포 확산 外

입력 2011.03.1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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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또다시 연료봉이 완전히 노출됐던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에서 폭발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연료봉 저장 용기 일부가 손상된 것으로 알려져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윤영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오늘 오전 6시 10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2호기에서 폭발음이 났다고 NHK가 긴급 보도했습니다.

경제산업성 원자력 안전보안원은 기자 회견을 열고, 원자로 저장 용기의 압력을 억제하는 '압력 억제실' 부근에서 큰 충격음이 들렸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이 때문에 긴급대책본부가 일부 근로자의 대피를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격납 용기는 사고가 났을 때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새나가지 못하도록 봉쇄하는 역할을 합니다.

NHK는 오전 7시 50분쯤 원전 정문 부근에서 측정한 결과, 시간당 1,941 마이크로 시버트의 방사선량이 검출됐으며, 이는 비상사태 통보 기준의 4배 가까운 수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일본 주요 방송들도 오전 8시부터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일제히 긴급 속보에 들어갔습니다.

원자로 2호기에서의 방사능 유출 우려가 높다고 보고, 특히 방사능 물질의 확산 경로를 가늠하는 바람의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현지 주민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 첫 원전 폭발로 피난온 주민들은 사태가 악화돼 또다시 대피해야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아직까지는 특별히 공황 상태를 보이고 있진 않지만, 현지 분위기는 어제보다도 더 무겁게 가라앉았습니다.

KBS 뉴스 윤영란입니다.

구조 본격화... 무더기 시신 발견

<앵커 멘트>
이번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희생자 수가 도대체 몇 명쯤 될지는 지금으로서는 가늠조차 하기 힘든 실정입니다.

공식 집계는 수천 명이지만 구조가 본격화 될수록 희생자가 무더기로 발견되고 있어 수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보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본 자위대 절반 규모인 10만 명이 투입될 정도로 사상 초유로 진행되고 있는 구조작업이 진행될수록 현장에서는 희생자들의 시신이 잇따라 무더기로 발견되고 있습니다.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지진 해일의 직격탄을 입은 미야기현 오시카 반도 해안에서 시신 천여 구가 발견됐고, 인근 미나미산리쿠초에서도 시신 천여 구가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미나미산리쿠초에서는 주민 만여 명이 행방 불명된 상태라 인명 피해 규모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일본 경찰이 공식 집계한 사망자는 천8백여 명이지만 새로 발견된 시신 등을 감안하면 확인된 사망자 수는 곧 4천 명을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간 나오토(일본 총리) : "이번 지진해일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한도를 훨씬 뛰어넘은 것입니다."

실종자를 찾기 위한 생존자들의 눈물겨운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북동부 해안 일부는 여전히 고립돼, 구조팀이 접근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연락이 닿지 않는 행방불명자도 수만 명에 이르고 있고, 인도네시아인 3백여 명, 중국인 백여 명 등 외국인 실종자 수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사망자 수가 결국 수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쪽에서는 기적의 생환 소식도 이어지며 현재까지 구조된 생존자도 만여 명이 넘습니다.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지진 피해지역 계획 정전.. 불편 극심

<앵커 멘트>

대지진으로 발전소들이 파괴되면서 일본 관동 지역과 동북 지역에서는 어제부터 계획 정전이 실시됐습니다.

난방과 조명을 못 쓰는 것은 물론이고, 기차와 전철도 제대로 운행을 못하고 있습니다.

심인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5시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된 계획 정전으로 11만 3천 세대에서 교대로 3시간 동안 전기가 끊겼습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가정은 깜깜한 집안에서 촛불로 버텼고, 난방도 없이 추운 밤을 보냈습니다.

정전 지역에서는 TV도 나오지 않기 때문에 건전지로 작동되는 휴대용 라디오를 통해 뉴스를 듣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단수 가능성마저 높아져 불편은 더 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 전력은 지진으로 가동을 멈췄던 일부 공장이 오늘부터 생산을 재개하면 전력이 크게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당장 오늘 저녁의 최대 사용량이 3700만 킬로와트로 예상되는데, 공급 능력은 3300만 킬로와트밖에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오늘도 계획 정전은 계속될 예정이어서 어제에 이어 극심한 교통 혼란이 우려됩니다.

