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마사히로 “추모 묵념에 감동”

입력 2011.03.15 (15:36) 수정 2011.03.1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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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고국의 대지진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위해 추모 묵념을 하는 걸 보고 문화적인 충격을 느꼈다. 한국인의 정(情)이라는 단어 의미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국내 프로축구 무대에서 뛰는 외국인선수 중 유일한 일본인인 오하시 마사히로(30·강원FC·등록명 마사)는 15일 자신의 K리그 복귀전이었던 이틀 전 대구FC와의 원정경기 때 장면을 떠올렸다.

당시 K리그 2라운드가 열렸던 대구시민운동장에서는 킥오프 직전 양팀 선수들이 대지진 피해자를 기리는 묵념을 했다. 최순호 강원FC 감독은 마사가 유일한 일본인 선수라는 점을 고려해 출전 선수 모두에게 왼쪽 팔에 검은 완장을 차도록 했다.

최순호 감독은 마사에게 "네 고향에서 끔찍한 재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오늘 경기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희생자들을 생각하며 경기에 집중하라고 격려해줬다.

마사는 경기 후 일본에 두고 온 가족을 걱정하는 동료와 손을 꼭 잡으며 위로의 말을 건네는 한국 팬들의 마음에 감동했다고 한다.

그는 "동료와 팬이 슬픔을 겪은 일본인들을 생각해 이렇게까지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정(情)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으며 그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고 회상했다.

일본 요코하마 출신인 마사는 고향에 부모와 형제 4명이 살고 있다.

3일 입국한 마사는 대지진 발생 직후 일본에 두고 온 가족과 연락이 안 돼 걱정했지만 뒤늦게 안전하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규모 5 정도의 여진이 발생했지만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현재 한국인 아내, 세 살짜리 아들과 한국에 정착한 마사는 강원FC가 창단했던 2009년 아시아쿼터(아시아축구연맹 산하 국가 선수를 1명씩 보유)로 국내 무대를 처음 밟았다.

강원 입단 전까지 일본 프로축구에서 통산 181경기에 출장해 19골을 기록했던 마사는 일본 대표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다. 정교한 패스와 날카로운 프리킥, 빼어난 공수 조절 능력을 바탕으로 2009년 강원FC 소속으로 22경기에 나서 4골 2도움을 기록했다.

지난해 강원과 재계약하지 못해 일본 J2리그 미토 홀리호크에서 뛰었던 그는 한국에서 프로 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결심으로 K리그 무대로 유턴했다.

마사는 "강원 유니폼을 입고 멋지게 남은 축구 인생을 불태우고 여기에서 은퇴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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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 마사히로 “추모 묵념에 감동”
    • 입력 2011-03-15 15:36:38
    • 수정2011-03-15 18:53:23
    연합뉴스
"선수들이 고국의 대지진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위해 추모 묵념을 하는 걸 보고 문화적인 충격을 느꼈다. 한국인의 정(情)이라는 단어 의미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국내 프로축구 무대에서 뛰는 외국인선수 중 유일한 일본인인 오하시 마사히로(30·강원FC·등록명 마사)는 15일 자신의 K리그 복귀전이었던 이틀 전 대구FC와의 원정경기 때 장면을 떠올렸다. 당시 K리그 2라운드가 열렸던 대구시민운동장에서는 킥오프 직전 양팀 선수들이 대지진 피해자를 기리는 묵념을 했다. 최순호 강원FC 감독은 마사가 유일한 일본인 선수라는 점을 고려해 출전 선수 모두에게 왼쪽 팔에 검은 완장을 차도록 했다. 최순호 감독은 마사에게 "네 고향에서 끔찍한 재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오늘 경기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희생자들을 생각하며 경기에 집중하라고 격려해줬다. 마사는 경기 후 일본에 두고 온 가족을 걱정하는 동료와 손을 꼭 잡으며 위로의 말을 건네는 한국 팬들의 마음에 감동했다고 한다. 그는 "동료와 팬이 슬픔을 겪은 일본인들을 생각해 이렇게까지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정(情)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으며 그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고 회상했다. 일본 요코하마 출신인 마사는 고향에 부모와 형제 4명이 살고 있다. 3일 입국한 마사는 대지진 발생 직후 일본에 두고 온 가족과 연락이 안 돼 걱정했지만 뒤늦게 안전하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규모 5 정도의 여진이 발생했지만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현재 한국인 아내, 세 살짜리 아들과 한국에 정착한 마사는 강원FC가 창단했던 2009년 아시아쿼터(아시아축구연맹 산하 국가 선수를 1명씩 보유)로 국내 무대를 처음 밟았다. 강원 입단 전까지 일본 프로축구에서 통산 181경기에 출장해 19골을 기록했던 마사는 일본 대표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다. 정교한 패스와 날카로운 프리킥, 빼어난 공수 조절 능력을 바탕으로 2009년 강원FC 소속으로 22경기에 나서 4골 2도움을 기록했다. 지난해 강원과 재계약하지 못해 일본 J2리그 미토 홀리호크에서 뛰었던 그는 한국에서 프로 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결심으로 K리그 무대로 유턴했다. 마사는 "강원 유니폼을 입고 멋지게 남은 축구 인생을 불태우고 여기에서 은퇴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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