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재’ 원전 주변 플루토늄 오염 확인

입력 2011.03.29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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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후쿠시마 원전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악마의 재'로 불리는 플루토늄이 원전부지에서 검출됐습니다.

도쿄 연결합니다.

<질문> 그동안 언론에서는 플루토늄이 새 나왔을 가능성에 대해 여러 번 제기했는데요. 일본 정부도 이제는 인정하겠군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 격인 에다노 관방장관이 오늘 기자회견에서 플루토늄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에다노 장관은 플루토늄이 나왔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플루토늄이 검출된 곳은 원자로 1호기에서 북쪽으로 500미터 떨어진 곳 등 두 곳인데요. 1킬로그램당 0.54 베크렐.

일본에서 보통 검출되는 양 0.15 베크렐보다 서너 배 높은 수칩니다.

플루토늄은 지금까지 검출된 방사성 요오드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강한 독성을 갖고 있는데요.

특히 세포를 파괴하는 알파선을 방출해 일단 몸속으로 들어가면 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플루토늄이 어디에서 새 나오고 있는지 정확히 모른다는 겁니다.

후쿠시마 원전 3호기가 플루토늄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3호기가 의심이 가지만, 1,2호기에서 사용하는 우라늄에서도 플루토늄이 생성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조차도 확신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플루토늄뿐만 아니라 토양오염도 심각하다면서요?

<답변>

네, 후쿠시마 원전에서 40킬로미터 떨어진 한 마을의 잡초에서 일본 내 최고치의 세슘이 검출됐습니다.

일본 정부가 정한 위험반경이 30킬로미터인데요. 이보다 10킬로미터나 더 먼 곳에서 Kg 당 287만 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습니다. 지난 20일 측정치가 265만 베크렐인 것을 감안하면 더 나빠진 것인데요.

특히 세슘은 반감기가 30년이나 돼 오염 기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 이 마을에서는 앞으로 몇십 년 동안은 농사 짓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토양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요. 조사가 시작되면 원전 부근의 토양오염은 더 심각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질문> 김 특파원?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결국 핵 연료봉이 파손된 것 아닙니까?

<답변>

네, 좀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플루토늄이 검출되면서 결국 핵 연료봉이 손상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이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고 나흘째인 지난 14일. 2호기의 핵 연료봉이 두 차례에 걸쳐 2시간 반 넘게 수면 위로 완전히 노출됐는데요. 이런 상태라면 핵 연료봉이 녹아내렸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후 자위대 등이 동원돼 원자로 안에 물을 주입했지만 여전히 1,2,3 호기 핵 연료봉은 절반이 공기에 노출된 상태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뽀족한 해결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냉각을 위해서는 물을 부어야 하는데 물을 부으면 강한 방사성 물질이 물과 함께 누출돼 토양이나 해양이 오염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 정말 난감한 일인데요. 일본 정부는 이 오염수를 어떻게 처리할 예정입니까?

<답변>

네, 현재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물은 터빈실 바깥으로까지 흘러 넘치고 있는데요.

터빈실 내부는 물론이고 바다와 이어지는 배관터널까지도 넘쳐 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물 뿌리는 작업을 멈출 수도 없습니다. 결국, 터빈실 물을 제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데요.

뜨거운 증기를 식혀 물로 바꾸는 복수기의 여유 공간이 문젭니다.