신칸센은 평소의 60%만 운행하고, 수도권 내의 전철은 상당수가 운행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오늘부터는 전국 2050개 초.중.고등학교가 전면 임시휴교에 들어갑니다.

KBS 뉴스 심인보입니다.

지진 해일이 삼켜버린 해안 마을을 가다

<앵커 멘트>

지진 해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미야기현 가운데에서도 한 마을이 통째로 사라져 버리다시피한 곳이 바로 미나미산리쿠라는 곳입니다.

국내 취재진으로서는 처음으로 KBS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김건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안 마을이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했습니다.

간신히 버티고 선 경찰서 건물 정도가 이곳이 마을이었음을 알려줍니다.

무너진 잔해 더미들에 뒤덮여 도로는 한가닥만 겨우 남았습니다.

이곳은 해안으로부터 4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곳입니다.

평온하던 마을을 삽시간에 삼켜버린 지진해일은 이곳까지 처참한 흔적을 남겼습니다.

어엿한 주택의 기둥이며 지붕이었을 잔해들이 마구 뒤엉킨 틈으로 가재도구들이 눈에 띕니다.

열쇠가 꽃힌 자동차도 주인을 잃은 채 하염없이 떠밀려 왔습니다.

손 쓸 겨를 없이 닥친 지진해일, 집을 비운 사이 흔적 없이 사라진 가족을 찾는 이들은 애가 끓습니다.

<인터뷰> 아키라(미나미산리쿠 주민) : "(부모님과) 같이 살았는데 일을 하러 간 사이 사라지셨어요.."

마을에서 함께 자란 친구 50명을 한꺼번에 잃어버린 다케야마 씨는 지금도 꿈을 꾸는듯 합니다.

<인터뷰> 다케야마(미나미산리쿠 주민) : "친구들이 연락이 안돼요..몇 명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전형적인 포구마을인 미나미산리쿠의 주민은 만7천 명, 지금까지 시신 천구가 수습됐고, 9천 명 이상이 실종 상태입니다.

