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적지서 2연패 ‘회생 배수의 진’

입력 2011.03.2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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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에서 졌지만 우리 전략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습니다. 안방에서 배수진을 치겠습니다."

서울 삼성이 사령탑 안준호 감독의 말처럼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을 살려낼 수 있을까.

적진에서 2연패를 당해 벼랑 끝에 몰린 삼성이 30일 오후 7시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이미 2승을 챙긴 전주 KCC와 2010-2011시즌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운명의 3차전을 치른다.

KCC는 홈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이겨 1승만 보태면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지만 삼성은 안방에서 열리는 3, 4차전을 모두 이겨야 4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지금까지 치러진 28차례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2회전 4강에 오른 것이 27차례(96.4%)나 된다는 점을 돌아보면 누가 봐도 삼성이 불리한 상황.

하지만 지난 28일 역대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 사상 최장 시간의 혈투가 벌어진 2차전에서 삼성이 보인 경기 내용을 생각하면 안준호 감독의 말이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앞서 1차전에서 KCC의 '거탑' 하승진을 4득점으로 묶고 16득점을 보탠 나이젤 딕슨 대신 애론 헤인즈를 스타팅멤버로 세운 삼성은 헤인즈와 이승준의 콤비 플레이를 앞세워 3쿼터까지 69-59로 앞서나갔다.

1차전에서 높이에서 앞서는 KCC의 골밑 공격을 잘 막아냈지만 강병현(23점)·추승균(15점)·임재현(11점) 등 세 명에게 49점을 허용하는 등 외곽에서의 대량 실점이 패인이었다고 보고 딕슨 대신 헤인즈를 내세워 기동력을 살린 전략이 주효했던 것이다.

후반 들어 경기가 연장에 재연장을 거듭하는 바람에 파울트러블에 걸린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면 PO 승부를 원점으로도 되돌릴 수도 있었다. 안방에서 3, 4차전을 앞둔 삼성이 장점인 빠른 농구로 승부를 건다면 결과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물론 KCC는 3차전까지 3연승을 달리며 일찌감치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짓겠다는 심산이다.

1차전에서 105-77 28점차 대승을 거둔 KCC는 2차전 3쿼터 막판 14점 차까지 뒤졌지만, 임재현과 전태풍, 추승균의 3점포에 자유투와 골밑슛으로 착실히 득점을 쌓은 하승진의 활약으로 2차 연장 끝에 점수를 뒤집는 무서운 뒷심을 보였다.

1차전에서 맹활약한 강병현은 9득점에 그쳤지만 하승진(21점)과 임재현(17점), 추승균, 전태풍(각각 17점), 크리스 다니엘스(15점) 등 주전들이 고르게 활약했다.

하승진은 4쿼터 승부처에서 김동욱의 파울로 얻은 자유투 기회를 침착하게 성공해 분위기를 반전시킨 데 이어 4쿼터 종료 19.8초 전에는 골밑 슛으로 82-82 동점을 빚어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자칫 86-88로 끝나는 듯했던 1차 연장 때도 종료 6초 전 임재현이 득점을 추가해 재차 연장으로 들어갔고 베테랑 추승균이 2차 연장전 외곽포로 승리에 쐐기를 꽂았다.

허재 KCC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선수 한 명만 미치면 된다. 여러 명이 다 미친 듯이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을 할 필요는 없다"고 농담삼아 말했지만 이날 KCC는 주전 선수들이 다들 조금씩은 '미친 활약'을 한 셈이다.

단기전에서 이런 KCC를 막을 수 있는 팀은 그리 많지 않다.

이번 시즌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도 밀리지 않았다는 점도 KCC의 '3연승' 가능성을 밝히는 요인이다.

올해 KCC는 삼성과 정규리그에서 3승3패로 팽팽히 맞섰는데 세 차례 승리 중 두 번을 적진에서 거뒀다.

