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4호기 ‘핵 분열’ 가능성 제기

입력 2011.03.16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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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후쿠시마 원전엔 50명의 직원이 결사대의 심정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어물거리다가 화를 키운 건 아닌지 짚어봅니다.

원자력 전문가 서울대 서균렬 교수 나와 있습니다.

먼저 도쿄로 갑니다.

홍수진 기자! 원전 4호기에서 핵 분열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구요?

<리포트>

후쿠시마 제1원전 4호기에서 어제 폭발이 일어났는데, 오늘은 또 불이 났습니다.

근접 촬영 사진 보시면, 폭발과 화재로 외벽이 무너지고, 직경 8미터의 큰 구멍이 뚫렸습니다.

당초에 4호기는 지진 당시 작동이 중지돼 있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었는데요.

폭발.화재가 난 것은 건물 내부에 보관 중이던 사용 후 핵연료봉 때문입니다.

사용후 핵연료봉을 냉각시키고 있던 물탱크의 수위가 낮아져 연료봉이 공기 중에 노출됐고, 핵반응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용후 핵연료봉은 별도의 보호용기가 없어서 핵반응을 일으켰다면 방사능은 아무 방어벽 없이 외부로 누출되게 됩니다.

그런데 방사능 때문에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냉각시스템을 다시 작동시킬 방법도 없어 걱정이 더하고 있습니다.

5호기와 6호기 역시 4호기처럼 물탱크 온도가 상승하고 있어 방사능 유출 뇌관으로 떠올랐습니다.

<질문> 처음 문제가 됐던 1,3호기와 문제가 심각했던 2호기 현재 상태는 어떻습니까?

<답변>

3호 원자로에서도 오늘 흰 연기가 피어오른 뒤 주변 방사선량이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흰 연기에 다량의 방사능 물질이 포함됐던 것인데요.

일본 당국은 3호 원자로 격납 용기도 일부가 파손됐다고 판단했습니다.

후쿠시마 제 1원전 내 원자로들은 콘크리트 외벽과 1미터 두께의 강철·콘크리트 격납 용기, 그리고 원자로 압력 용기 등 3중으로 보호돼 왔습니다.

현재 1,2,3호기 모두 외벽은 폭발했으며, 2호기와 3호기는 격납 용기도 일부 파손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제 원자력기구는 한발 더 나아가 핵 연료봉 안에 있는 노심까지 손상됐을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핵 연료봉을 직접 감싸고 있는 압력용기 파손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방사성 물질이 대량 방출되는 최악은 아니지만,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질문> 원자로를 냉각시키는게 관건인데 바닷물을 투입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남은 직원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하죠?

<답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직원이 8백 명인데요.

대부분 철수한 가운데, 위험을 무릅쓰고 50명이 남아 발전소를 지키고 있습니다.

원자로에 바닷물을 넣기 전, 격납 용기 뚜껑을 열어 증기를 빼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작업 현장의 방사선은 한 사람이 1년에 쬘 수 있는 양의 수백 배여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15분입니다.

이들 50명은 자신들이 위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원자로를 냉각시키기 위해 물을 주입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이곳에 아버지를 보낸 딸은 살아서 돌아오기만 하라고 호소하지만, 발전소로부터는 죽더라도 용해는 막겠다는 문자 메시지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죽음을 각오한 50인의 결사대 사연에 일본 열도는 또한번 흐느끼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도쿄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요.

서교수님, 4호기는 정기점검중 아니었습니까? 사용하고난 연료봉이 왜 온도가 올라가는 겁니까?

<질문1>일본정부가 원전을 못 쓰는 것 까지 각오하고 바닷물을 투입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와서 보면 그게 효과가 없었단 얘긴가요?

<질문2> 그럼 원전복구 작업이 매뉴얼대로 하지 않아이 지경이 된 겁니까? 아니면 원칙대로 했는데도 불가항력적 상황이었다라고 봐야 됩니까?

<질문3> 지금 보면 냉각을 못 시키는 상황이 오면 언제든 이런 문제가 올 수 있다는 건데 사전에 대처할 수는 없는 겁니까?

<질문> 도쿄 다시 연결합니다.

도쿄의 방사능 수치가 올라가면서 공포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구요?

