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핵 연료봉 노출…노심 용융 추정

입력 2011.03.29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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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보시듯이 후쿠시마 원전은 심하게 부서지고, 군데군데 뚫린 구멍에선 하얀 증기까지 새어나옵니다.

더욱 큰 문제는 핵 연료봉이 녹아내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인데요, 이때문에 일본 열도는 방사능 공포에 휩싸였고,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까지 비상이 걸렸습니다.

먼저 후쿠시마 원전이 과연 어떤 상태인지 구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사고 나흘째인 지난 14일, 2호기의 핵 연료봉이 두차례에 걸쳐 2시간 반 넘게 수면 위로 완전 노출됐습니다.

당장 핵 연료봉이 손상됐으리라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앞서 스리마일 사고 때도 수면 위에 노출된 지 2시간 반만에 핵 연료봉의 절반이 녹아내렸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아마노 유키야(IAEA 사무총장) : "2호기 핵연료봉의 5% 미만이 손상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을 계속 주입했지만 여전히 1,2,3호기 핵 연료봉은 절반이 공기에 노출된 상태로 추정됩니다.

플루토늄이 검출되면서 결국 노심 용융이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서균렬(교수/서울대 원자핵공학과) : "원자로 안에 있던 많은 물질들이 밑으로 내려왔고,원자로기를 뚫고 콘크리트 바닥까지 내려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뾰족한 대처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노심 냉각을 위해 물 주입을 중단해선 안되지만, 강한 방사성 물질이 물과 함께 누출되고 있습니다.

원자로 안에는 냉각수로 넣은 바닷물이 수십톤의 소금으로 쌓여 냉각 효과도 낮아진 상태입니다.

이제 핵 물질의 외부 유출을 차단할 차폐 조치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노심 용융을 인정하고 사태가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는데요, 이은정 과학전문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이 기자! 문제는 노심 용융이 대규모 방사능 오염까지 초래 할 수 있다는 거죠?

<답변>

네. 사태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것도 말씀하신 그런 우려 때문입니다.

핵 연료봉이 녹으면, 온도는 섭씨 2천에서 3천 도까지 올라갑니다.

이 용융액이 냉각수와 만나면, 부피가 1,000배 가량 늘어나 격납 용기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폭발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이 파편처럼 주위로 퍼지면서 대규모 방사능 오염이 일어납니다.

지금 현재 용융이 진행되고 있는 원전 1, 2, 3호기에서 한꺼번에 사고가 날 경우 누출되는 핵 물질의 양은 340톤에 달해 체르노빌 원전 때의 3배가 넘습니다.

이런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액체 금속으로 핵 연료봉 안에 넣어 밀봉을 하거나, 콘크리트를 부어 원자로를 폐쇄 시키는 방안이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노심 용융과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송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원자로 안에서 노심이 녹아내리는 사고를 재현한 모의실험입니다.

지난 2007년부터 한국과 프랑스, 미국 등 11개 나라가 함께 참여하는 국제 공동 연구로, 원전 사고 가운데 최악으로 꼽히는 폭발에 대처하기 위한 실험입니다.

녹아 내린 노심은 냉각수와 반응해 폭발을 일으키기 때문에 냉각수의 온도와 수위 등을 바꿔가며 대처 방법을 연구하는 겁니다.

<인터뷰> 홍성완(원자력연구원 박사) : "폭발 압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필요에 따라 격납건물을 폭발 압력에 대응할수 있게 설계할 수 있도록.."

원전의 280분 1 크기인 이 미니 원전에서는, 냉각펌프 고장 같은 다양한 사고를 실제로 일으킨 뒤 각종 데이터를 수집해 원전 설계나 매뉴얼 작성에 활용합니다.

이처럼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예측 실험이 이뤄집니다.

<인터뷰> 송철화(박사/원자력연구원) : "발전소 운전원들이 비상시에 대처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실험적으로 입증해 주는 것이지요."

