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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스캔들’ 조사 완료…의혹 해소될까?
입력 2011.03.25 (14:27) 연합뉴스
국무총리실 공직관리복무관실이 25일 이달 들어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상하이 스캔들'에 대해 스파이 사건이 아닌 단순한 치정사건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월 6일 첫 제보 이후 여러 차례 국내 조사와 이달 13일부터 20일까지 10명의 정부합동조사단을 중국 현지에 파견해 강도 높은 현지 조사를 벌인 결과였다.

그러나 이번 사건 실체 규명의 핵심 인물인 중국인 여성 덩씨에 대한 직접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총리실 스스로 한계라고 인정한 데서 볼 수 있듯이 조사 결과는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완벽하게 해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덩씨와 상하이 총영사관 영사들과의 관계 = 일부영사들이 중국 현지 호텔에서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업무협조나 비자청탁 목적으로 영사관 이외의 자리에서 개별적인 술자리를 가진 사례도 확인됐다.

총리실은 이들을 "신분이 확실하지 않은 여성과 업무협조라는 비공식 채널에 의존하는 명백하게 잘못된 일부 관행"이라고 지적하면서도 그 원인을 "일부 영사들의 개인적인 성향"으로도 돌렸다.

◇자료유출 내역 및 경위 = 총리실과 법무부, 언론사에 제보된 유출 의혹자료는덩씨가 보관하던 자료로 조사됐다. 상하이총영사관 비상연락망은 법무부 H 전 영사로부터 유출되는 등 대부분 자료가 영사들로부터 유출됐다는 것이다.

다만 206명의 명단이 담긴 사진의 엑셀 정리 자료는 공관에서 작성되지 않았고, 김정기 전 총영사가 보관하던 정치인 등의 연락처 자료는 덩씨 카메라에 찍혀 유출된 것으로만 추정했을 뿐 유출 장소와 시점, 유출자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김 전 총영사는 아직도 "누군가 몰래 촬영했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일부 언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관련 자료가 유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 대통령과 관련이 없는 현지 참관단의 2010년 4월 23일 사전 방중 관련 자료가 업무협조차 제공됐다는 것이다.

이들 자료가 공관 외부에서 외교부나 법무부 전용통신망을 접속, 빼낸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으나 조사결과, 공관 외부에서는 인터넷 등을 이용한 내부망 접속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 총영사관에서는 총 7종 19건의 자료가 유출된 것으로 조사됐으나 총리실은 명백한 사법조치가 필요한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자료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외교관 신상명세나 공관 비상연락망 등의 유출은 업무관련 유착이나 악용의 우려가 있고, 신분을 모르는 여성에게 공관의 문서를 제공한 것은 명백히 부적정한 업무 처리인 만큼 기밀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비자발급 부적정성 = 덩씨의 부탁으로 다수 영사들이 비자발급에 협조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것이 부적정한 것인지, 처리일자 단축이라는 단순한 편의제공인지, 이 과정에서 금품수수 여부가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이는 금품을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전 영사들의 진술에만 의존한 것인 만큼 신빙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소지가 높은 대목이다.

또 개별관광 비자보증 기관, 비자발급 총괄기구 지정이라는 덩씨의 요청은 절반만 성사된 것으로 파악됐다.

덩씨가 자주 언급했던 중신은행 등은 개별관광 비자보증 기관으로 지정됐던 것이다. 역시 이와 관련한 금품수수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아울러 2009년 이후 비자발급 자료를 일부 확인한 결과 부적정한 비자발급 사례를 6건 발견했다. 위조가 의심되는 투자의향서 등을 간과해 비자를 발급한 것 등이지만 덩씨의 요청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비자 담당이 아닌 김모 영사의 경우 2010년에 33건의 업무 관련 비자발급 협조를 한 사례도 발견했다.

◇조직 내 알력 및 자료조작 = 김 전 총영사와 장모 부총영사간 갈등설은 일부 확인됐다. 의전이나 업무 처리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것이지만, 총리실은 이런 갈등이 사진.명단 자료유출 등과 관련한 음해로 이어졌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2010년 12월 22일 오전 2시 36분 김 전 총영사와 덩씨가 밀레니엄호텔에서 찍은 사진의 촬영일시 조작 문제도 이슈였지만 총리실은 답을 내놓지 못했다.

