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잇딴 경사

입력 2001.08.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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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과나코, 콜로버스 그리고 바라싱가, 생소한 이름이지만 요즘 동물원에서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동물들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멸종위기에 처한 이 희귀동물이 새끼를 낳아서 찾는 사람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출동 삼총사, 오늘은 관람객들의 사랑 속에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이 동물원의 새끼동물들을 이해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까만색 몸통에 탐스러운 흰꼬리를 가진 흑백 콜러버스 가족.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이 흑인 부부에게 지난 달 새식구가 생겼습니다.
어렵사리 태어난 애순이가 그 주인공.
새끼는 엄마 곁을 떠날 줄 모르고 아빠도 가족을 지키느라 경계를 늦추지 않습니다.
아직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는 예순이 대신 옆집에 사는 아누비스 개코 원숭이들이 사랑을 독차지합니다.
지금까지 많이 봐온 평범한 원숭이 같지만 개코 원숭이다 멸종위기에 있습니다.
⊙전은정(초등학교 4학년): 예쁘고요,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기자: 남미 고산도시에서 교통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는 과나코.
태어난 지 3주 됐다는 아기 과나코는 엄마 품에 매달려 젖을 먹습니다.
과나코처럼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천연기념물 두루미.
부모처럼 멋진 깃털을 가지기 위해서는 아직 2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올 봄부터 초여름 사이 이 동물원에서 태어난 희귀동물은 모두 9종에 15마리.
자연환경이 아닌 동물원에서 새끼를 낳는 만큼 사육사들은 초긴장상태였습니다.
⊙이길용(사육사): 이 야생동물들은 주위 환경이 맞지 않는다든지 불안하면 새끼를 잡아먹지 않으면 돌보지 않을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걸 저희가 많이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래서 저는 새끼 낳을 일주일 전부터 비상근무를 해요.
⊙기자: 태어난 지 70일 된 호랑이 남매들입니다.
이 시베리아산 호랑이들은 사육사의 손에 길러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동물들이 새끼를 돌보지만 호랑이만큼은 유독 나몰라라 해 사육사가 엄마가 됐습니다.
하루 여섯 차례 호랑이 전용 분유를 게눈 감추듯 해치웁니다.
분유와 더불어 먹는 이유식은 잘게 썬 쇠고기.
아직 어리지만 한 마리가 하루 한 근씩은 넉끈이 먹습니다.
⊙엄기용(사육사): 집에서 애기 기르는 것보다 더 정성을 쏟아야 할 것 같아요.
먹이고 닦이고 소독하고, 대변을 봐줘야 하니까...
⊙기자: 최대한 원래 살던 곳과 비슷한 생활환경을 만들어 번식을 유도하는 동물원.
하지만 까탈스러운 동물을 위해 한적한 장소에 이곳에서는 러브호텔로 통하는 번식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고라니와 여우 등 토종 야생종들이 투숙해 2세를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배복수(사육사): 여기는 조용하고 관람객이 없지 않습니까? 그래 가지고 여기에는 이 동물들이 예민한 동물들이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해놨습니다.
⊙기자: 멸종위기 동물들의 잇따른 출생.
희귀동물들의 재롱잔치가 여름 끝자락 동물원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더해 주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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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원 잇딴 경사
    • 입력 2001-08-14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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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과나코, 콜로버스 그리고 바라싱가, 생소한 이름이지만 요즘 동물원에서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동물들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멸종위기에 처한 이 희귀동물이 새끼를 낳아서 찾는 사람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출동 삼총사, 오늘은 관람객들의 사랑 속에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이 동물원의 새끼동물들을 이해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까만색 몸통에 탐스러운 흰꼬리를 가진 흑백 콜러버스 가족.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이 흑인 부부에게 지난 달 새식구가 생겼습니다. 어렵사리 태어난 애순이가 그 주인공. 새끼는 엄마 곁을 떠날 줄 모르고 아빠도 가족을 지키느라 경계를 늦추지 않습니다. 아직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는 예순이 대신 옆집에 사는 아누비스 개코 원숭이들이 사랑을 독차지합니다. 지금까지 많이 봐온 평범한 원숭이 같지만 개코 원숭이다 멸종위기에 있습니다. ⊙전은정(초등학교 4학년): 예쁘고요,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기자: 남미 고산도시에서 교통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는 과나코. 태어난 지 3주 됐다는 아기 과나코는 엄마 품에 매달려 젖을 먹습니다. 과나코처럼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천연기념물 두루미. 부모처럼 멋진 깃털을 가지기 위해서는 아직 2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올 봄부터 초여름 사이 이 동물원에서 태어난 희귀동물은 모두 9종에 15마리. 자연환경이 아닌 동물원에서 새끼를 낳는 만큼 사육사들은 초긴장상태였습니다. ⊙이길용(사육사): 이 야생동물들은 주위 환경이 맞지 않는다든지 불안하면 새끼를 잡아먹지 않으면 돌보지 않을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걸 저희가 많이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래서 저는 새끼 낳을 일주일 전부터 비상근무를 해요. ⊙기자: 태어난 지 70일 된 호랑이 남매들입니다. 이 시베리아산 호랑이들은 사육사의 손에 길러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동물들이 새끼를 돌보지만 호랑이만큼은 유독 나몰라라 해 사육사가 엄마가 됐습니다. 하루 여섯 차례 호랑이 전용 분유를 게눈 감추듯 해치웁니다. 분유와 더불어 먹는 이유식은 잘게 썬 쇠고기. 아직 어리지만 한 마리가 하루 한 근씩은 넉끈이 먹습니다. ⊙엄기용(사육사): 집에서 애기 기르는 것보다 더 정성을 쏟아야 할 것 같아요. 먹이고 닦이고 소독하고, 대변을 봐줘야 하니까... ⊙기자: 최대한 원래 살던 곳과 비슷한 생활환경을 만들어 번식을 유도하는 동물원. 하지만 까탈스러운 동물을 위해 한적한 장소에 이곳에서는 러브호텔로 통하는 번식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고라니와 여우 등 토종 야생종들이 투숙해 2세를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배복수(사육사): 여기는 조용하고 관람객이 없지 않습니까? 그래 가지고 여기에는 이 동물들이 예민한 동물들이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해놨습니다. ⊙기자: 멸종위기 동물들의 잇따른 출생. 희귀동물들의 재롱잔치가 여름 끝자락 동물원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더해 주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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