이와 함께, 노심 냉각과 원자로 감압 등 전 분야에서 첨단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해 안전성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민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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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급점검] 핵 연료봉 노출…노심 용융 추정
    • 입력 2011-03-29 22: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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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보시듯이 후쿠시마 원전은 심하게 부서지고, 군데군데 뚫린 구멍에선 하얀 증기까지 새어나옵니다. 더욱 큰 문제는 핵 연료봉이 녹아내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인데요, 이때문에 일본 열도는 방사능 공포에 휩싸였고,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까지 비상이 걸렸습니다. 먼저 후쿠시마 원전이 과연 어떤 상태인지 구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사고 나흘째인 지난 14일, 2호기의 핵 연료봉이 두차례에 걸쳐 2시간 반 넘게 수면 위로 완전 노출됐습니다. 당장 핵 연료봉이 손상됐으리라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앞서 스리마일 사고 때도 수면 위에 노출된 지 2시간 반만에 핵 연료봉의 절반이 녹아내렸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아마노 유키야(IAEA 사무총장) : "2호기 핵연료봉의 5% 미만이 손상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을 계속 주입했지만 여전히 1,2,3호기 핵 연료봉은 절반이 공기에 노출된 상태로 추정됩니다. 플루토늄이 검출되면서 결국 노심 용융이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서균렬(교수/서울대 원자핵공학과) : "원자로 안에 있던 많은 물질들이 밑으로 내려왔고,원자로기를 뚫고 콘크리트 바닥까지 내려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뾰족한 대처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노심 냉각을 위해 물 주입을 중단해선 안되지만, 강한 방사성 물질이 물과 함께 누출되고 있습니다. 원자로 안에는 냉각수로 넣은 바닷물이 수십톤의 소금으로 쌓여 냉각 효과도 낮아진 상태입니다. 이제 핵 물질의 외부 유출을 차단할 차폐 조치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노심 용융을 인정하고 사태가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는데요, 이은정 과학전문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이 기자! 문제는 노심 용융이 대규모 방사능 오염까지 초래 할 수 있다는 거죠? <답변> 네. 사태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것도 말씀하신 그런 우려 때문입니다. 핵 연료봉이 녹으면, 온도는 섭씨 2천에서 3천 도까지 올라갑니다. 이 용융액이 냉각수와 만나면, 부피가 1,000배 가량 늘어나 격납 용기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폭발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이 파편처럼 주위로 퍼지면서 대규모 방사능 오염이 일어납니다. 지금 현재 용융이 진행되고 있는 원전 1, 2, 3호기에서 한꺼번에 사고가 날 경우 누출되는 핵 물질의 양은 340톤에 달해 체르노빌 원전 때의 3배가 넘습니다. 이런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액체 금속으로 핵 연료봉 안에 넣어 밀봉을 하거나, 콘크리트를 부어 원자로를 폐쇄 시키는 방안이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노심 용융과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송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원자로 안에서 노심이 녹아내리는 사고를 재현한 모의실험입니다. 지난 2007년부터 한국과 프랑스, 미국 등 11개 나라가 함께 참여하는 국제 공동 연구로, 원전 사고 가운데 최악으로 꼽히는 폭발에 대처하기 위한 실험입니다. 녹아 내린 노심은 냉각수와 반응해 폭발을 일으키기 때문에 냉각수의 온도와 수위 등을 바꿔가며 대처 방법을 연구하는 겁니다. <인터뷰> 홍성완(원자력연구원 박사) : "폭발 압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필요에 따라 격납건물을 폭발 압력에 대응할수 있게 설계할 수 있도록.." 원전의 280분 1 크기인 이 미니 원전에서는, 냉각펌프 고장 같은 다양한 사고를 실제로 일으킨 뒤 각종 데이터를 수집해 원전 설계나 매뉴얼 작성에 활용합니다. 이처럼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예측 실험이 이뤄집니다. <인터뷰> 송철화(박사/원자력연구원) : "발전소 운전원들이 비상시에 대처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실험적으로 입증해 주는 것이지요." 이와 함께, 노심 냉각과 원자로 감압 등 전 분야에서 첨단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해 안전성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민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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