상승세를 타고 원정길에서 4강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하려는 KCC와 배수진을 친 삼성이 운명의 3차전에서 어떤 대결을 벌일지, 30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질 양팀의 진검 승부에 농구팬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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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적지서 2연패 ‘회생 배수의 진’
    • 입력 2011-03-29 10:26:23
    연합뉴스
"2차전에서 졌지만 우리 전략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습니다. 안방에서 배수진을 치겠습니다." 서울 삼성이 사령탑 안준호 감독의 말처럼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을 살려낼 수 있을까. 적진에서 2연패를 당해 벼랑 끝에 몰린 삼성이 30일 오후 7시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이미 2승을 챙긴 전주 KCC와 2010-2011시즌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운명의 3차전을 치른다. KCC는 홈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이겨 1승만 보태면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지만 삼성은 안방에서 열리는 3, 4차전을 모두 이겨야 4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지금까지 치러진 28차례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2회전 4강에 오른 것이 27차례(96.4%)나 된다는 점을 돌아보면 누가 봐도 삼성이 불리한 상황. 하지만 지난 28일 역대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 사상 최장 시간의 혈투가 벌어진 2차전에서 삼성이 보인 경기 내용을 생각하면 안준호 감독의 말이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앞서 1차전에서 KCC의 '거탑' 하승진을 4득점으로 묶고 16득점을 보탠 나이젤 딕슨 대신 애론 헤인즈를 스타팅멤버로 세운 삼성은 헤인즈와 이승준의 콤비 플레이를 앞세워 3쿼터까지 69-59로 앞서나갔다. 1차전에서 높이에서 앞서는 KCC의 골밑 공격을 잘 막아냈지만 강병현(23점)·추승균(15점)·임재현(11점) 등 세 명에게 49점을 허용하는 등 외곽에서의 대량 실점이 패인이었다고 보고 딕슨 대신 헤인즈를 내세워 기동력을 살린 전략이 주효했던 것이다. 후반 들어 경기가 연장에 재연장을 거듭하는 바람에 파울트러블에 걸린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면 PO 승부를 원점으로도 되돌릴 수도 있었다. 안방에서 3, 4차전을 앞둔 삼성이 장점인 빠른 농구로 승부를 건다면 결과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물론 KCC는 3차전까지 3연승을 달리며 일찌감치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짓겠다는 심산이다. 1차전에서 105-77 28점차 대승을 거둔 KCC는 2차전 3쿼터 막판 14점 차까지 뒤졌지만, 임재현과 전태풍, 추승균의 3점포에 자유투와 골밑슛으로 착실히 득점을 쌓은 하승진의 활약으로 2차 연장 끝에 점수를 뒤집는 무서운 뒷심을 보였다. 1차전에서 맹활약한 강병현은 9득점에 그쳤지만 하승진(21점)과 임재현(17점), 추승균, 전태풍(각각 17점), 크리스 다니엘스(15점) 등 주전들이 고르게 활약했다. 하승진은 4쿼터 승부처에서 김동욱의 파울로 얻은 자유투 기회를 침착하게 성공해 분위기를 반전시킨 데 이어 4쿼터 종료 19.8초 전에는 골밑 슛으로 82-82 동점을 빚어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자칫 86-88로 끝나는 듯했던 1차 연장 때도 종료 6초 전 임재현이 득점을 추가해 재차 연장으로 들어갔고 베테랑 추승균이 2차 연장전 외곽포로 승리에 쐐기를 꽂았다. 허재 KCC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선수 한 명만 미치면 된다. 여러 명이 다 미친 듯이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을 할 필요는 없다"고 농담삼아 말했지만 이날 KCC는 주전 선수들이 다들 조금씩은 '미친 활약'을 한 셈이다. 단기전에서 이런 KCC를 막을 수 있는 팀은 그리 많지 않다. 이번 시즌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도 밀리지 않았다는 점도 KCC의 '3연승' 가능성을 밝히는 요인이다. 올해 KCC는 삼성과 정규리그에서 3승3패로 팽팽히 맞섰는데 세 차례 승리 중 두 번을 적진에서 거뒀다. 상승세를 타고 원정길에서 4강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하려는 KCC와 배수진을 친 삼성이 운명의 3차전에서 어떤 대결을 벌일지, 30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질 양팀의 진검 승부에 농구팬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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