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현 감격 “시한부 아버지께 효도”

입력 2011.03.23 (15:26) 수정 2011.03.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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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평가전 때 '투병중' 아버지 앞에서 경기

"몸이 편찮으신 아버지 앞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멋진 모습을 보여 드리게 돼 효도하는 것 같아 매우 기쁩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U-23) 대표팀에 깜짝 발탁된 수비형 미드필더 김귀현(20·아르헨티나 벨레스 사르스필드)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귀현은 전날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공항을 출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22시간의 비행 끝에 한국 땅을 밟았다.

김귀현은 "아르헨티나에 나가 있었기 때문에 부모님이 내가 뛰는 모습을 한 번도 보신 적이 없었다"면서 "특히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얼마 살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던 아버지에게 경기 장면을 보여 드리게 돼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만성 폐질환으로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김귀현의 아버지 김직(69) 씨는 이웃 주민 50여 명과 함께 27일 오후 3시 중국과의 평가전이 열리는 울산문수경기장을 찾아 아들이 뛰는 모습을 직접 볼 예정이다.

김귀현은 이어 "2군 리그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1군 프로 무대에 데뷔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등 빅리그의 구단에 입단하고 싶다"고 말했다.

FC바르셀로나의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의 플레이를 좋아한다는 그는 "저를 뽑아주신 홍명보 감독님이 실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면서 "내가 가진 기량을 보여줘 내년 런던 올림픽에도 한국 대표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전남 신안군 임자면 임자도가 고향인 김귀현의 부모는 청각장애인이고 집안 살림도 넉넉지 않았다.

하지만 축구 선수로 성공하는 꿈을 꾸며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고 남해 해성중 2학년 때인 2004년 남해축구클럽에서 꿈나무들을 지도하고 계약이 끝난 아르헨티나 출신 아르만도 마르티네스 코치를 따라 아르헨티나로 건너갔다.

김귀현은 2005년 벨레스의 14세 이하 팀을 시작으로 연령대별 유소년 팀을 거치며 차곡차곡 기량과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에는 2군 팀에서 주장으로 활약하며 30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었다.

기량과 한국인 특유의 성실함을 인정받은 그는 올해 초 아르헨티나 1부 리그인 벨레스와 3년 계약을 했다. 올 시즌 하반기 2군 리그에서는 6경기에 출전해 한 골을 넣었다.

1월 방한 때 만났던 홍명보 감독은 김귀현의 경기 장면을 비디오로 보고 나서 강한 근성과 탄탄한 수비력을 높게 평가해 올림픽 대표팀 선수로 발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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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귀현 감격 “시한부 아버지께 효도”
    • 입력 2011-03-23 15:26:54
    • 수정2011-03-23 17:42:22
    연합뉴스
27일 평가전 때 '투병중' 아버지 앞에서 경기 "몸이 편찮으신 아버지 앞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멋진 모습을 보여 드리게 돼 효도하는 것 같아 매우 기쁩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U-23) 대표팀에 깜짝 발탁된 수비형 미드필더 김귀현(20·아르헨티나 벨레스 사르스필드)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귀현은 전날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공항을 출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22시간의 비행 끝에 한국 땅을 밟았다. 김귀현은 "아르헨티나에 나가 있었기 때문에 부모님이 내가 뛰는 모습을 한 번도 보신 적이 없었다"면서 "특히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얼마 살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던 아버지에게 경기 장면을 보여 드리게 돼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만성 폐질환으로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김귀현의 아버지 김직(69) 씨는 이웃 주민 50여 명과 함께 27일 오후 3시 중국과의 평가전이 열리는 울산문수경기장을 찾아 아들이 뛰는 모습을 직접 볼 예정이다. 김귀현은 이어 "2군 리그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1군 프로 무대에 데뷔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등 빅리그의 구단에 입단하고 싶다"고 말했다. FC바르셀로나의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의 플레이를 좋아한다는 그는 "저를 뽑아주신 홍명보 감독님이 실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면서 "내가 가진 기량을 보여줘 내년 런던 올림픽에도 한국 대표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전남 신안군 임자면 임자도가 고향인 김귀현의 부모는 청각장애인이고 집안 살림도 넉넉지 않았다. 하지만 축구 선수로 성공하는 꿈을 꾸며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고 남해 해성중 2학년 때인 2004년 남해축구클럽에서 꿈나무들을 지도하고 계약이 끝난 아르헨티나 출신 아르만도 마르티네스 코치를 따라 아르헨티나로 건너갔다. 김귀현은 2005년 벨레스의 14세 이하 팀을 시작으로 연령대별 유소년 팀을 거치며 차곡차곡 기량과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에는 2군 팀에서 주장으로 활약하며 30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었다. 기량과 한국인 특유의 성실함을 인정받은 그는 올해 초 아르헨티나 1부 리그인 벨레스와 3년 계약을 했다. 올 시즌 하반기 2군 리그에서는 6경기에 출전해 한 골을 넣었다. 1월 방한 때 만났던 홍명보 감독은 김귀현의 경기 장면을 비디오로 보고 나서 강한 근성과 탄탄한 수비력을 높게 평가해 올림픽 대표팀 선수로 발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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