<답변>

센다이와 후쿠시마를 탈출하는 주민들의 행렬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먹는 물에 대한 공포도 있습니다.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이 있는 후쿠시마 시 수돗물에서는 미량이지만,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눈과 비까지 예보로 주민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면서 비가 그쳤는데도 방사능 낙진 때문에 우산을 쓰고다닐 정도입니다.

마스크라도 쓰고 다니자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한번에 살 수 있는 마스크가 2개로 제한될 정도로 마스크 품귀 현상도 빚어지고 있습니다.

지진.해일에 이어 이제는 방사능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질문>> 어젯밤에도 강한 여진이 있었는데요.상당한 피해가 있었다고 하죠?

<답변>

어제 이 시간에도 전해드린 소식인데, 어젯밤 10시반 쯤, 도쿄 남쪽인 시즈오카현에서 규모 6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도쿄 등에서도 진도 4.0 이상의 흔들림이 감지됐습니다.

상점 유리와 물품은 산산조각 났고요. 담벼락도 무너져 내렸습니다.

특히 시즈오카현은 1854년 발생한 도카이대지진의 발생 중심지로 꼽히는 곳입니다.

그래서 도쿄 시민들 사이에서도 어제 여진은 대지진을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에 따른 사망·실종자는 공식 집계로 만 2천여 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질문> 견디지 못한 유학생 등 도쿄 탈출도 이어지고 있죠?

<답변>

다시돌아오더라도 일단은 일본을 떠나고 보자는 유학생.교민들이 많습니다.

오늘 오전 도쿄 출입국관리소 모습인데요 재입국허가를 받고 출국하려는 외국인들이 만 명이상 몰렸습니다.

적어도 6,7시간은 기다려야 했는데, 한국 유학생들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유학생들은 실제 느끼는 공포보다 가족들이 하도 걱정을 해서 귀국을 서두르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습니다.

하네다공항에서 한국 가는 비행기표를 예약하려면 적어도 사흘은 기다려야 합니다.

항공사들이 오늘부터 도쿄에 특별기를 띄우고, 교민 수송에 전력 중지만 역부족인데요.