총리실은 일부에게만 출입이 허용되는 이 호텔 13층 라운지에서 김 전 총영사가 덩씨와 사진을 찍은 것은 확인했지만, 라운지가 오후 11시에 종료되는 점 등으로 봐서 촬영시각은 맞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새벽으로 촬영시간이 나온 것이 카메라의 설정상 착오인지, 고의적인 시각변경인지도 판명하지 못한 것이다.

법무부 등에 제보하는 과정에서 현지 총영사관의 김모 영사가 매개돼 있고, 이 사이에 제보자가 모르는 '주요인사 명단'이 추가됐다는 의혹도 있었으나 김 영사는 개입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장모 부총영사가 지난 10일 총영사 관저에 무단 잠입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현지 영사 2명이 총리실의 업무협조 요청에 따라 내부 사진촬영을 하기 위해 방문했다는 것이다.

◇공관 업무처리 및 복무 상황 = 총무담당 영사가 직접 통제해야 하는 중요 보안시설 '출입통제 시스템' 관리가 불량했고, 폐쇄회로TV(CCTV) 시스템의 관리도 미흡했다. 또 개인 업무용 PC 및 일반 USB에 비밀 문건을 저장, 활용하는 등 보안내규 위반 사례도 적발했다.

본부직원 출장시 룸살롱 출입 등 과도한 접대, 현지 상사 주재원 등으로부터 골프 접대 및 향응 수수 사례도 있었다. 외교활동비 집행 기준에 나온 내국인 접대 지출비 25% 금지 규정을 위반, 2009년에는 57%를, 2010년에는 69%를 사용했다.

총리실은 이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현직 영사 10여명에 대해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해당 부처에 통보하는 것으로 조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전 영사들과 덩씨와의 부적절한 행위 이외의 대부분의 쟁점 사항에 대해서는 진상을 확인하지 못한 채 조사를 마쳐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 ‘상하이 스캔들’ 조사 완료…의혹 해소될까?
    • 입력 2011-03-25 14:27:33
    연합뉴스
국무총리실 공직관리복무관실이 25일 이달 들어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상하이 스캔들'에 대해 스파이 사건이 아닌 단순한 치정사건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월 6일 첫 제보 이후 여러 차례 국내 조사와 이달 13일부터 20일까지 10명의 정부합동조사단을 중국 현지에 파견해 강도 높은 현지 조사를 벌인 결과였다.

그러나 이번 사건 실체 규명의 핵심 인물인 중국인 여성 덩씨에 대한 직접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총리실 스스로 한계라고 인정한 데서 볼 수 있듯이 조사 결과는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완벽하게 해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덩씨와 상하이 총영사관 영사들과의 관계 = 일부영사들이 중국 현지 호텔에서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업무협조나 비자청탁 목적으로 영사관 이외의 자리에서 개별적인 술자리를 가진 사례도 확인됐다.

총리실은 이들을 "신분이 확실하지 않은 여성과 업무협조라는 비공식 채널에 의존하는 명백하게 잘못된 일부 관행"이라고 지적하면서도 그 원인을 "일부 영사들의 개인적인 성향"으로도 돌렸다.

◇자료유출 내역 및 경위 = 총리실과 법무부, 언론사에 제보된 유출 의혹자료는덩씨가 보관하던 자료로 조사됐다. 상하이총영사관 비상연락망은 법무부 H 전 영사로부터 유출되는 등 대부분 자료가 영사들로부터 유출됐다는 것이다.

다만 206명의 명단이 담긴 사진의 엑셀 정리 자료는 공관에서 작성되지 않았고, 김정기 전 총영사가 보관하던 정치인 등의 연락처 자료는 덩씨 카메라에 찍혀 유출된 것으로만 추정했을 뿐 유출 장소와 시점, 유출자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김 전 총영사는 아직도 "누군가 몰래 촬영했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일부 언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관련 자료가 유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 대통령과 관련이 없는 현지 참관단의 2010년 4월 23일 사전 방중 관련 자료가 업무협조차 제공됐다는 것이다.