1호기는 천 톤이 넘는 공간이 있어 일단 이곳으로 물을 퍼올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2,3호기인데요. 이미 복수기에 물이 가득 차 있고 2호기 주변 물웅덩이에선 높은 수치의 방사선량까지 검출됐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따라 복수탱크의 물을 예비탱크인 서지탱크로 옮긴 뒤 복수기의 물을 복수탱크로 옮겨 여유공간을 마련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한쪽에선 물을 뿌리고 또 다른 한쪽에선 물을 퍼내고 원전과의 안적고투는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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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마의 재’ 원전 주변 플루토늄 오염 확인
    • 입력 2011-03-29 23: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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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후쿠시마 원전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악마의 재'로 불리는 플루토늄이 원전부지에서 검출됐습니다. 도쿄 연결합니다. <질문> 그동안 언론에서는 플루토늄이 새 나왔을 가능성에 대해 여러 번 제기했는데요. 일본 정부도 이제는 인정하겠군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 격인 에다노 관방장관이 오늘 기자회견에서 플루토늄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에다노 장관은 플루토늄이 나왔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플루토늄이 검출된 곳은 원자로 1호기에서 북쪽으로 500미터 떨어진 곳 등 두 곳인데요. 1킬로그램당 0.54 베크렐. 일본에서 보통 검출되는 양 0.15 베크렐보다 서너 배 높은 수칩니다. 플루토늄은 지금까지 검출된 방사성 요오드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강한 독성을 갖고 있는데요. 특히 세포를 파괴하는 알파선을 방출해 일단 몸속으로 들어가면 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플루토늄이 어디에서 새 나오고 있는지 정확히 모른다는 겁니다. 후쿠시마 원전 3호기가 플루토늄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3호기가 의심이 가지만, 1,2호기에서 사용하는 우라늄에서도 플루토늄이 생성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조차도 확신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플루토늄뿐만 아니라 토양오염도 심각하다면서요? <답변> 네, 후쿠시마 원전에서 40킬로미터 떨어진 한 마을의 잡초에서 일본 내 최고치의 세슘이 검출됐습니다. 일본 정부가 정한 위험반경이 30킬로미터인데요. 이보다 10킬로미터나 더 먼 곳에서 Kg 당 287만 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습니다. 지난 20일 측정치가 265만 베크렐인 것을 감안하면 더 나빠진 것인데요. 특히 세슘은 반감기가 30년이나 돼 오염 기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 이 마을에서는 앞으로 몇십 년 동안은 농사 짓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토양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요. 조사가 시작되면 원전 부근의 토양오염은 더 심각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질문> 김 특파원?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결국 핵 연료봉이 파손된 것 아닙니까? <답변> 네, 좀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플루토늄이 검출되면서 결국 핵 연료봉이 손상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이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고 나흘째인 지난 14일. 2호기의 핵 연료봉이 두 차례에 걸쳐 2시간 반 넘게 수면 위로 완전히 노출됐는데요. 이런 상태라면 핵 연료봉이 녹아내렸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후 자위대 등이 동원돼 원자로 안에 물을 주입했지만 여전히 1,2,3 호기 핵 연료봉은 절반이 공기에 노출된 상태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뽀족한 해결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냉각을 위해서는 물을 부어야 하는데 물을 부으면 강한 방사성 물질이 물과 함께 누출돼 토양이나 해양이 오염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 정말 난감한 일인데요. 일본 정부는 이 오염수를 어떻게 처리할 예정입니까? <답변> 네, 현재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물은 터빈실 바깥으로까지 흘러 넘치고 있는데요. 터빈실 내부는 물론이고 바다와 이어지는 배관터널까지도 넘쳐 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물 뿌리는 작업을 멈출 수도 없습니다. 결국, 터빈실 물을 제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데요. 뜨거운 증기를 식혀 물로 바꾸는 복수기의 여유 공간이 문젭니다. 1호기는 천 톤이 넘는 공간이 있어 일단 이곳으로 물을 퍼올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2,3호기인데요. 이미 복수기에 물이 가득 차 있고 2호기 주변 물웅덩이에선 높은 수치의 방사선량까지 검출됐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따라 복수탱크의 물을 예비탱크인 서지탱크로 옮긴 뒤 복수기의 물을 복수탱크로 옮겨 여유공간을 마련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한쪽에선 물을 뿌리고 또 다른 한쪽에선 물을 퍼내고 원전과의 안적고투는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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