일단 짐 싸서 공항으로 나온 뒤 취소되는 표라도 잡기 위해 하염없이 대기하는 유학생들도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와 중국은 여객기를 동원해 자국민들 귀국시키는 등 일본 탈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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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 4호기 ‘핵 분열’ 가능성 제기
    • 입력 2011-03-16 23: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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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후쿠시마 원전엔 50명의 직원이 결사대의 심정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어물거리다가 화를 키운 건 아닌지 짚어봅니다. 원자력 전문가 서울대 서균렬 교수 나와 있습니다. 먼저 도쿄로 갑니다. 홍수진 기자! 원전 4호기에서 핵 분열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구요? <리포트> 후쿠시마 제1원전 4호기에서 어제 폭발이 일어났는데, 오늘은 또 불이 났습니다. 근접 촬영 사진 보시면, 폭발과 화재로 외벽이 무너지고, 직경 8미터의 큰 구멍이 뚫렸습니다. 당초에 4호기는 지진 당시 작동이 중지돼 있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었는데요. 폭발.화재가 난 것은 건물 내부에 보관 중이던 사용 후 핵연료봉 때문입니다. 사용후 핵연료봉을 냉각시키고 있던 물탱크의 수위가 낮아져 연료봉이 공기 중에 노출됐고, 핵반응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용후 핵연료봉은 별도의 보호용기가 없어서 핵반응을 일으켰다면 방사능은 아무 방어벽 없이 외부로 누출되게 됩니다. 그런데 방사능 때문에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냉각시스템을 다시 작동시킬 방법도 없어 걱정이 더하고 있습니다. 5호기와 6호기 역시 4호기처럼 물탱크 온도가 상승하고 있어 방사능 유출 뇌관으로 떠올랐습니다. <질문> 처음 문제가 됐던 1,3호기와 문제가 심각했던 2호기 현재 상태는 어떻습니까? <답변> 3호 원자로에서도 오늘 흰 연기가 피어오른 뒤 주변 방사선량이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흰 연기에 다량의 방사능 물질이 포함됐던 것인데요. 일본 당국은 3호 원자로 격납 용기도 일부가 파손됐다고 판단했습니다. 후쿠시마 제 1원전 내 원자로들은 콘크리트 외벽과 1미터 두께의 강철·콘크리트 격납 용기, 그리고 원자로 압력 용기 등 3중으로 보호돼 왔습니다. 현재 1,2,3호기 모두 외벽은 폭발했으며, 2호기와 3호기는 격납 용기도 일부 파손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제 원자력기구는 한발 더 나아가 핵 연료봉 안에 있는 노심까지 손상됐을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핵 연료봉을 직접 감싸고 있는 압력용기 파손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방사성 물질이 대량 방출되는 최악은 아니지만,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질문> 원자로를 냉각시키는게 관건인데 바닷물을 투입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남은 직원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하죠? <답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직원이 8백 명인데요. 대부분 철수한 가운데, 위험을 무릅쓰고 50명이 남아 발전소를 지키고 있습니다. 원자로에 바닷물을 넣기 전, 격납 용기 뚜껑을 열어 증기를 빼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작업 현장의 방사선은 한 사람이 1년에 쬘 수 있는 양의 수백 배여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15분입니다. 이들 50명은 자신들이 위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원자로를 냉각시키기 위해 물을 주입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이곳에 아버지를 보낸 딸은 살아서 돌아오기만 하라고 호소하지만, 발전소로부터는 죽더라도 용해는 막겠다는 문자 메시지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죽음을 각오한 50인의 결사대 사연에 일본 열도는 또한번 흐느끼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도쿄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요. 서교수님, 4호기는 정기점검중 아니었습니까? 사용하고난 연료봉이 왜 온도가 올라가는 겁니까? <질문1>일본정부가 원전을 못 쓰는 것 까지 각오하고 바닷물을 투입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와서 보면 그게 효과가 없었단 얘긴가요? <질문2> 그럼 원전복구 작업이 매뉴얼대로 하지 않아이 지경이 된 겁니까? 아니면 원칙대로 했는데도 불가항력적 상황이었다라고 봐야 됩니까? <질문3> 지금 보면 냉각을 못 시키는 상황이 오면 언제든 이런 문제가 올 수 있다는 건데 사전에 대처할 수는 없는 겁니까? <질문> 도쿄 다시 연결합니다. 도쿄의 방사능 수치가 올라가면서 공포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구요? <답변> 센다이와 후쿠시마를 탈출하는 주민들의 행렬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먹는 물에 대한 공포도 있습니다.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이 있는 후쿠시마 시 수돗물에서는 미량이지만,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눈과 비까지 예보로 주민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면서 비가 그쳤는데도 방사능 낙진 때문에 우산을 쓰고다닐 정도입니다. 마스크라도 쓰고 다니자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한번에 살 수 있는 마스크가 2개로 제한될 정도로 마스크 품귀 현상도 빚어지고 있습니다. 지진.해일에 이어 이제는 방사능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질문>> 어젯밤에도 강한 여진이 있었는데요.상당한 피해가 있었다고 하죠? <답변> 어제 이 시간에도 전해드린 소식인데, 어젯밤 10시반 쯤, 도쿄 남쪽인 시즈오카현에서 규모 6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도쿄 등에서도 진도 4.0 이상의 흔들림이 감지됐습니다. 상점 유리와 물품은 산산조각 났고요. 담벼락도 무너져 내렸습니다. 특히 시즈오카현은 1854년 발생한 도카이대지진의 발생 중심지로 꼽히는 곳입니다. 그래서 도쿄 시민들 사이에서도 어제 여진은 대지진을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에 따른 사망·실종자는 공식 집계로 만 2천여 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질문> 견디지 못한 유학생 등 도쿄 탈출도 이어지고 있죠? <답변> 다시돌아오더라도 일단은 일본을 떠나고 보자는 유학생.교민들이 많습니다. 오늘 오전 도쿄 출입국관리소 모습인데요 재입국허가를 받고 출국하려는 외국인들이 만 명이상 몰렸습니다. 적어도 6,7시간은 기다려야 했는데, 한국 유학생들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유학생들은 실제 느끼는 공포보다 가족들이 하도 걱정을 해서 귀국을 서두르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습니다. 하네다공항에서 한국 가는 비행기표를 예약하려면 적어도 사흘은 기다려야 합니다. 항공사들이 오늘부터 도쿄에 특별기를 띄우고, 교민 수송에 전력 중지만 역부족인데요. 일단 짐 싸서 공항으로 나온 뒤 취소되는 표라도 잡기 위해 하염없이 대기하는 유학생들도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와 중국은 여객기를 동원해 자국민들 귀국시키는 등 일본 탈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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