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세금 새는’ 수난 구호장비 납품

입력 2011.04.0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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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19 대원들이 레저용 장비로 강이나 바다에서 사람을 구하고 있다면... 괜찮을까요?

워낙 입찰 과정이 허술하다보니 이런 기가 막힌 일이 다 벌어집니다.

서영민 기자가 실태를 고발합니다.

<리포트>

동해안에 인접한 경북의 한 소방서가 지난해에 납품받은 응급구조용 고무보트입니다.

겉표면은 뭔가를 덧댄 듯 울퉁불퉁합니다.

공기를 불어넣는 주입구도 원래 여섯 개였던 것을 두 개로 만들었습니다.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단 게 소방방재청의 판단입니다.

<녹취> 소방방재청 관계자(음성변조) : "(다른 소재를 덧대면) 무게가 더 나가서 위험성이 높아지거나 성능이 저하됐을 수 있으니까…"

왜 이런 보트를 구입하게 됐을까?

경북소방본부가 입찰 규격서에서 요구한 조건을 보면 검은색 PVC 재질에 빠르게 공기를 주입할 수 있는 공기주입구 등을 갖춰야 한다고 돼있습니다.

보트 구입에 쓴 돈은 천만 원 안팎.

그런데 납품 업체는 150만 원 정도 하는 값싼 보트를 개조해 소방서에 공급했습니다.

요구 조건에 맞는 보트가 품절돼 어쩔 수 없이 다른 보트를 개조한 것이고, 개조비용을 감안하면 남는 장사도 아니라는게 납품업체의 주장입니다.

<녹취> 납품업체 관계자 : "저희 직원이 한 달을 돌아다닌 원가, 그리고 개발비, 투자비, 덧댐비, 운송비… 000 원가보다 더 나가죠!"

이렇게 개조한 보트를 소방서는 아무 문제도 제기하지 않고 받았습니다.

<녹취>△△소방서 관계자 : "직물을 덧대놨으면, 찢어서 검사를 할 수 있나요? 그럴 수 없잖아요"

경북의 다른 소방서에 공급된 수중 음파탐지깁니다.

인명구조용이지만 물에 빠진 사람의 몸처럼 표면이 부드러운 물체는 정확히 찾을 수 없습니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아예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을 주문한 겁니다.

<녹취> 납품업자 : "저희가 납품한 제품은 인명구조용이 아니고 레저용입니다. (소방본부가 작성한)사양서대로 한 거고 제 잘못이 아니죠!"

소방방재청은 경기와 인천, 대전 소방본부에도 부적격 제품이 납품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제품을 전면 교체하도록 지시했습니다.

현장추적 서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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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세금 새는’ 수난 구호장비 납품
    • 입력 2011-04-05 22: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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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19 대원들이 레저용 장비로 강이나 바다에서 사람을 구하고 있다면... 괜찮을까요? 워낙 입찰 과정이 허술하다보니 이런 기가 막힌 일이 다 벌어집니다. 서영민 기자가 실태를 고발합니다. <리포트> 동해안에 인접한 경북의 한 소방서가 지난해에 납품받은 응급구조용 고무보트입니다. 겉표면은 뭔가를 덧댄 듯 울퉁불퉁합니다. 공기를 불어넣는 주입구도 원래 여섯 개였던 것을 두 개로 만들었습니다.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단 게 소방방재청의 판단입니다. <녹취> 소방방재청 관계자(음성변조) : "(다른 소재를 덧대면) 무게가 더 나가서 위험성이 높아지거나 성능이 저하됐을 수 있으니까…" 왜 이런 보트를 구입하게 됐을까? 경북소방본부가 입찰 규격서에서 요구한 조건을 보면 검은색 PVC 재질에 빠르게 공기를 주입할 수 있는 공기주입구 등을 갖춰야 한다고 돼있습니다. 보트 구입에 쓴 돈은 천만 원 안팎. 그런데 납품 업체는 150만 원 정도 하는 값싼 보트를 개조해 소방서에 공급했습니다. 요구 조건에 맞는 보트가 품절돼 어쩔 수 없이 다른 보트를 개조한 것이고, 개조비용을 감안하면 남는 장사도 아니라는게 납품업체의 주장입니다. <녹취> 납품업체 관계자 : "저희 직원이 한 달을 돌아다닌 원가, 그리고 개발비, 투자비, 덧댐비, 운송비… 000 원가보다 더 나가죠!" 이렇게 개조한 보트를 소방서는 아무 문제도 제기하지 않고 받았습니다. <녹취>△△소방서 관계자 : "직물을 덧대놨으면, 찢어서 검사를 할 수 있나요? 그럴 수 없잖아요" 경북의 다른 소방서에 공급된 수중 음파탐지깁니다. 인명구조용이지만 물에 빠진 사람의 몸처럼 표면이 부드러운 물체는 정확히 찾을 수 없습니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아예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을 주문한 겁니다. <녹취> 납품업자 : "저희가 납품한 제품은 인명구조용이 아니고 레저용입니다. (소방본부가 작성한)사양서대로 한 거고 제 잘못이 아니죠!" 소방방재청은 경기와 인천, 대전 소방본부에도 부적격 제품이 납품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제품을 전면 교체하도록 지시했습니다. 현장추적 서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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