이들 자료가 공관 외부에서 외교부나 법무부 전용통신망을 접속, 빼낸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으나 조사결과, 공관 외부에서는 인터넷 등을 이용한 내부망 접속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 총영사관에서는 총 7종 19건의 자료가 유출된 것으로 조사됐으나 총리실은 명백한 사법조치가 필요한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자료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외교관 신상명세나 공관 비상연락망 등의 유출은 업무관련 유착이나 악용의 우려가 있고, 신분을 모르는 여성에게 공관의 문서를 제공한 것은 명백히 부적정한 업무 처리인 만큼 기밀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비자발급 부적정성 = 덩씨의 부탁으로 다수 영사들이 비자발급에 협조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것이 부적정한 것인지, 처리일자 단축이라는 단순한 편의제공인지, 이 과정에서 금품수수 여부가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이는 금품을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전 영사들의 진술에만 의존한 것인 만큼 신빙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소지가 높은 대목이다.

또 개별관광 비자보증 기관, 비자발급 총괄기구 지정이라는 덩씨의 요청은 절반만 성사된 것으로 파악됐다.

덩씨가 자주 언급했던 중신은행 등은 개별관광 비자보증 기관으로 지정됐던 것이다. 역시 이와 관련한 금품수수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아울러 2009년 이후 비자발급 자료를 일부 확인한 결과 부적정한 비자발급 사례를 6건 발견했다. 위조가 의심되는 투자의향서 등을 간과해 비자를 발급한 것 등이지만 덩씨의 요청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비자 담당이 아닌 김모 영사의 경우 2010년에 33건의 업무 관련 비자발급 협조를 한 사례도 발견했다.

◇조직 내 알력 및 자료조작 = 김 전 총영사와 장모 부총영사간 갈등설은 일부 확인됐다. 의전이나 업무 처리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것이지만, 총리실은 이런 갈등이 사진.명단 자료유출 등과 관련한 음해로 이어졌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2010년 12월 22일 오전 2시 36분 김 전 총영사와 덩씨가 밀레니엄호텔에서 찍은 사진의 촬영일시 조작 문제도 이슈였지만 총리실은 답을 내놓지 못했다.

총리실은 일부에게만 출입이 허용되는 이 호텔 13층 라운지에서 김 전 총영사가 덩씨와 사진을 찍은 것은 확인했지만, 라운지가 오후 11시에 종료되는 점 등으로 봐서 촬영시각은 맞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새벽으로 촬영시간이 나온 것이 카메라의 설정상 착오인지, 고의적인 시각변경인지도 판명하지 못한 것이다.

법무부 등에 제보하는 과정에서 현지 총영사관의 김모 영사가 매개돼 있고, 이 사이에 제보자가 모르는 '주요인사 명단'이 추가됐다는 의혹도 있었으나 김 영사는 개입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장모 부총영사가 지난 10일 총영사 관저에 무단 잠입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현지 영사 2명이 총리실의 업무협조 요청에 따라 내부 사진촬영을 하기 위해 방문했다는 것이다.

◇공관 업무처리 및 복무 상황 = 총무담당 영사가 직접 통제해야 하는 중요 보안시설 '출입통제 시스템' 관리가 불량했고, 폐쇄회로TV(CCTV) 시스템의 관리도 미흡했다. 또 개인 업무용 PC 및 일반 USB에 비밀 문건을 저장, 활용하는 등 보안내규 위반 사례도 적발했다.

본부직원 출장시 룸살롱 출입 등 과도한 접대, 현지 상사 주재원 등으로부터 골프 접대 및 향응 수수 사례도 있었다. 외교활동비 집행 기준에 나온 내국인 접대 지출비 25% 금지 규정을 위반, 2009년에는 57%를, 2010년에는 69%를 사용했다.

총리실은 이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현직 영사 10여명에 대해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해당 부처에 통보하는 것으로 조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전 영사들과 덩씨와의 부적절한 행위 이외의 대부분의 쟁점 사항에 대해서는 진상을 확인하지 못한 채 조사를 마쳐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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