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물’ 블랙박스…혈세만 ‘줄줄’

입력 2011.03.29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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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수억 원씩의 보조금을 지원한 택시용 블랙박스의 성능이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실한 입찰이 부른 결과인데 택시 기사들만 골탕을 먹고 있습니다.

임재성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지자체 보조금으로 블랙박스를 단 택시기사 정모 씨, 새벽 시간 누군가 차를 들이받고 달아났지만 믿었던 블랙박스는 있으나 마나였습니다.

<인터뷰> 정00(개인택시 기사/음성변조):"속상합니다. (블랙박스를) 인식해 보니까 번호판 인식이 안돼 가지고 (경찰에서) 어떻게 해줄 수가 없다고…"

실제 대학 연구팀에 의뢰해 택시 보급용 등 5대의 블랙박스에 대해 성능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사고 충격 상황을 알아보는 과속 방지턱 실험!

그러나 충격 당시의 상황이 기록되지 않거나, 아예 녹화가 안되는 불량제품도 있습니다.

급정거 역시 마찬가지 상황!

8차례의 반복 실험 결과, 한 개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는 제대로 영상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차량용 블랙박스는 사건해결에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되는 차량 번호판은 얼만큼이나 인식할 수 있을까요?

야간 주행 실험에서도,상황별 실내 실험에서도 대부분 번호판 식별이 불가능합니다.

<인터뷰> 이호근(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녹화가 된 데이터도 충격이 발생한 이후 부터 녹화되기 때문에 사고 발생 직전 상황을 전혀 판별할 수 없는…"

제조업체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받는 제품의 경우 한계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녹취> 업체 관계자(음성변조):"(입찰) 금액이 딱 정해져 있어요. 얼마 이하로 넣어라. 단가를 맞추려면 싼 사양을 개발해야돼요."

전국 15개 시도에서 택시 블랙박스 사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는 블랙박스 표준 규격과 품질 기준조차 없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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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용지물’ 블랙박스…혈세만 ‘줄줄’
    • 입력 2011-03-29 07:04:11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수억 원씩의 보조금을 지원한 택시용 블랙박스의 성능이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실한 입찰이 부른 결과인데 택시 기사들만 골탕을 먹고 있습니다. 임재성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지자체 보조금으로 블랙박스를 단 택시기사 정모 씨, 새벽 시간 누군가 차를 들이받고 달아났지만 믿었던 블랙박스는 있으나 마나였습니다. <인터뷰> 정00(개인택시 기사/음성변조):"속상합니다. (블랙박스를) 인식해 보니까 번호판 인식이 안돼 가지고 (경찰에서) 어떻게 해줄 수가 없다고…" 실제 대학 연구팀에 의뢰해 택시 보급용 등 5대의 블랙박스에 대해 성능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사고 충격 상황을 알아보는 과속 방지턱 실험! 그러나 충격 당시의 상황이 기록되지 않거나, 아예 녹화가 안되는 불량제품도 있습니다. 급정거 역시 마찬가지 상황! 8차례의 반복 실험 결과, 한 개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는 제대로 영상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차량용 블랙박스는 사건해결에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되는 차량 번호판은 얼만큼이나 인식할 수 있을까요? 야간 주행 실험에서도,상황별 실내 실험에서도 대부분 번호판 식별이 불가능합니다. <인터뷰> 이호근(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녹화가 된 데이터도 충격이 발생한 이후 부터 녹화되기 때문에 사고 발생 직전 상황을 전혀 판별할 수 없는…" 제조업체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받는 제품의 경우 한계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녹취> 업체 관계자(음성변조):"(입찰) 금액이 딱 정해져 있어요. 얼마 이하로 넣어라. 단가를 맞추려면 싼 사양을 개발해야돼요." 전국 15개 시도에서 택시 블랙박스 사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는 블랙박스 표준 규격과 품질 기준조차 없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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