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는 항상 맞는 말만 할까?

입력 2011.04.06 (15:47) 수정 2011.04.0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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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많이 마실수록 좋다는 기사를 본 A씨. 피부미용에도 좋고 소화기능도 개선해준다는 전문가의 말을 믿고 물을 입에 달고 살기 시작한다.

붕어처럼 물을 마셔대던 A씨는 얼마 후 "물 지나치게 마시면 해로워" "물 안 맞는 체질도 있어"라는 기사를 보고 물을 줄이기로 한다. 물을 지나치게 마시면 위액이 묽어져 소화에 안 좋다는 전문가의 말이 꽤나 그럴 듯하다.

그러나 얼마 후 물 마시기를 찬양하는 또다른 기사를 보고 A씨는 혼란에 빠진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법한 일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연구 결과에 따르면'에 휘둘려 효과 없는 것에 매달리거나, 심지어 해를 입은 사람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거짓말을 파는 스페셜리스트'(지식갤러리 펴냄)에서 대중을 현혹시키는 전문가들의 거짓말을 파헤친다.

사실과 다른 전문가 의견으로 종종 혼란을 유발하는 분야는 건강 말고도 많다.

주식시장의 강세가 지속될 거라는 전문가들의 한목소리에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보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며, 자녀양육이나 먹거리의 문제에서도 누구 말을 믿어야할지 종잡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전문가들이 치명적인 오류를 범해 본의든 아니든 거짓말을 하게 되는 이유를 편견과 부패, 비합리적인 사고, 능력 부족, 감독의 부재 등에서 찾고 있다.

소위 '전문가'들이 청중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그때그때 하다보니 오류투성이의 전문지식이 재생산되는 경우도 있고 주변 변수를 모두 무시한 채 한가지 사실에만 초점을 맞춘 분석이 사실을 왜곡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수면시간이 6시간 이하인 사람은 비만이 되기 쉽다'거나 '침대에 누워 전화통화를 하면 두통에 걸리기 쉽다'는 식의 연구 결과는 비만이나 두통을 유발하는 여러 요인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인과관계를 만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대중은 어떻게 전문가 거짓말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저자는 단순하고 확정적인 전문지식, 단 한 건의 연구에 근거를 두었거나 놀랍도록 획기적인 연구 결과는 더욱 경계심을 갖고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부정적인 연구 결과를 제시한 것이나 연구 배경을 제공하고, 연구 결과에 반대되는 증거도 솔직하게 밝힌 전문지식은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높다고 조언한다.

책 말미에는 '매일 밤 8시간 이상 자야한다' '옥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연료는 환경에 도움을 준다' '운동할 때는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등 상반된 전문가 의견으로 오류를 드러낸 전문지식들도 소개하고 있다.

안종희 옮김. 412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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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는 항상 맞는 말만 할까?
    • 입력 2011-04-06 15:47:08
    • 수정2011-04-06 16:54:21
    연합뉴스
물은 많이 마실수록 좋다는 기사를 본 A씨. 피부미용에도 좋고 소화기능도 개선해준다는 전문가의 말을 믿고 물을 입에 달고 살기 시작한다. 붕어처럼 물을 마셔대던 A씨는 얼마 후 "물 지나치게 마시면 해로워" "물 안 맞는 체질도 있어"라는 기사를 보고 물을 줄이기로 한다. 물을 지나치게 마시면 위액이 묽어져 소화에 안 좋다는 전문가의 말이 꽤나 그럴 듯하다. 그러나 얼마 후 물 마시기를 찬양하는 또다른 기사를 보고 A씨는 혼란에 빠진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법한 일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연구 결과에 따르면'에 휘둘려 효과 없는 것에 매달리거나, 심지어 해를 입은 사람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거짓말을 파는 스페셜리스트'(지식갤러리 펴냄)에서 대중을 현혹시키는 전문가들의 거짓말을 파헤친다. 사실과 다른 전문가 의견으로 종종 혼란을 유발하는 분야는 건강 말고도 많다. 주식시장의 강세가 지속될 거라는 전문가들의 한목소리에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보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며, 자녀양육이나 먹거리의 문제에서도 누구 말을 믿어야할지 종잡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전문가들이 치명적인 오류를 범해 본의든 아니든 거짓말을 하게 되는 이유를 편견과 부패, 비합리적인 사고, 능력 부족, 감독의 부재 등에서 찾고 있다. 소위 '전문가'들이 청중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그때그때 하다보니 오류투성이의 전문지식이 재생산되는 경우도 있고 주변 변수를 모두 무시한 채 한가지 사실에만 초점을 맞춘 분석이 사실을 왜곡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수면시간이 6시간 이하인 사람은 비만이 되기 쉽다'거나 '침대에 누워 전화통화를 하면 두통에 걸리기 쉽다'는 식의 연구 결과는 비만이나 두통을 유발하는 여러 요인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인과관계를 만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대중은 어떻게 전문가 거짓말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저자는 단순하고 확정적인 전문지식, 단 한 건의 연구에 근거를 두었거나 놀랍도록 획기적인 연구 결과는 더욱 경계심을 갖고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부정적인 연구 결과를 제시한 것이나 연구 배경을 제공하고, 연구 결과에 반대되는 증거도 솔직하게 밝힌 전문지식은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높다고 조언한다. 책 말미에는 '매일 밤 8시간 이상 자야한다' '옥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연료는 환경에 도움을 준다' '운동할 때는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등 상반된 전문가 의견으로 오류를 드러낸 전문지식들도 소개하고 있다. 안종희 옮김. 412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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