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호 ‘소나기 4골!’ 온두라스 대파

입력 2011.03.2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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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태극전사들이 꽃샘추위 속에 치러진 올해 첫 '안방 A매치'에서 네 방의 골 축포를 쏘아 올리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5일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친선경기에서 이정우(알 사드)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김정우(상주)와 박주영(AS모나코), 이근호(감바 오사카)가 릴레이골을 터뜨려 4-0 완승을 낚았다.

지난해 8월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조광래 감독은 같은 해 9월 7일 이란에 0-1로 진 이후 10경기 연속 무패(6승4무) 행진을 이어갔다. 12차례 A매치에서 기록한 7승4무1패의 화려한 성적표다.

한국은 온두라스와의 역대 전적에서도 2전 전승의 우위를 지켰다. 한국은 1994년 6월 11일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고정운, 황선홍, 김주성의 연속골로 3-0으로 이겼다.

조광래 감독은 전날 예고한 대로 '캡틴' 박주영(AS모나코)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내세운 4-1-4-1 전형을 들고 나왔다.

박주영을 꼭짓점으로 좌우 날개에는 '박지성의 후계자'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부동의 윙어' 이청용(볼턴)을 배치해 공격의 '삼각 편대'를 구축했다.

중앙 미드필더는 이용래(수원)-김정우 '듀오'가 호흡을 맞추고 기성용(셀틱)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뒤를 받쳤다.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김영권(오미야)-황재원(수원)-이정수-조영철(니가타)이 늘어섰고 정성룡(수원)이 골문을 지켰다.

체감온도가 영하까지 떨어진 쌀쌀한 날씨에도 상암벌을 찾은 3만1천224명의 관중은 5개월여 만의 안방 A매치에 환호했고 태극전사들도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로 홈팬들에게 화답했다.

조광래 감독은 대표팀에서 은퇴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알 힐랄)의 공백을 메울 대체자를 물색하는 한편 박주영과 김정우의 위치 변화를 통해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대비한 최적 조합을 실험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왼쪽 측면을 책임진 김보경의 빠른 돌파와 박주영, 이청용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온두라스의 골문을 위협했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김보경이 왼쪽에서 정교한 크로스를 올리자 박주영이 헤딩슛을 했지만 골키퍼 노엘 바야다레스의 품에 안겼다.

전반 7분과 10분 이청용의 두 차례 오른발 슈팅은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되거나 오른쪽 골대를 벗어나 무위에 그쳤다.

북중미 특유의 스피드와 탄력으로 무장한 온두라스 선수들의 반격도 매서웠다.

온두라스는 전반 15분 왈테르 마르티네스가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띄워 주자 왼쪽 페널티지역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한 박주영의 팀 동료 조지 웰컴이 가슴 트래핑 후 왼발 논스톱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 정성룡이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내 위기를 넘겼다.

전반 19분에도 이청용의 강슛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던 한국의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가 기다리던 첫 골을 뽑아냈다.

이정수는 전반 28분 기성용이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이 수비수 키를 넘어 뒤로 흐른 뒤 반대편 골지역에서 수비수를 맞고 흐르자 뒤로 넘어지면서 왼발로 살짝 감아 찼다.

이정수의 발끝에 걸린 공은 왼쪽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키퍼 비야다레스는 속수무책으로 실점을 허용했다. 이정수가 A매치 출전 39경기 만에 뽑아낸 통산 5호골이었다.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한국의 또 다른 해결사는 '공격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상병' 김정우였다.

허정무 전 감독이 지휘하던 대표팀의 붙박이 미드필더로 활약하다가 올해 들어 소속팀 상주 상무에서 공격수로 변신해 4골을 터뜨렸던 김정우는 이날 중원사령관으로 나서 전반이 끝나갈 무렵 찾아온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정우는 전반 43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기성용이 낮게 패스한 공을 박주영이 뒤로 흘려주자 오른발 인스텝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김정우의 A매치 5호골.

후반 들어 조광래 감독은 김보경 대신 이근호를 왼쪽 날개로 기용했다. 지난해 8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 이후 7개월여 만에 조광래호에 재승선한 이근호는 후반 25분 이청용과 박주영의 잇단 크로스에 헤딩슛과 오른발 슈팅을 해봤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조 감독은 후반 29분 이청용을 빼고 지동원을 투입했다. 지동원이 원톱을 맡고 박주영이 오른쪽 날개로 옮겼다. 박주영의 포지션 변화를 통한 '박주영 시프트'를 가동하는 한편 무릎 타박상으로 재활 시간을 가졌던 지동원의 골 감각을 시험하려는 포석이었다.

한국은 '거미손' 정성룡의 몇 차례 선방 속에 또 한 번 온두라스의 골네트를 출렁였다. 주인공은 '캡틴' 박주영이었다.

박주영은 후반 37분 왼쪽에서 지동원이 크로스를 올려주자 골지역 중앙에서 돌고래처럼 솟구쳐 오른 뒤 백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살짝 틀었다. 공은 그대로 오른쪽 골문 구석에 꽂혔다. 박주영이 개인통산 50번째 A매치에서 사냥한 16호골이었다.

조 감독은 승리가 굳어지자 종료 3분여를 남기고 박주영 대신 신예 공격수 박기동(광주FC)을 기용하며 마지막 실험을 계속했다.