사랑하는 이들의 생사도 모른 채 피난소에 몸을 맡긴 주민들.. 차라리 끔직한 악몽이기를 빌 뿐입니다.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에서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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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뉴스] 공포 확산 外
    • 입력 2011-03-15 13:35:20
    지구촌뉴스
<앵커 멘트> 또다시 연료봉이 완전히 노출됐던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에서 폭발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연료봉 저장 용기 일부가 손상된 것으로 알려져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윤영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오늘 오전 6시 10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2호기에서 폭발음이 났다고 NHK가 긴급 보도했습니다. 경제산업성 원자력 안전보안원은 기자 회견을 열고, 원자로 저장 용기의 압력을 억제하는 '압력 억제실' 부근에서 큰 충격음이 들렸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이 때문에 긴급대책본부가 일부 근로자의 대피를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격납 용기는 사고가 났을 때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새나가지 못하도록 봉쇄하는 역할을 합니다. NHK는 오전 7시 50분쯤 원전 정문 부근에서 측정한 결과, 시간당 1,941 마이크로 시버트의 방사선량이 검출됐으며, 이는 비상사태 통보 기준의 4배 가까운 수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일본 주요 방송들도 오전 8시부터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일제히 긴급 속보에 들어갔습니다. 원자로 2호기에서의 방사능 유출 우려가 높다고 보고, 특히 방사능 물질의 확산 경로를 가늠하는 바람의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현지 주민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 첫 원전 폭발로 피난온 주민들은 사태가 악화돼 또다시 대피해야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아직까지는 특별히 공황 상태를 보이고 있진 않지만, 현지 분위기는 어제보다도 더 무겁게 가라앉았습니다. KBS 뉴스 윤영란입니다. 구조 본격화... 무더기 시신 발견 <앵커 멘트> 이번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희생자 수가 도대체 몇 명쯤 될지는 지금으로서는 가늠조차 하기 힘든 실정입니다. 공식 집계는 수천 명이지만 구조가 본격화 될수록 희생자가 무더기로 발견되고 있어 수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보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본 자위대 절반 규모인 10만 명이 투입될 정도로 사상 초유로 진행되고 있는 구조작업이 진행될수록 현장에서는 희생자들의 시신이 잇따라 무더기로 발견되고 있습니다.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지진 해일의 직격탄을 입은 미야기현 오시카 반도 해안에서 시신 천여 구가 발견됐고, 인근 미나미산리쿠초에서도 시신 천여 구가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미나미산리쿠초에서는 주민 만여 명이 행방 불명된 상태라 인명 피해 규모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일본 경찰이 공식 집계한 사망자는 천8백여 명이지만 새로 발견된 시신 등을 감안하면 확인된 사망자 수는 곧 4천 명을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간 나오토(일본 총리) : "이번 지진해일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한도를 훨씬 뛰어넘은 것입니다." 실종자를 찾기 위한 생존자들의 눈물겨운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북동부 해안 일부는 여전히 고립돼, 구조팀이 접근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연락이 닿지 않는 행방불명자도 수만 명에 이르고 있고, 인도네시아인 3백여 명, 중국인 백여 명 등 외국인 실종자 수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사망자 수가 결국 수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쪽에서는 기적의 생환 소식도 이어지며 현재까지 구조된 생존자도 만여 명이 넘습니다.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지진 피해지역 계획 정전.. 불편 극심 <앵커 멘트> 대지진으로 발전소들이 파괴되면서 일본 관동 지역과 동북 지역에서는 어제부터 계획 정전이 실시됐습니다. 난방과 조명을 못 쓰는 것은 물론이고, 기차와 전철도 제대로 운행을 못하고 있습니다. 심인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5시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된 계획 정전으로 11만 3천 세대에서 교대로 3시간 동안 전기가 끊겼습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가정은 깜깜한 집안에서 촛불로 버텼고, 난방도 없이 추운 밤을 보냈습니다. 정전 지역에서는 TV도 나오지 않기 때문에 건전지로 작동되는 휴대용 라디오를 통해 뉴스를 듣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단수 가능성마저 높아져 불편은 더 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 전력은 지진으로 가동을 멈췄던 일부 공장이 오늘부터 생산을 재개하면 전력이 크게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당장 오늘 저녁의 최대 사용량이 3700만 킬로와트로 예상되는데, 공급 능력은 3300만 킬로와트밖에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오늘도 계획 정전은 계속될 예정이어서 어제에 이어 극심한 교통 혼란이 우려됩니다. 신칸센은 평소의 60%만 운행하고, 수도권 내의 전철은 상당수가 운행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오늘부터는 전국 2050개 초.중.고등학교가 전면 임시휴교에 들어갑니다. KBS 뉴스 심인보입니다. 지진 해일이 삼켜버린 해안 마을을 가다 <앵커 멘트> 지진 해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미야기현 가운데에서도 한 마을이 통째로 사라져 버리다시피한 곳이 바로 미나미산리쿠라는 곳입니다. 국내 취재진으로서는 처음으로 KBS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김건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안 마을이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했습니다. 간신히 버티고 선 경찰서 건물 정도가 이곳이 마을이었음을 알려줍니다. 무너진 잔해 더미들에 뒤덮여 도로는 한가닥만 겨우 남았습니다. 이곳은 해안으로부터 4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곳입니다. 평온하던 마을을 삽시간에 삼켜버린 지진해일은 이곳까지 처참한 흔적을 남겼습니다. 어엿한 주택의 기둥이며 지붕이었을 잔해들이 마구 뒤엉킨 틈으로 가재도구들이 눈에 띕니다. 열쇠가 꽃힌 자동차도 주인을 잃은 채 하염없이 떠밀려 왔습니다. 손 쓸 겨를 없이 닥친 지진해일, 집을 비운 사이 흔적 없이 사라진 가족을 찾는 이들은 애가 끓습니다. <인터뷰> 아키라(미나미산리쿠 주민) : "(부모님과) 같이 살았는데 일을 하러 간 사이 사라지셨어요.." 마을에서 함께 자란 친구 50명을 한꺼번에 잃어버린 다케야마 씨는 지금도 꿈을 꾸는듯 합니다. <인터뷰> 다케야마(미나미산리쿠 주민) : "친구들이 연락이 안돼요..몇 명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전형적인 포구마을인 미나미산리쿠의 주민은 만7천 명, 지금까지 시신 천구가 수습됐고, 9천 명 이상이 실종 상태입니다. 사랑하는 이들의 생사도 모른 채 피난소에 몸을 맡긴 주민들.. 차라리 끔직한 악몽이기를 빌 뿐입니다.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에서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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