한국은 후반 45분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기성용의 코너킥을 이근호가 헤딩으로 꽂아 넣어 4점차 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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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광래호 ‘소나기 4골!’ 온두라스 대파
    • 입력 2011-03-25 22:10:25
    연합뉴스
축구 태극전사들이 꽃샘추위 속에 치러진 올해 첫 '안방 A매치'에서 네 방의 골 축포를 쏘아 올리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5일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친선경기에서 이정우(알 사드)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김정우(상주)와 박주영(AS모나코), 이근호(감바 오사카)가 릴레이골을 터뜨려 4-0 완승을 낚았다. 지난해 8월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조광래 감독은 같은 해 9월 7일 이란에 0-1로 진 이후 10경기 연속 무패(6승4무) 행진을 이어갔다. 12차례 A매치에서 기록한 7승4무1패의 화려한 성적표다. 한국은 온두라스와의 역대 전적에서도 2전 전승의 우위를 지켰다. 한국은 1994년 6월 11일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고정운, 황선홍, 김주성의 연속골로 3-0으로 이겼다. 조광래 감독은 전날 예고한 대로 '캡틴' 박주영(AS모나코)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내세운 4-1-4-1 전형을 들고 나왔다. 박주영을 꼭짓점으로 좌우 날개에는 '박지성의 후계자'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부동의 윙어' 이청용(볼턴)을 배치해 공격의 '삼각 편대'를 구축했다. 중앙 미드필더는 이용래(수원)-김정우 '듀오'가 호흡을 맞추고 기성용(셀틱)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뒤를 받쳤다.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김영권(오미야)-황재원(수원)-이정수-조영철(니가타)이 늘어섰고 정성룡(수원)이 골문을 지켰다. 체감온도가 영하까지 떨어진 쌀쌀한 날씨에도 상암벌을 찾은 3만1천224명의 관중은 5개월여 만의 안방 A매치에 환호했고 태극전사들도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로 홈팬들에게 화답했다. 조광래 감독은 대표팀에서 은퇴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알 힐랄)의 공백을 메울 대체자를 물색하는 한편 박주영과 김정우의 위치 변화를 통해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대비한 최적 조합을 실험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왼쪽 측면을 책임진 김보경의 빠른 돌파와 박주영, 이청용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온두라스의 골문을 위협했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김보경이 왼쪽에서 정교한 크로스를 올리자 박주영이 헤딩슛을 했지만 골키퍼 노엘 바야다레스의 품에 안겼다. 전반 7분과 10분 이청용의 두 차례 오른발 슈팅은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되거나 오른쪽 골대를 벗어나 무위에 그쳤다. 북중미 특유의 스피드와 탄력으로 무장한 온두라스 선수들의 반격도 매서웠다. 온두라스는 전반 15분 왈테르 마르티네스가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띄워 주자 왼쪽 페널티지역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한 박주영의 팀 동료 조지 웰컴이 가슴 트래핑 후 왼발 논스톱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 정성룡이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내 위기를 넘겼다. 전반 19분에도 이청용의 강슛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던 한국의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가 기다리던 첫 골을 뽑아냈다. 이정수는 전반 28분 기성용이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이 수비수 키를 넘어 뒤로 흐른 뒤 반대편 골지역에서 수비수를 맞고 흐르자 뒤로 넘어지면서 왼발로 살짝 감아 찼다. 이정수의 발끝에 걸린 공은 왼쪽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키퍼 비야다레스는 속수무책으로 실점을 허용했다. 이정수가 A매치 출전 39경기 만에 뽑아낸 통산 5호골이었다.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한국의 또 다른 해결사는 '공격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상병' 김정우였다. 허정무 전 감독이 지휘하던 대표팀의 붙박이 미드필더로 활약하다가 올해 들어 소속팀 상주 상무에서 공격수로 변신해 4골을 터뜨렸던 김정우는 이날 중원사령관으로 나서 전반이 끝나갈 무렵 찾아온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정우는 전반 43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기성용이 낮게 패스한 공을 박주영이 뒤로 흘려주자 오른발 인스텝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김정우의 A매치 5호골. 후반 들어 조광래 감독은 김보경 대신 이근호를 왼쪽 날개로 기용했다. 지난해 8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 이후 7개월여 만에 조광래호에 재승선한 이근호는 후반 25분 이청용과 박주영의 잇단 크로스에 헤딩슛과 오른발 슈팅을 해봤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조 감독은 후반 29분 이청용을 빼고 지동원을 투입했다. 지동원이 원톱을 맡고 박주영이 오른쪽 날개로 옮겼다. 박주영의 포지션 변화를 통한 '박주영 시프트'를 가동하는 한편 무릎 타박상으로 재활 시간을 가졌던 지동원의 골 감각을 시험하려는 포석이었다. 한국은 '거미손' 정성룡의 몇 차례 선방 속에 또 한 번 온두라스의 골네트를 출렁였다. 주인공은 '캡틴' 박주영이었다. 박주영은 후반 37분 왼쪽에서 지동원이 크로스를 올려주자 골지역 중앙에서 돌고래처럼 솟구쳐 오른 뒤 백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살짝 틀었다. 공은 그대로 오른쪽 골문 구석에 꽂혔다. 박주영이 개인통산 50번째 A매치에서 사냥한 16호골이었다. 조 감독은 승리가 굳어지자 종료 3분여를 남기고 박주영 대신 신예 공격수 박기동(광주FC)을 기용하며 마지막 실험을 계속했다. 한국은 후반 45분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기성용의 코너킥을 이근호가 헤딩으로 꽂아 넣어 4점차 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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